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사람들은 어떻게 일할까?
저자를 찾고, 책을 만들고,
문장을 고치고, 팔고, 알리는 일까지
지역에서 책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이후 10년,
부산의 출판사 산지니는 여전히 행복하게 출판하고 있을까?
2015년, 출판사 산지니의 창업기를 담은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가 출간되었다. 지역에서 생존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산지니 이야기는 지역 출판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후로 10년이 지났다. 산지니는 여전히 ‘행복하게’ 출판하고 있을까. 『지역에서 부산스럽게 출판하기』는 산지니의 2015년 이후 두 번째 10년을 담아낸 책이다. 그동안 대형 도매업체의 부도,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 사태, 코로나 팬데믹 등 큼직큼직한 위기들이 닥쳐왔지만, 그때마다 산지니만의 방식으로 돌파하며 책 만들기를 멈추지 않았다. 독자들과의 만남을 위한 공간을 열고, 로컬 문예비평지 『문학/사상』을 창간하고, 도서전에서 산지니의 책을 끊임없이 해외에 소개했다. 지역의 이야기를 찾아내고 그 이야기가 지역에만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으로, 세계로 소개될 수 있도록 ‘부산스럽게’ 뛰고 있다.
도서총판 부도, 블랙리스트 사태, 코로나 팬데믹을 넘어
지역에서 출판하기를 멈추지 않았던 10년의 시간
1장 〈산지니의 두 번째 10년을 돌아보며〉에서는 2015년 이후 산지니에게 일어났던 잊지 못할 일들을 기록했다. 책은 2017년 일어난 송인서적 부도 사태로 시작된다. 국내 두 번째 규모였던 도서 총판의 부도는 지역의 작은 출판사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혔다. 산지니는 절박함을 담아 독자들에게 호소문을 썼다. 그 호소문에 응답한 시민들이 책을 구매해주었고 그 응원의 손길은 산지니가 위기를 극복할 한 줄기 빛이 되었다. 그 외에도 시민들의 선택을 받아 2015년 원북원도서로 선정되었던 시집 『금정산을 보냈다』가 블랙리스트 도서로 지정된 황당한 사건, 주변부의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기획된 로컬 문예비평지 『문학/사상』의 창간, 코로나 팬데믹 시기 온라인으로 이루어진 출판 행사들까지. 굵직굵직한 사건들 속에서도 산지니만의 방식으로 위기를 돌파해온 이야기가 담겼다.
2장 〈지역에서 여전히 행복하게 책 만듭니다〉에는 산지니 대표도서들 속 비하인드를 담았다. 오랫동안 창고에 잠들어 있다가 영화 〈박열〉 개봉과 함께 역주행에 성공한 가네코 후미코의 자전수기 『나는 나』, 파리에서 독립운동을 한 서영해 선생을 국내 최초로 소개한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 그리고 그의 손녀의 이야기 『수지가 만난 세계』, 일본에서 번역 출간되어 큰 사랑을 받은 두 권의 책 『나는 개성공단으로 출근합니다』, 『완월동 여자들』 이야기를 들려준다.
3장 〈국경과 지역을 넘나드는 도서전 참가기〉에서는 산지니의 콘텐츠를 널리 알리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국경을 넘어 해외까지 뛰어다니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2019년 참가한 예테보리도서전에서는 부산 출생이자 1살 때 덴마크로 입양된 소설가 에바 틴드와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이 만남은 『뿌리』, 『민 킴』의 번역 출간으로 이어졌고, 출간 이후 디아스포라 문학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 외에도 프랑크푸르트도서전, 과달라하라도서전, 서울국제도서전, 부산국제아동도서전, 한국지역도서전, 광안리해변도서전 등 생생한 도서전 참가기를 담았다.
저자를 찾고, 원고를 고치고, 책을 만들고, 팔고, 알리기까지
읽지 않는 시대에 출판사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
4장 〈책 너머에 숨겨진 작가와의 이야기〉에서는 산지니와 오랜 기간 인연을 맺은 작가와의 신뢰와 우정을 담았다. 산지니와 여덟 권의 책을 출간한 조갑상 소설가, 스위스 작가 아네테 훅과 이어지는 우정, 한국계 덴마크 작가 에바 틴드, 생애 첫 번째 책을 출간하는 초보 작가들과의 이야기 등 작가들과의 우연한 만남과 책으로 이어지는 인연들을 기록했다.
5장 〈소소하지만 중요한 출판사의 일〉에서는 기획, 편집, 디자인, 제작, 물류, 홍보 등 출판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담아냈다. 자칭 집순이 편집자는 저작권을 팔기 위해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자간과 행간만 알던 디자이너는 이제 못 만드는 책이 없는 만능 디자이너가 되었다. 인쇄소에서 걸려오는 전화벨 소리에도 가슴이 철렁하는 제작 담당자, 미처 찾아내지 못한 오탈자에 아득함을 느낀 신입 편집자, 좋아하는 취미에서 시작된 기획이 한 권의 책이 되고, 코로나 시기 유튜브 라이브방송을 하기 위해 맨땅에 헤딩했던 이야기 등 출판사의 일상을 만날 수 있다.
6장 〈책을 따라 걷는 여행, 북투어〉에는 『타이베이 저항의 도시를 걷다』와 『홍콩 산책』으로 진행되었던 대만·홍콩 북투어 여행기가 수록되었다.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역사와 인문이 함께한 북투어는 아쉽게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지속되지 못했지만, 언젠가 다시 부활할 날을 기대하고 있다. 각 장의 말미에는 북디자이너가 관찰한 출판사 사람들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신입 디자이너의 눈물겨운 성장기를 유쾌하게 담아낸 좀비만화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