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삶이라는 여행에서 지금 헤매고 있다면
편집장을 맡아서 신간 작업을 하다보면, 유난히 눈이 가는 글은 십중팔구 마음에서 공감 가는 글인 경우가 많다. 이 책도 그랬다. 『좋아서 헤매는 지도』는 한 사람의 삶이 지나온 공간들을 따라가며, 성장과 불안, 설렘과 외로움이 어떻게 한 사람의 삶을 만들어왔는지 섬세하게 그려낸 기록이다. 작은 고향에서부터 도시의 낯선 골목들, 세계 곳곳의 다양한 공간을 거쳐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기까지. 젊은 날의 방황을 방황이 아닌 탐색으로 붙잡으려고 애쓴 흔적이 개인으로서 내게 깊이 다가왔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예슬 작가는 늘 ‘새로움’을 향해 움직이며 스스로를 시험하고 확장해왔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나 성공담이 아니다.
새로운 곳으로 향할 때마다 함께 따라왔던 고독, 멈춰 서야 했던 순간의 불안, 채워도 채워지지 않던 마음의 공백까지 숨김없이 담아내며, 삶이 얼마나 흔들림 속에서 단단해지는지를 보여준다.
오예슬 작가는 솔직함을 가장 큰 힘으로 삼는다. 잘 해내고 있는 모습뿐 아니라 무너지고 헤매던 순간들까지 그대로 꺼내 놓으며, 독자와 같은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건넨다. 빠르게 달려가던 시절의 조급함,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멈춰 서 있던 시간의 두려움,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한 여유와 회복의 감각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마음의 풍경처럼 다가온다. 공간 하나하나에 스며든 감정과 기억이 문장으로 이어지며, 삶이 곧 하나의 지도처럼 펼쳐진다.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지난 시간들을 떠올리게 된다. 내가 머물렀던 장소들, 그곳에서 느꼈던 감정들, 그리고 지금의 나를 만든 선택들을 천천히 되짚게 된다. 바쁘게만 살아오느라 미처 바라보지 못했던 내 마음의 방향을 돌아보게 하고, 흔들렸던 순간조차 의미 있는 여정이었음을 깨닫게 한다. 그래서 이 책은 누군가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독자 자신의 이야기처럼 읽힌다.
문장은 부드럽고 담담하지만, 그 안에는 삶을 관통하는 깊은 사유가 흐른다. 성취와 성장만을 좇던 시선에서 벗어나, 멈춤과 불안, 연결과 회복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전한다. 긴 글이 부담스러운 이들도 공간별로 나뉜 구성 덕분에 한 편의 장면처럼 가볍게 읽어 내려갈 수 있고, 사진과 함께 흐르는 분위기는 마치 한 사람의 인생을 여행하듯 몰입하게 만든다.
흔들리는 여행자들에게 건네는 불안과 사랑
『좋아서 헤매는 지도』는 방향 없이 흔들리던 시간마저 삶의 일부로 끌어안는 법을 보여주는 책이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몰라 불안했던 순간들, 그럼에도 계속 걸어왔던 이유를 조용히 일깨워준다. 지금 길 위에 서 있는 사람에게는 위로가 되고, 이미 많은 길을 지나온 사람에게는 따뜻한 공감이 된다.
삶이라는 여행 속에서 헤매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잠시 숨을 고르며 자신만의 지도를 다시 펼쳐볼 수 있는 순간을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