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32. ‘현실과 기대’ 중에서
조직은 학교처럼 일일이 설명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신입이 스스로 관찰하고 해석하며 길을 찾아야 하는 부분이 훨씬 많다. 보고 방식, 의사결정 구조, 부서 간 힘의 관계, 암묵적 규범 같은 핵심 요소는 교육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읽어내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신입은 상사의 모호한 피드백을 무능이나 무관심으로 오해한다. “왜 기준을 분명히 말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수의 조직에서 ‘모호한 말’은 이상한 일이 아니라 정상적인 상황이다. 상황이 변하고, 조건이 바뀌고, 여러 현실적 제약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기준을 명확하게 규정할 수 없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래서 오전에 힘주어 지시했던 보고서 방향이 오후에 아무 설명 없이 바뀌는 일도 발생한다. 이때 신입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을 묻는 질문이 아니라 상황과 흐름을 읽는 감각이다.
p77. ‘조직이 실수를 대하는 방법’ 중에서
누구나 새로운 환경에서 실수를 할 수 있다. 이직자와 신입사원에게 초기 실수는 통과의례에 가깝다. 문제는 실수 그 자체가 아니라 인정하지 않는 태도에 있다. 해야 할 일을 시도하다가 생긴 책임보다, 하지 않아 생기는 책임이 장기적으로 성장에 더 부정적이다. 조직이 실패를 금기로 묶으면 사람들은 위험 회피에 몰두하고, 학습과 성장은 멈춘다.
실수나 실패를 조직의 학습과 자원으로 전환하기 위해서 리더의 역할은 기준과 한계치를 명확히 규정하고, 그 안에서의 실험을 제도적으로 보호하는 것이다. 시행착오에 대해 감수할 수 있는 조직은 실패를 데이터로 전환하고, 사람을 낙인이 아니라 역량으로 평가한다. 실수를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옳은 실패를 인정하고 감수하는 것이다. 결국 조직의 발전과 성숙은 실수를 처리하는 방식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실패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고, 이로부터 배울 수 있으며, 다시 시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 멈추지 않는다.
p117. ‘상사를 힘들게 하는 팀원’ 중에서
고객과 팀원에게 균등하게 돌아가야 할 팀장의 주의(attention)와 에너지가 문제 인물 관리에 소모되며, 이는 팀 몰입도와 성과를 급격히 떨어뜨린다. 특히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전형적인 독성 인재는 팀의 협력가치와 규범을 무너뜨리고, 팀장의 리더십을 무력화시킨다.
이때 중요한 원칙이 있다. 이들이 약한 후배를 괴롭히는 ‘약강(弱强)’의 태도를 보일 때, 팀장은 반드시 ‘강약(强弱)’으로 대응해야 한다. 즉, 힘들더라도 팀장이 직접 이들을 관리하고, 사소한 일이라도 명확한 역할과 책임을 부여하며, 고참 선배나 본인이 직접 통제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다.
팀의 첫 번째 팀원은 팀장 자신이다. 팀장은 자신의 목표와 과제를 명확히 하고, 문제 인물이 이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팀원들은 팀장이 이런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지 주의 깊게 지켜본다. 문제 인물의 불성실함과 무책임, 그리고 동료나 후배를 향한 폭력적 행동을 방치하면, 팀장의 리더십은 무너지고 제2의 또라이 출현으로 이어지곤 한다. 결국 한 사람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다루는 용기와 행동이 팀 전체를 지키는 길이다.
p189. ‘첫인상’ 중에서
직장은 일회적 만남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관계가 축적되는 곳이다. 따라서 한 번의 좋은 첫인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오히려 동료에 대한 호의적이고 협력적인 태도, 꾸준한 성과 창출, 역할에 대한 기여가 지속적인 좋은 인상을 만든다.
인상 관리란 단순히 외모를 꾸미는 차원이 아니라, 태도의 일관성 속에서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다.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의 일화는 이를 잘 보여준다. 장관 후보를 추천받던 링컨이 어떤 인물의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거절하자, 추천자는 “얼굴은 부모가 준 것이니 얼굴로 평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의했다. 이에 링컨은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마흔 이후의 얼굴은 그 사람의 삶과 태도의 결과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결국 인상은 타고난 외모뿐 아니라 삶의 태도와 관계의 방식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행동에서 비롯된 태도가 얼굴에 드러나고, 그것이 곧 사회적 인상이 된다. 직장과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첫인상만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좋은 사회적 인상을 만들어내는 태도 에 있다. 조직에서 5초의 첫인상보다 5년의 태도가 더 깊은 신뢰를 만든다.
p213. ‘소통의 기술은 긴장과 이완의 조율에 있다’ 중에서
탁월한 리더들은 중요한 보고나 면담에서 처음엔 긴장을 조성해 집중도를 높이고, 이후 부드러운 언어와 미소로 분위기를 이완시킨다. 이 과정을 통해 구성원은 자신이 평가받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파트너로 인식해 수용과 참여를 촉진한다. 이런 대화는 상대의 자존감을 지키면서도 메시지의 방향성과 명확성을 잃지 않도록 한다.
결국 직장 내 대화의 성패는 어떤 말을 하느냐보다 긴장과 이완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말하느냐에 달려 있다. 긴장과 이완을 교차시키는 흐름과 리듬 속에서 대화는 단순한 내용 전달을 넘어 상대에 대한 신뢰와 설득의 온도 차이를 만들어낸다. 내용보다 느낌이, 단어보다 분위기가 오래 남는 대화라면 그 다음 단계의 협력은 이미 약속된 것이나 다름없다. 긴장으로 주의를 집중하고, 이완으로 마음을 여는 사람. 그가 바로 대화를 통해 관계를 움직이는 진정한 커뮤니케이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