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감았다가…
뒤로 감았다가…
시간을 내 맘대로 조종하는
아주아주 신기하고 멋진 리모컨!
“리모컨으로 시간을 조종한다고?
완전 뻥이겠지!”
어제도 지각했고, 그저께도 지각했고…. 병구는 지각을 안 하는 날이 거의 없어요. 어젯밤엔 늦게까지 게임을 하다가 자는 바람에 늦잠을 잤어요. 어차피 늦어 버린 거 에라 모르겠다 하고 터덜터덜 학교에 갔지요. 학교에 갔더니 이미 2교시, 체육 시간이었어요. 피구를 하려고 가위바위보로 진 팀과 이긴 팀을 나누고 있었지요. 병구가 좋아하는 규리는 진 팀에 있었어요. 규리와 한 팀이 되려면 가위바위보에서 져야 했지요. 가위바위보 상대는 바로 지호였어요. 항상 주먹만 내는 걸로 유명한 지호. 가위만 내면 병구가 지는 거고, 그럼 규리와 같은 팀이 되는 거였지요.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죠! 병구가 보자기를 내고 말았어요. 이게 다 지각을 했기 때문이에요. 정신없이 달려오다 보니 실수한 거예요.
속상한 기분 때문에 피구도 졌어요. 동렬이는 주먹을 휘두르며 다가와서 병구 때문에 졌다고 큰소리를 쳐요. 아, 짜증 나! 속상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병구는 딱 오늘 아침으로 시간을되돌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런 병구의 눈앞에 이상한 할아버지가 나타났지요. 긴 수염에 빨간 리본을 단 할아버지는 병구에게 리모컨 하나를 주었어요. 시간을 조종할 수 있는 리모컨이라나 뭐라나. 딱 72시간만 사용할 수 있대요. 병구는 솔직히 믿을 수가 없었어요. 어라? 그런데 정말로 이 리모컨으로 시간을 마음대로 빨리 감고, 멈추고, 뒤로 되감을 수 있는 거 같아요. 아주아주 신기하고 멋진 리모컨을 손에 넣은 병구. 과연 병구에겐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시간은 소중해요
그중에서도 사랑하는 가족과의 시간은 더욱 소중하죠
누구나 한 번쯤은 시간을 내 맘대로 조종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을 거예요. 학교 가는 길, 시험 기간, 치과 진료 시간, 엄마 잔소리 듣는 시간처럼 괴롭고 불편한 시간이 빨리 흘러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거예요. 반면에 맛있는 사탕을 먹는 시간처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은 영원히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겠지요. 사실 시간의 이러한 속성 때문에 시간을 적절히 잘 분배해서 균형 있게 사용하는 것은 어른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지요. 시간 관리는 어른들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성공한 사람들이 시간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고 있는 것인지도 몰라요.
《아주아주 신기하고 멋진 리모컨》은 바로 이러한 시간의 소중함에 대해 어린이 독자와 함께 고민해 보는 작품이에요. 하고 싶은 일도 엄청나게 많고, 하기 싫은 일도 엄청나게 많은 어린이 독자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수많은 유혹을 뿌리쳐 내는 일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닐 거예요. 그런데 하고 싶은 일만 잔뜩 한다거나, 하기 싫은 일은 아예 하지 않는다거나 했을 때의 결과는 생각보다 큰 고통을 주게 되지요. 이 작품은 그러한 시간의 속성을 유쾌하고 발랄한 전개와 끝 간데없는 상상력을 통해 아이들이 간접 체험할 수 있게 도와주어요.
또한 이 작품은 무조건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는 뻔한 이야기가 아니에요.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행복할까에 대해 어린이 독자 스스로 고민해 보게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스스로 깨닫게 하는 작품이지요.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아마 생각지도 못한 결말에 깜짝 놀라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결코 무한대가 아니라는 사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될 거예요. 부디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어린이 독자들이 각자의 시간을 더 알차고, 의미 있고, 후회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