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장애인은 홀로 여행을 할 수 없다고 누가 그래?”
세상이 정한 이치를 뛰어넘고 5년 동안 6대륙 35개 도시를 여행한 이야기
▶ 전 세계를 누빈 중국 최초 시각장애인 여행가
우리는 늘 시각을 중심으로 세계를 인식한다. 일상도, 여행도 대부분의 세상을 '보다'라는 말을 통해 설명한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여덟 살에 시력을 잃은 뒤,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계와 연결되기 시작한다. 부모는 그가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금지했지만, 저자는 끊임없이 탈출을 시도하며 담을 넘었다. 이러한 모험정신은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져 중국의 국경을 넘는 데 다다른다.
성인이 된 저자는 안마사가 되어 마사지숍 여러 지점을 운영하다 주식 투자로 큰 손해를 보고 가게도 잃고 연인과도 이별한다. 절망에 빠진 그는 죽음을 결심하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 여행은 저자의 인생을 완전히 바꾼다. 광둥성 장애인 체육대회 200m 단거리 달리기 동메달리스트, 중국 최초 시각장애인 윈드서핑 선수, 그리고 중국 최초 시각장애인 여행가, 모두 그를 지칭하는 말이다. 세계 6대륙 35개국을 여행하고, 킬리만자로 정상에 오르기까지 한 그의 여정은 이 책에 생생히 담겼다.
▶ 청각, 촉각, 후각, 미각으로 만나 더 다채로운 세계
저자는 시각 외 다양한 감각으로 세계를 만나고 여행한다. 라싸 칭하이 호수의 차갑고 미끄러운 물을 만지고, 황금빛 유채꽃밭의 진한 향을 맡으며 기뻐한다. 배가 고프면 음식 냄새를 따라 식당에 들어가 음식을 먹는 시늉을 하여 주문한다. 세계 여러 곳의 음식을 후각으로 먼저 맛보고 미각으로 음미한다.
저자의 기록은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온 시각 중심적 사고를 흔들어놓으며, '세계는 보는 것 이상으로 풍부하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또한 시각 외의 감각으로 세계를 경험하고 싶은 사람, 장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찾는 사람, 무언가에 도전하고 싶지만 두려움이 앞서는 사람 모두에게 삶의 반경을 넓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안마 기술과 함께하는 생활 밀착형 여행
저자의 여행에는 든든한 삶의 동반자이자 자랑스러운 무기, '안마 기술'이 함께한다. 그는 세계 곳곳에서 마사지사로 일하며 여행 경비와 딸의 학비, 집에 보낼 생활비를 마련한다. 안마 기술은 홀로 여행하는 시각장애인을 손님으로 받기 꺼려 하는 숙소주인의 환심을 사기도 하고, 여행 중 저자에게 호의와 도움을 베푼 이들에게 보답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물론 기술만 착취하고 그를 인간적으로 대우하지 않고 월급도 떼먹는 마사지숍 사장들을 만나 고생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이 기술이 없었다면 그의 여행은 완성될 수 없었을 것이다.
▶ 킬리만자로 정상에서 발견한 것
저자의 마지막 목적지는 킬리만자로였다. 현지인의 만류와 염려 속에서도 그는 가이드와 함께 등산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몇 걸음 떼지도 못하고 계속 넘어지고, 동상의 위험을 느끼며 고산병에 고달파 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그는 중국 시각장애인 최초로 킬리만자로 등반에 성공한다. 그 과정은 그가 책에서 반복해서 한 말을 떠오르게 한다. “나는 세상을 볼 수 없지만 세상은 나를 볼 수 있다. 아름다운 풍경은 보지 못해도, 누군가의 눈에 잊히지 않을 풍경은 될 수 있다.” 저자의 여행은 끝나지 않았다. 오늘도 그는 길 위에서 새로운 세계와 만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