“나를 위해 울어줄 사람이 누이거늘 내가 도리어 울고, 나를 장사지낼 사람이 누이거늘 내가 도리어 장사지내니, 천리가 잘못되고 인사의 변고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한글 제문 40편을 모아, 그 사진과 함께 원문을 자세히 풀고 감상을 곁들인 책이다. 18세기 중반의 자료로부터 1981년까지의 것이 담겨 있다. 가정에서 이루어지던 전통 장례 때, 1주기(소상)와 2주기(대상, 탈상) 전날 저녁, 고인의 영전에서 낭독하면 좌중이 울음바다가 되었다는 바로 그 제문들이다. 80년대 이후 장례식장이 생기면서 한글 제문도 사라지고 말았으니, 이 책은 산 자와 죽은 자의 소통을 엿볼 수 있는 기념비적인 저술이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