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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야구공


  • ISBN-13
    979-11-985030-1-5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초봄책방 / 초봄책방
  • 정가
    18,5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5-1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전리오
  • 번역
    -
  • 메인주제어
    역사소설
  • 추가주제어
    스포츠소설 , 역사로맨스 , 역사범죄 및 미스터리 , 소설: 일반 및 문학 , 로맨스 , 로맨스: 건전한 내용
  • 키워드
    #한국소설 #장편소설 #연애 #첫사랑 #야구공 #일제강점기 #야구선수 #야구 #일본 #나가사키 #원자폭탄 #다큐멘터리 #고시엔 #역사범죄 및 미스터리 #스포츠소설 #현대 대중소설 #역사소설 #역사로맨스 #소설: 일반 및 문학 #로맨스 #로맨스: 건전한 내용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46 * 222 mm, 480 Page

책소개

“할머니의 야구공에 담긴 순정한 사랑 이야기,

그들이 재회하지 못한 이유를 알게될 때마다 마음이 먹먹해지는 소설!

읽다보면 마음의 뒷면이 연하게 밝아온다”

한국문학의 또 하나의 스타일리스트, 전리오 신작 장편소설

 

할머니의 유품상자에서 야구공이 나왔다. 손녀 윤경은 할머니의 야구공에 씌어 있는 ‘石井正義’라는 한자가 ‘이시이 마사요시’라는 일본인의 이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것이 1940년대 일본 여름 고시엔(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의 공인구라는 것을 알고 놀란다. 다큐 채널 PD인 윤경은 야구공의 숨은 사연을 좇기 위해 〈식민지 조선의 야구 소년들〉이라는 프로그램 기획안을 작성하여 승인받은 뒤 촬영감독 석현과 함께 부산, 오사카, 도쿄를 잇는 현지 로케이션 촬영을 떠난다. 1940년대 도일을 위해 ‘히라누마 토오쥬’라 창씨를 해야 했던 ‘윤동주’처럼 ‘서영웅’이 ‘오우치 히데오’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창씨를 한 것도, 일제가 도항증명서를 일본식 이름이어야만 발급해주었다는 이유 때문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윤경 PD와 석현은 부산항에서 일본의 시모노세키행 부관연락선을 타고 식민지 시절 조선의 야구 소년들이 숨죽여 건너간 항로를 따라간다. 할머니의 장례식장에서 틀어달라고 할머니가 유언처럼 부탁한 노래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의미를 되새기다 보면 일본과 한국 사이에 그리 오래되지 않은 역사의 겹침이 있었다는 것을 회상하게 된다. 

 

 ‘야구공’이라는 소재에 다큐멘터리 PD를 화자로 내세워 쓴 역사소설이자 추리소설이다. 일제강점기라는 격동의 시대에 사랑하는 이를 지키려고 온 힘을 다한 누군가의 치열한 생애를 치밀하게 차근차근 짚어 나갔다. 이를 통해 독자는 마치 바로 옆에서 매 순간을 지켜보는 흥미진진함에 이어 마지막 장에서는 묵직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추천사

1부 할머니의 야구공
2부 돌아가는 연락선
3부 해저 2만 리
4부 신기루 고시엔
5부 피카의 독화살
6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7부 이이카와시타나카

에필로그

작품 노트
작가 후기

부록 기록지

본문인용

할머니의 유품 상자에서 나온 그 야구공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야구공과는 어쩐지 조금 달랐다. 우선 그 야구공은 표면이 반들반들하게 윤기가 돌았다. 그리고 야구공 주변으로 흉터처럼 꿰매어져 있는, 그걸 뭐라고 부르는지 그녀는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아무튼 그 꿰매진 매듭마저도 가지런하게 마무리가 잘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16p

 

1958년의 늦여름에서 초가을로 넘어가던 어느 날, 그녀의 할머니는 영산상업고등학교의 운동장에 홀로 서 있었을 것이다. 그날 외할머니가 왜 그곳에 있었던 것인지에 관해서는 이제 이 세상 그 누구도 정확한 사연을 알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녀는 왠지 자신이 그 비밀을 풀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65p

 

역시나 야구광인 박 부장이 고시엔을 모를 리가 없었다. 윤경의 의도가 먹혀들고 있었다. 박 부장이 다시 기획안 표지의 제목을 살펴보며 물었다.

“그런데 그게 식민지 조선이랑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거야?”

윤경은 자신이 박 부장을 제대로 낚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박 부장을 똑바로 바라보며 회심의 일구를 날렸다.

“일제 시대에는 바로 그 고시엔에 우리나라의 고등학교도 출전했거든요.” -71p

 

“야구장이에요!”

그곳은 야구장이었다. 규모가 작아서 아이들이 사용하는 곳처럼 보였지만, 어쨌든 나름의 형식을 갖춘 야구장이었다. 오각형의 흰색 판자는 홈플레이트였고, 둥그런 흙무더기는 마운드였다. 그리고 바닥에 흰색 분말로 그려놓은 것은 파울 라인이었다. -128p

 

“그래서 저희 고시엔구장은 온종일 그라운드에 햇빛이 잘 비치는 편이고, 여름 고시엔을 진행할 때는 상당히 무더운 편입니다. 특히나 정오가 지나면 3루 쪽의 원정팀 더그아웃으로 거의 오후 내내 햇볕이 따갑게 들어가기 때문에 원정팀으로부터 원성을 자주 듣는 편입니다.” -212p

 

“이게 영산상업의 경기 기록지입니다. 지역 예선과 본선까지 합해서 모두 열두 경기가 기록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기록지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윤경은 그것이 경기의 진행 상황을 시간 순서대로 간략하게 글로 요약해 놓은 문서일 거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자신의 눈앞에 놓인 종이는 마치 200자 원고지나 모눈종이처럼 작은 네모 칸으로 나뉘어 있었고, 거기에는 알 수 없는 외계어나 아이들 낙서 같은 기호들이 지저분한 방식으로 잔뜩 휘갈겨 있었다. 윤경은 적잖이 난감한 심경이었다.

“이게 경기의 기록이라고요?” -215p

 

“그런데 이렇게 아주 특이한 경기에서도 주목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사실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 시합에서 영산상업의 괴짜 투수는 비록 볼넷을 무려 열다섯 개나 남발하긴 했지만, 안타는 단 한 개도 맞지 않았다는 겁니다. 점수도 전혀 내주지 않았고요.” 

그러자 석현이 무릎을 탁 치면서 외쳤다. 

“노히트 노런!” -252p

 

윤경이 이번 일본 취재 일정에서 가장 신경 써서 섭외한 그 사람은 바로 가네다 세이이치(金田清一)였다. 가네다 세이이치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통산 400승이라는 믿을 수 없는 기록을 남긴 전설적인 투수였다. 현역으로 맹활약하던 시절 그의 별명은 덴노(天皇), 그러니까 천황이었다. 그의 인기와 명성이 어찌나 대단했는지, 사람들이 쇼와(昭和) 천황은 몰라도 가네다 천황은 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였다. -265p

 

윤경은 경외심을 느꼈다. 그리고 두렵기도 했다. 악마의 재능을 타고 난 사람이 초인적인 성실함으로 죽을힘을 다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도대체 그런 사람을 누가 감히 이길 수 있었을까. 지금 눈앞에 있는 일본 야구의 살아 있는 전설조차도 오우치 히데오에 대해서는 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는 거대한 절벽에 부딪히는 것 같았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288p

 

그곳에 앉아 잠시 실내를 둘러보고 있는데 갑자기 회의실 출입문이 벌컥 열렸다. 동시에 봄바람 같은 싱그러운 향기가 훅하고 흘러들었다. 그렇게 꽃다발처럼 화사한 분위기를 몰고 누군가가 성큼 걸어 들어왔다. 깜짝 놀랄 정도로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그녀는 부드럽게 살랑거리는 연한 하늘색 반소매 셔츠에 약간 헐렁한 밝은색 청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일부러 코디해서 입었다기보다는 그냥 평소에 즐기는 스타일처럼 아주 자연스러워 보였다. 게다가 약간 컬이 들어간 기다란 생머리카락이 어깨 아래쪽으로 찰랑거리고 있었고, 수려한 얼굴에 피어난 화사한 미소가 더해져 전체적으로 생기 가득한 매력이 저절로 발산되고 있었다. -318p

 

“듣고 보니 정말로 이상하긴 하네요.” 

“그래서 저는 7회가 되면서 뭔가 바뀐 게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분명히 뭔가 변화가 있었을 거라고 말이죠. 그러다 그 시합의 기록지에 적혀 있던 내용이 생각났어요. 바뀐 게 있었어요. 7회가 되면서 고시엔 야구장에서 무언가가 바뀐 거예요.” -391p

 

“그리고 두 사람의 사찰 카드에는 둘 사이의 관계(relationship)가 기록되어 있었어요.”

“알려주세요. 두 사람의 관계 말이에요.”

그러자 이시하라 교수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일본어로 이렇게 말했다.

“이이카와시타나카(言交わした仲).”

“그게 무슨 뜻이에요?” -419p

 

무력감.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줄 수 없다는 무력감. 그리고 그로 인한 깊은 절망감. 그렇게 무력감과 절망감이라는 단어를 되뇌던 그녀는 어쩌면 자신의 할머니와 그를 둘러싼 가장 거대한 미스터리를 풀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바로 1958년 9월 12일 영산상고 교정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431p

 

모르핀을 투여받은 그는 그렇게 택시를 타고 허름한 단칸방으로 향했을 것이다. 그리고 환자복을 벗어 던지고 평상복으로 갈아입었을 것이다. 자신에게 남아 있는 옷 중에서도 그나마 가장 멀쩡한 외투를 골랐을 것이다. 그리고 항암 치료와 노화로 머리카락이 모두 빠져버린 민머리를 감추기 위해 야구 모자를 눌러 썼을 것이다. -451p

 

그 남자는 요지부동 자세로 꼿꼿하게 선 채 할머니를 바라보고 있었을 것이다. 할머니가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녀를 마음속에 영원히 저장하고 있었을 것이다.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고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을 자신의 영혼에 깊이 각인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두 사람은 잠시나마 서로의 두 눈을 바라보고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두 사람은 지금의 이 시간이 영원히 멈추었으면 하고 바랐을지도 모른다. -453p

 

그런데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미처 몰랐을 것이다. 10층에 혼자 사는 어떤 미친 사람이 집안에서 야구 글러브를 착용하고 매일 저녁에 이상한 그물망을 향해 야구공을 마구 던져대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작가 후기 중

서평

“그러니까 너희 할머니가 그때 영산상고에 가서 저 야구공을 가지고 왔다는 말이니?”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놀랍도록 흡인력 있는 이야기 

작가 전리오 신작 장편소설

스포츠춘추 박동희 대표 강력 추천!

 

할머니의 유품상자에서 야구공이 나왔다. 손녀 윤경은 할머니의 야구공에 씌어 있는 ‘石井正義’라는 한자가 ‘이시이 마사요시’라는 일본인의 이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것이 1940년대 일본 여름 고시엔(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의 공인구라는 것을 알아낸다. 다큐 채널 PD인 윤경은 야구공에 숨은 사연을 쫓기 위해 〈식민지 조선의 야구 소년들〉이라는 프로그램 기획안을 작성하여 통과시킨 뒤 촬영감독 석현과 함께 부산, 오사카, 도쿄를 훑는 현지 로케이션 촬영을 떠난다. 1940년대 도일을 위해 ‘히라누마 토오쥬’라 창씨를 해야 했던 ‘윤동주’처럼 ‘서영웅’이 ‘오우치 히데오’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창씨를 한 까닭도, 일제가 도항증명서를 일본식 이름이어야만 발급해주었다는 것이었다. 윤경 PD와 석현은 부산항에서 일본의 시모노세키행 부관연락선을 타고 식민지 시절의 조선의 야구 소년들이 숨죽여 건너간 항로를 따라간다. 할머니의 장례식장에서 틀어달라고 할머니가 유언처럼 부탁한 노래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의미를 되새기다 보면 일본과 한국 사이에 그리 오래되지 않은 역사의 겹침이 있었다는 것을 회상하게 된다. 

1940년, 여름 고시엔 대회에 참가한 서영웅, 즉 오우치 히데오는 천황이 직접 참관하는 개막전에서 잘 이해되지 않는 실투로 조기 강판, 7회 재등판하여 완벽한 투구를 보여준다. 이때 맞붙은 카이소중학은 일본의 대표적인 야구 명문이었다. 여기서 서영웅은 카이소중학의 거물급 투수 나카타 준페이 선수를 만나게 되었고, 이후 친구가 된다. 

여름 고시엔 대회가 끝나고, 그해 12월에 일본이 진주만 기습 공격하여 미국이 참전하게 되었는데, 이때 일본은 미국의 스포츠인 야구를 일절 금지하도록 하였다. 당시는 제2차 세계대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던 무렵이라 일본은 식민지의 젊은이들까지 동원하여 가용 병력을 늘려야만 했고, 그런 상황에서 서영웅은 일본군에 입대한다. 그리고 1945년 8월 15일 히로히토 천황이 옥음방송을 통해 일본의 무조건 항복을 선언한다. 이 무렵 서영웅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소설은 이 무렵부터 급박하게 돌아간다. 서영웅의 일본군 탈영과 수감생활, 출소 후 일본 프로야구 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 입단, 노히트노런의 기록들, 한국계 프로야구 선수인 가네다 세이이치를 윤경 PD가 인터뷰하는 동안 가네다 세이이치의 시선으로 보여주는 서영웅의 스토리까지 읽는 사람의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인 오우치 히데오, 즉 서영웅의 이야기에는 아직도 숨겨진 사연들이 남아 있다. 

김순영과 서영웅은 대체 어떤 사이였을까? 그리고 왜 서영웅은 해방된 조국에서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을 할머니에게 돌아가지 않았을까? 아니 돌아가지 못했을까? 실제로 한일 간 외교가 단절되어 회복되지 못한 시대에 두 나라를 오가는 데 필요한 서류를 꾸미기 위한 노력들이 자꾸 수포로 돌아갈 때마다 독자들은 현대사의 자잘한 금지 조건들이 그런 게 있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면서 실로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역사의 씨줄과 리얼리티의 날줄로 직조한 소설의 세계는 스토리의 힘을 잃지 않으면서도 역사의 시공간이 가진 제약을 폭주하지 않는다. 이 소설, 《할머니의 야구공》의 미덕은 역사적 조건의 한계를 낭만적인 러브 스토리로 얼버무리지 않고, 그것의 필연성이 리얼리티의 합리적인 이유를 만날 때까지 기어이 기다린다는 점이다. 이 소설적 태도의 ‘기다림’이야말로 섣부른 재회를 지연시켜 가장 깊은 슬픔의 음역에서 출발하는 맑고 아름다운 감정의 이야기를 남기게 한다. 김순영과 서영웅의 인생 이야기가 먹먹하게 마음을 물들이는 동안 어쩌면 그 슬픔의 이유가 ‘피카의 독화살’이라 불렀다는 그것 때문은 아니었을까? 아니 전쟁이 없는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일제 식민지 시대를 정면으로 살아온 그들의 인생 이야기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처절하다는 힘없는 자각 때문은 아니었을까? 

 

 

오래된 야구공, 결혼식 사진, 터널 개통 보도, 맛집 탐방 기사, 정부의 관보, 야구 기록지, 분홍색 수첩, 과거의 날씨, 야구장 관련 규정, 출입국 기록, 길거리를 찍은 사진 등 관심 없이 방치되어 있던 기록들이 누군가의 미스터리를 풀어내기 위한 핵심적인 단서가 된다.

어쩌면 무심결에 지나칠 수도 있었던 사실들이 주인공의 통찰력에 의해 하나로 꿰어지는 순간, 그것은 뒷골이 서늘해질 정도의 섬뜩한 단서들이 된다.

이것은 서사적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이 거둔 소설적 태도의 승리이다!

 

나는 글을 쓸 때 물성(物性, physicality)이라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가 직접 보고 만지고 느껴봐야만 비로소 좋은 글이 써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처음 단편소설을 쓸 때도 나는 인터넷으로 메이저 리그 공인구와 일본 프로야구 공인구를 사서 컴퓨터 모니터 옆에 놓아두고 직접 손으로 만져보면서 작품을 썼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러한 차원에서 나는 이번 작품을 쓸 때 투구 연습용 그물망을 구매해 비좁은 집안에 놓아두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사용하는 실전용 공인구도 한 다스 샀다. 글러브와 투구 교본도 구입했다. 그렇게 교본을 보면서 나는 포심, 투심, 커브, 체인지업 그립을 잡고 저녁마다 나 홀로 정해둔 시간에 집안의 그물망으로 열심히 야구공을 던졌다. 하루에 100개 이상의 투구를 했던 것 같다. 그렇게 보름 정도를 지속했더니 커브의 투구 매커니즘을 나 자신의 몸으로 조금은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저자소개

저자 : 전리오
소설을 쓰고 번역을 한다. 서울대학교에서 원자핵공학을 전공했으며, 재학 중에 총연극회 활동을 하면서 글쓰기를 시작했다. 소설책으로는 『오아시스를 만날 시간』과 『닥터 요한의 음악 클리닉』을 출간했고, 『아마존 언바운드』 『플래닛 B는 없다』 『휴먼 프런티어』 등의 책을 번역했다. 또한 북저널리즘(BOOK JOURNALISM)에서 「가디언(The Guardian)」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의 롱폼 저널리즘(long-form journalism) 기사들을 번역해 왔다. 어린 시절부터 일찌감치 야구라는 스포츠의 매력에 푹 빠졌으며, 지금도 혼자 해설하면서 야구 보는 걸 좋아한다. 2019년부터 강릉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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