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그중 1952년 강원도 철원에서 벌어진 고지전 이야기다.
6·25전쟁 중인 1952년, 중국군과의 전투에서 고전한 미군은 그곳에 한국군 보병을 투입했다. 그리하여 42일간 무려 28차례나 고지를 뺏고 빼앗기며 피아간 2만여 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는 한국전쟁사에서 단일전투 최대 인명 피해라는 기록을 낳는다. 1953년 휴전을 앞두고는 중국군이 최후 공세를 펼쳐왔다. 그때 후퇴하느라 저격능선을 휴전선 북쪽에 남겨 놓고는 지금에 이르렀다. 중국은 이 사실을 재빨리 포장하기 시작한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상감령 전투’라는 이름을 붙여, 미국과 싸워 이긴 최대 승전 지역이라 선전한다. 중국의 이 같은 6·25전쟁 홍보전략은 미국과의 무역전쟁, 혹은 앞으로 발발할지 모를 무력 전쟁에 대비한 조치라고 볼 수밖에 없다. 세계 패권을 노리면서 사사건건 대립해온 이 두 나라는 이미 예고편과도 같은 전쟁을 저격능선에서 치렀다. 그러므로 미래의 전쟁이 궁금하다면 70년 전의 한반도를 뒤돌아봐야 한다. 저격능선 전투에서처럼 한반도는 또다시 강대국 사이에서 무고한 희생자로 남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