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준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받고 있었다.”
조건 없이 곁을 지켜주는 강아지라는 존재들
강아지는 눈빛으로 사랑을 말한다. 고된 하루를 마치고 온 나를 위로하듯, 몸을 붙이고 손등을 핥아주며 평생 잊지 못할 위로를 건넨다. 이처럼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은 사람 사이에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종류의 사랑을 배운다. 눈빛과 몸짓, 행동만으로 온전히 이해받는 경험은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이들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순간이다.
저자는 길에서 만난 강아지들의 견생샷을 찍어주고 견주와 나눈 대화를 기록하는 사람이다. 이 모든 일의 시작에는 17년을 함께한 반려견 '돼양이'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다. 그는 강아지 사진작가가 되기 전부터 길에서 만난 강아지들에게 시선을 뗄 수 없었다고 말한다. 늘 방석 위에 앉아 새근새근 잠을 자고 산책 가자는 말에 꼬리를 신나게 흔들던 돼양이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함께 있을 땐 일상의 소중함을 모르지만, 늘 곁에 있던 존재를 떠나보내고 나면 그 하루하루가 얼마나 큰 위로였는지를 깨닫게 된다.
이 책에는 다양한 견주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주인과 함께 여행을 다니며 듬뿍 사랑받는 쩡이, 한강을 뛰어노는 노견 뽀뽀, 무지개다리를 건넌 몽이, 청력이 손상된 두식이 등 다양한 강아지와 견주들의 삶을 읽다 보면 동물에게 주는 마음뿐만 아니라 그들에게서 받는 무조건적인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느끼게 된다.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사람도,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사람도 따뜻한 온기를 느끼고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었다.
“시간을 붙잡을 수 있는 건 사진뿐이다.”
반려동물 사진가 최태포토가 말하는 기록에 관하여
작가는 떠나간 반려견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이기지 못해 강아지 모임 오픈채팅방에 들어갔다가 반려동물이 없다는 이유로 강퇴를 당하는 씁쓸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가 선택한 돌파구는 '사진'이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카메라에 찍힌 경험을 떠올리며 자신의 카메라에 강아지와 견주들의 행복한 모습을 담기로 결심했다. 그 마음은 결국 행동으로 이어졌고, 누적 1억 3천만 뷰가 넘는 '견생샷 전문가 최태포토'가 탄생했다. 저자는 반려견 스튜디오를 차린 이후에도 길거리 포토 콘텐츠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의 사진첩에는 내 강아지의 사랑스러운 모습들이 가득 담겨 있다. 과거에는 카메라가 특별한 날에만 꺼내 사용하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누구나 쉽게 일상을 기록하는 도구가 되었다. 책의 3장에는 스마트폰으로 반려동물의 사진을 예쁘게 찍는 여러 가지 팁과 예시 사진들이 수록되어 있다. 채광, 구도, 달리는 강아지 찍을 때 유의할 점 등을 소개했다. 그러나 작가는 그 어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많이, 자주 찍는 것이라 말한다. 우리의 일상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으며 시간을 붙잡아 둘 수 있는 건 오직 사진뿐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특별한 순간'이 따로 없단 걸 일깨워 준다. 밥을 달라 보채는 소리, 창가에 기대어 잠든 모습, 산책이라는 말에 들뜨는 몸짓, 혼난 뒤 눈치를 보는 얼굴, 목욕을 앞두고 허겁지겁 도망치는 뒷모습까지. 익숙해서 지나쳤던 장면들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가장 선명한 추억이 된다. 일상의 자연스러운 순간들은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늘 곁에 있어 너무 쉽게 지나쳤던 마음들과 풍경들을 다시 보게 된다. 그리고 사랑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