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친구라고 하기엔 부족해.”
감각적인 디자이너와 눈부신 배우의 아름다운 인연
《지방시의 영원한 친구 ― 오드리에게 사랑을 담아》는 디자이너 위베르 드 지방시와 배우 오드리 헵번의 이야기를 교차 진행하여 그들의 어린 시절부터 첫 만남, 그 이후의 관계까지 보여 주는 그림책입니다. 영화 〈사브리나〉 속 플랫한 사브리나 팬츠와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오프닝 장면의 리틀 블랙 드레스는 약 7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오드리를 아이코닉한 배우로 기억하게 만드는 스타일입니다. 두 스타일 모두 지방시의 의상인 것을 알고 계셨나요? 지방시는 오드리와 만난 이후 계속 오드리의 의상을 협찬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지방시와 오드리는 어떻게 만났을까요? 오드리는 영화 〈로마의 휴일〉 이후 두 번째 작품에서 입을 옷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때 찾아간 곳이 바로 지방시의 작업실이었습니다. 맞춤 디자인한 옷이 아닌 기성복을 입었는데도, 오드리는 누구보다 지방시의 의상을 잘 소화했어요. 옷으로 이어진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 시점이었습니다.
지방시의 옷을 입은 오드리의 모습은 책 속에서 매우 감각적으로 그려집니다. ‘오오티디(Outfit Of The Day: 오늘의 옷차림, 오늘의 패션)’와 ‘티피오(Time, Place, Occasion: 시간, 장소, 상황에 맞는 옷차림)’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옷차림 역시 사회화의 일환임을 보여 줍니다. 《지방시의 영원한 친구》를 읽는 어린이는 자연스럽게 차림새에 대한 감각을 기를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술을 걸친다는 기분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꼭 화려하고 풍성한 것만이 아름다움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방시의 영원한 친구》는 지방시와 오드리의 관계를 바라보며, 사람 사이의 인연에 대한 이해를 키울 수 있는 작품입니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당신의 꿈은 무엇이었나요?
꿈을 꾸는 과거에게, 꿈을 잊은 미래로부터
어렸을 때부터 디자이너를 꿈꿨던 지방시는 차근차근 목표를 향해 발돋움합니다. 지방시는 프랑스 파리의 고등미술학교 에콜 데 보자르에 입학했고, 당대 고명한 디자이너 밑에서 근무했으며, 최연소 쿠튀리에(고급 맞춤복 디자이너)로 패션 하우스를 열었습니다. 첫 패션쇼에서부터 호평을 받았고, 지방시는 오랫동안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반면 오드리는 어릴 적 발레리나를 꿈꿨습니다. 발레 선생님은 오드리에게 발레리나의 자질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오드리는 좌절하지 않고 더 큰 꿈을 꾸었습니다. 그것은 배우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오드리는 배우가 되기 위해 영국 런던으로 넘어가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이내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오드리는 영화에 출연할 뿐만 아니라 연극 무대에도 서며 연기의 꿈을 펼쳤습니다. 최초의 의상 협찬 배우, 최초의 향수 모델은 전부 오드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후에 오드리는 유니세프 친선 대사로 활동하며 어린이에게 적극적으로 희망을 전했습니다. 오드리 또한 2차 세계대전 당시 난민이었기에, 어려움에 빠진 어린이를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꿈을 이룬다는 것은 계속 나아가는 것 아닐까요? 어릴 적 꿈이 이루어질 수도 있고 중간에 방향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계속 걸어가는 것입니다. 잊지 말고 곱씹는 것입니다. 지방시와 오드리의 모습을 보며 꿈에 대해 이야기해 보세요.
꿈을 놓지 않은 그림책 작가
필립 호프만이 전하는 다정한 이야기
디자이너, 발레리나, 배우가 되기 위한 꿈을 꿨던 지방시와 오드리처럼 필립 호프만도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기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중학생 때 선생님의 권유로 리트펠트 아카데미에 지원해 합격했고, 저명한 작가들에게서 일러스트 수업을 받으며 꾸준히 그림을 공부했습니다. 2026년 현재까지도 필립 호프만은 고향 에흐몬트에서 사랑하는 연인과 여러 동물과 함께 지내며 작업 중입니다.
2017년, 네덜란드 헤이그 시립미술관에서 지방시가 만든 의상을 소개하는 전시가 열렸습니다. 헤이그 시립미술관은 필립 호프만에게 전시와 함께 출간될 책을 청탁했습니다. 지방시의 옷은 배우 오드리 헵번이 입으며 특히나 유명해졌습니다. 오드리는 앞으로 지방시의 옷만 입겠다고 말할 정도로 그의 옷을 각별하게 생각했습니다. 이와 같은 유명한 일화를 바탕으로 필립 호프만은 오드리의 영화를 보고, 전기를 읽고, 자료를 모았습니다. 스케치와 짧은 이야기를 구상했고, 2016년에 한 권의 책을 만들었습니다. 필립 호프만은 전시 개막식에서 지방시를 만났고, 그림을 전해 주었습니다. 지방시는 필립 호프만에게 “메르시(Merci: 감사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방시는 전시 이듬해인 2018년에 별세하였습니다. 1993년 오드리가 작고한 지 25년이 지난 해였습니다. 오드리는 죽기 직전까지 지방시의 뮤즈였으며, 두 사람은 영원한 친구였습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담긴 책은 지방시에게 따뜻한 선물이었을 것입니다. 선물 같은 다정한 이야기를 읽으며 2026년 초, 영원한 별이 된 두 사람을 떠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