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 서평
도시의 낮은 공간 속 MS세대의 일상을 들여다보다!
《지층거주자》는 반지하라는 도시의 가장 낮은 층위에서 시작해, 인간과 비인간, 거주와 침입, 공존과 살해의 경계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그래픽노블이다.
이 책이 다루는 것은 '벌레 이야기'가 아니다. 바퀴벌레, 돈벌레, 초파리, 쥐, 고양이와의 만남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얼마나 쉽게 혐오를 선택하고, 얼마나 자주 폭력의 책임을 외주주는 존재인지 드러내는 장치다.
화자는 매번 선택의 기로에 선다. 방치할 것인가, 쫓아낼 것인가, 죽일 것인가, 함께 살 것인가. 그 선택은 늘 쉽지 않고, 결코 깔끔하게 끝나지 않는다. 살해는 기억으로 남고, 공존은 불편으로 남으며, 외면은 결국 또 다른 상처를 낳는다. 《지층거주자》는 그 모든 과정을 미화하지 않는다.
이 책은 인간을 도덕적 우위에 올려놓지 않으며, 동물이나 곤충을 감상적으로 소비하지도 않는다. 대신 묻는다. 무엇이 어떤 생명을 '죽여도 되는 존재'로 만드는가. 그리고 그 기준은 과연 누구를 위해 작동하는가.
짧고 파편화된 문장, 도식과 리스트, 독백에 가까운 서술은 그래픽노블의 이미지와 결합해 읽는 이로 하여금 장면을 '보게' 만들고, 그 불편함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게 한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절대 아름답지 않지만, 도시에서 살아가는 오늘의 독자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지층거주자》는 '동의 없는 동거'로 이루어진 도시의 현실 속에서 우리가 어떤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기록한 한 거주자의 솔직하고 불편한 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