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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여기서부터 시작해야겠다


  • ISBN-13
    979-11-308-2238-9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푸른사상사 / 푸른사상사
  • 정가
    18,5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04-22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김경숙
  • 번역
    -
  • 메인주제어
    소설: 일반 및 문학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한국소설 #소설: 일반 및 문학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45 * 210 mm, 224 Page

책소개

우리 시대의 삶과 현실을 응시하는 작가의 성찰과 희망

 

김경숙 작가의 소설집 『희망, 여기서부터 시작해야겠다』가 푸른사상 소설선 68로 출간되었다. 저자는 시대와 현실을 깊이 응시하며, 고립과 은둔이 심화하는 일상 속 우리가 느끼는 외로움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상처를 안고 사는 이들에게 치유의 도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 줄기 희망을 전한다. 

목차

■ 작가의 말

 

치파오

바우덕이,너를 닮은 사람

집으로

바람이 전하다

즈려밟은 꽃

아떼

 

■ 작품 해설 : 소설의 고전적 질문들 : 외로움, 삶의 가혹성과 비극성을 응시하는_ 고명철

 

 

본문인용

그녀는 오자마자 파우치를 열어젖히고는 번들거리는 땀을 닦아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녀는 조금도 내 시선을 의식하지 않았다. 그녀 앞에서 나는 생명 없는 존재 같았다. 그녀뿐 아니라 모두가 날 그렇게 대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치파오는 파우치에 부착된 거울을 통해 번들거리는 땀을 화장 솜으로 찍어낸 후, 검고 긴 머리를 손가락으로 빗으며 돌돌 말아 핀으로 고정했다. 치파오는 그렇게 내 집에 오자마자 자신부터 돌봤다.  (「치파오」, 14~15쪽)

 

 

나는 도심의 소음과 붐비는 인파로부터 멀리 떨어진 자갈로 덮인 비포장길에 서 있다. 건널목만 건너면 집이다. 나는 평화로운 눈으로 한가하고 조용한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노후화된 모습 그대로다.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는 순간 초록불로 바뀌었다. 신호가 바뀌는 것을 확인하고 걸음을 떼는 순간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내 몸이 공처럼 튕겨 올랐다.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고, 순간의 충격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기대에 부풀어 집 앞 신호등 앞에 서 있던 나를 불행이 또 덮쳤다. 예견된 불행일까. 또 누군가 계획한 불행은 아닐까. 차가 내 몸을 던지듯 때리며 멀어졌다. 나는 내동댕이쳐졌다. 정신이 혼미해지는 나를 바람이 다가와 흔든다. 나는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 올린다. 주변의 모든 것이 불안정하게 흔들린다.  (「바람이 전하다」, 146쪽)

 

 

어둠이 서서히 종수를 덮기 시작했을 때, 종수는 그 어둠에 의지해 구두코로 풀숲을 후볐다. 풀뿌리가 드러나며 수분 없는 흙이 먼지를 만들었다. 종수는 깊은 한숨을 내어 쉬며 움푹 파인 구덩이 속에 연분홍색 립스틱과 원목 인형을 묻었다. 자신을 괴롭혀온 상한 마음을 흙으로 덮어버렸다. 그것은 양심이었다.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불안을 다스리며, 죄의식마저 묻어버렸다. 그런 뒤 그것이 영원히 눈에 띄지 않길 바라며 꾹꾹 밟았다. 마치 꽃을 밟듯이 지르밟았다.

(「즈려밟은 꽃」, 180쪽)

서평

작품 세계

 

김경숙의 여섯 편의 소설을 읽는 것은 문화콘텐츠 중 서사물을 소비 및 향유하는 데 있지 않다. 그의 소설 속 인물들은 인간 존재 본연의 외로움의 상처를 앓고 있다. 그의 외로움에 대한 성찰적 응시는 웅숭깊다. 외로움을 회피하지 않는 이 응시의 힘은 외로움으로부터 빚어진 삶의 상처를 자기 치유하도록 하는 경이로움을 낳는다. 인간 삶의 가혹성과 비극성을 에워싼 삶의 비관주의를 마주하도록 하는 소설의 힘을 작가가 신뢰하기 때문이다.

강조하건대, 이것에 대한 서사적 재현에 충실한 김경숙의 작품은 소설의 운명을 정직하게 조우하고 있다. 김경숙 서사의 매혹은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정치적 윤리 감각의 실종과 이에 부화뇌동하는 인터넷 서사물의 범람 속에서 유희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을 넘어 악 무한의 삶에 대한 반성적 성찰의 서사적 재현에 기투하는, 김경숙의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소설의 운명에 정직하게 응전하는 작품을 모처럼 만난다. ―고명철(문학평론가, 광운대 교수) 해설 중에서

 

저자소개

저자 : 김경숙
1968년 전북 순창에서 태어났다. 2015년 단편소설 「아무도 없는 곳에」로 5.18 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아무도 없는 곳에』, 공저 『그녀들의 조선』, 장편소설 『걸똘마니들』이 있다.
푸른사상은 2000년 출판사를 연 이후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좋은 책을 만들기에 노력하며 1,000여 종의 책을 출간해왔다. 경제적 이익보다는 인문학의 발전을 꾀하는 책, 문학사적으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사람 냄새가 나는 책을 만들기 위해 창의성 있는 기획으로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 인문학의 위기가 거론되고 있는 이 시기에 인문학 전문 출판사가 해야 할 역할을 진지하게 고민하며, 오히려 인문학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욱 양질의 도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출판영역의 다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해마다 문학의 현주소를 모색하는 <올해의 문제소설> <오늘의 좋은 시>를 비롯한 현대소설과 현대시, 잊혀져가고 있는 고전문학의 복원, 한류의 열풍과 함께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어학과 언어학, 한국의 역사,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과 중국의 문학과 문화, 그리고 근대기의 영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서양사, 서양문학, 서양문화 등 인문학 연구서뿐만 아니라, 종교, 철학, 문화, 여성학, 사회학, 콘텐츠 등 푸른사상의 영역은 갈수록 확장,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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