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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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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은 그래


  • ISBN-13
    979-11-6861-548-9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산지니 / 산지니
  • 정가
    15,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12-16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구자순
  • 번역
    -
  • 메인주제어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한국시 #창작시 #시집 #여성시 #시 #도시 #농촌 #치료시 #지역문학 #시인선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5 * 210 mm, 220 Page

책소개

어디에서도 뿌리 내리지 못한 자신을 보는 고통 속

의령 남강에 흘려보낸 삶의 무게가 74편의 시가 되다

2021년 『장소시학』 제1회 신인상 수상으로 문학사회 활동을 시작한 구자순 시인이 첫 번째 시집을 출간한다. 경남 진주 출생의 시인은 눈물조차 사치스럽게 만드는 농사와 육아의 고단함, 호된 시집살이, 남편의 무정으로 인한 절망감 속에서 빚어 올린 시 74편을 엮어 『내 사랑은 그래』로 내보인다. 농사꾼의 아내로, 세 아이의 엄마로 살아온 구자순 시인은 2007년부터 18년에 걸쳐 꾸준히 시 창작 수업에 참여하며 언어를 다듬어 왔다. 남들은 쉬이 짐작할 수 없는 고통을 안고 한동안 글을 써 내려가지 못하던 시인은 이제는 헐떡이는 언어의 격정을 다스리고, 이 시집으로 자신의 성과를 매듭지었다.

 

농사꾼의 아내, 세 아이의 엄마, 시골 대가족의 며느리로 살아온 세월

눈물도 사치스러웠던 농사와 육아의 고통 속에서

꾸게꾸게 밀어 넣었던 눈물이 베개를 구른다

시인은 어려운 살림 때문에 대학 꿈을 접고 농사꾼 남편을 만나 “영화도 찻집도 없이” 의령 시골로 들어서는 완행버스를 탔다. 시댁 마을로 가는 길은 “엄마 눈에 눈물 쏟게” 만든 길이었다. 엄마 눈물을 밟고 다른 남자 등을 펴게 해주고 싶었다. “니 같은 딸년 꼭 둘”이 나올까 두렵다는 친정아버지의 만류와 노여움을 물리치고 간 시댁에서 시인이 발붙일 곳은 없었다. 그를 기다리는 것은 혹독한 시집살이와 밖으로만 도는 남편의 빈 자리였다. 

 

영화도 찻집도 없이/좋다 살자 없이/완행버스를 탔다/등을 펴게 해주고 싶었다/엄마 눈에/눈물 쏟게 하고 들어섰다 성당마을(「남강 들어서다」 중)

 

기대와 포부를 가지며 시골살이를 결심한 도시 진주 출신의 시인은 의령에서도 하루 두 번 완행버스가 다니는 시골 대가족의 며느리가 되었다. 하지만 시집살이는 시인의 기대와 예상을 훌쩍 넘어섰다. 견디기 힘든 가사 노동은 시인의 삶을 부엌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아이를 돌볼 여유가 없으니 세 자녀를 ‘일이삼’이라 불렀다. 아이들을 뒤로하고 들판 하우스로, 육묘장으로, 잔업에 청소 부업까지 마치고 돌아와 뒤죽박죽 자는 아이들 곁에 누우면 “꾸게꾸게 밀어 넣었던” 눈물이 베개를 굴렀다. 

 

일 많으면 열 시 오늘은 아홉 시 저녁 해서 먹이고 설거지 밀어 놓고 막내 안고 동화책 세 권 읽어주면 일곱 권 더 들고 오고 혼자서는 절대 읽지 않아 씻기지도 못하고 재우면 10시 30분 달에 15만 원 청소 부업까지 끝내고 돌아오면 다시 1시/아이들은 뒤죽박죽 자고/벗고 누우면/꾸게꾸게 밀어 넣었던 봄이/베개를 적셔(「분침 속에 밀어 넣었다」 중)

 

잡히지 않는 이를 찾는 술래잡기는 자기를 찾는 걸음길이었다

고통의 김을 빼며 자기 비하와 미움의 상태에서 비로소 벗어나다

 

어깨를 쳐내고 다른 길로 갔다/숨 쉴 수가 없던 밤엔/너를 꾸었다/세월 지나/세상 쓰임 끝나면/밥해주고 살아야지/살아가면서/나도 늙을 텐데/귀찮아질 텐데/어디서 만나야 하나/내 속에 네가 있으니/네게 가야지/넌 오지 마라 하겠지(「데미안」 중)

 

시인은 「데미안」에서 죽음에 맞닥뜨려야만 그칠 것 같던 고통이 성장을 위해 필요했던 과정이었음을 고백한다. 이제 시인은 “살짝살짝” 고통의 김을 빼며 거리를 두고 바라보게 되었다.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랑에 몸 던졌던 자신을 비하하고 원망하면서 자신을 고통의 먹잇감으로 던지는 상태에서 벗어났다. 절망도 노여움도, 자학과 무기력도 이제는 멀찍이 내던지고 굽이굽이 고통스러웠던 사랑의 처음과 끝을 유장한 혼잣소리로 들려준다. 그리고 우리에게 묻는다. 

“내 사랑은 이래. 그렇다면 네 사랑은 어때?”

목차

시인의 말 하나 

 

제1부

고치잠 | 남강 들어서다 | 성당고개 | 경첩 | 니가 | 말이란 | 한 이불에도 있는 자리 | 돌개바람 | 콩깍지 | 새 며느리 | 만 발 | 디스크 | 돈 봉투로 보여요 | 찔레꽃 | 아장까리 | 우리 남자 | 고아볼까 | 내 사랑은 그래 | 담쟁이덩굴 | 사막골

 

제2부

아까시 | 핏줄 | 잠복기 | 마른장마 백 날 | 열흘씩 도셨다 | 야곱 | 좆이 꼴린다 | 장마비 | 괄약근 | 안개 | 계자야 굿세게 살아라 | 대상포진 | 봉알자리 샘이 깊다 | 신산아제 | 어버이날 | 집밥 | 지꺼

 

제3부

알지 못했다 | 단방구 | 내시경 | 데미안 | 자갈보지 어쩜 눈먼 불도저 | 성당도가 | 한별이 | 수연이 | 지환이 | 아버지 | 짝째기 | 분침 속에 밀어 넣었다 | 간혹 눈물이 | 아이는 꿈을 왜곡해 | 양파 | 괜찮아 호 됐어 그래 가봐 | 엉겅퀴 | 15분 전

 

제4부

루이체 | 광성 인쇄소 | 목련 | 화자 | 다안고개 | 성당나루 | 배롱나무 | 개도 이름이 있어요 | 머시 아까버서 | 한가위 | 골다공증 | 응급실 | 구워 먹든 삶아 먹든 | 거미집 | 오십 고개 | 성당 배수장 | 말할 걸 그랬다 | 탄력 회복성 | 쥐눈이

 

해설: 내 사랑은 이래, 너희 사랑은 어때?_박태일

본문인용

꼼짝 않고 누워 있으면 괜찮아져

등이 배기고 뜨거워지지만

조금만 더 참으면

어깨가 허벅지가 바닥에 내려설 때

숨을 쉬어도 아프지만

가만히 있으면

 

다 지나가

 

고열이 지나간 꼬리뼈 새까맣게 탄다

터진다

진물이 마른다

더께, 타들어 가는 신호다

만져도 묻어나는 건 없다

 

살을 녹이고

뼈를 갉아

굴이 생기는 동안

 

안으로 기어들던 너를

 

나는 모른다

 

_「내 사랑은 그래」

 

하우스에서 혼자 수박 순을 치다 보면

얼굴은 딱딱해지고

머리는 녹슨 경운기가 된다

일터를 옮겼다

목 까딱 살짝 미소 인계 실행 보고

같이 일하는 게 아팠다

얼굴 살은 일곱 달 붙들고 다니고

사람들은 붕어 입 뻐끔거리고

쇠 깎이는 소리에 귀가 찢어질 듯해도

머리를 돌려야 했다

 

바지를 벗어야만 오줌을 누던 아이는

처음 간 학교에서

똥을 오줌을 참고 집까지 오는데

골목길에서 싸기도 했다

엄마는 일 나가고 없는데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화장실 문 잠그고 울고 있다고

아무리 달래도 나오지 않는다고

동네까지도 못 갔나 봐

일터에서 쩔쩔 매다가

달려가던 그런 날

씻기고

괜찮다고 꼭 안아주지만

참 니나 내나 싶었다

_「간혹 눈물이」

 

잘한다 무조건 믿어주는 한 사람

비록 옆집 할메라도

던져졌을 때 다시 튀어 오르게 한다

둘러봐도

 

사랑해 줄 사람 없고

스스로 사랑하지도 않아

복지 마인드 없다 돌 던지는데

모서리에 살짝 닿아도 쩡하고 뽀개지는 어항

똥창이 막혀 배가 터질 듯 빵빵한

금붕어

손끝 스치면 도르르 말리는

봉숭아 씨방

맞다 보면

 

땅바닥에 때기 쳐질 때

바닥을 뒹굴다

더 이상 밀려날 데가 없어

불쌍을 붙들고

일어나게 만드는 그런

_「탄력 회복성」

서평

고통은 태어남과 더불어 시작하고 죽음과 함께 사라진다. 시인 구자순은 첫 시집을 그러한 삶의 고통과 그 서정화에 오롯이 바친다. 그것은 도시와 농촌 영역을 오가며 여자 주체가 겪는, 농사와 가사로 말미암은 외적 내적 고통, 전반적이거나 특정적인 고통에 맞물려 총제적이다. 그러한 지향 배경 위에서 시인은 일방적으로 겪는 종속 위계, 아늑한 중심 장소의 상실, 정체성 혼란, 지난 날 상처의 기억 강박을 지향 상태로 펼쳐 보인다. 자기 비하와 분노, 죄책감과 무기력으로 말미암아 자신을 고통의 먹잇감으로 던질 수밖에 없을 정황이다. 구자순 시의 주체는 그것을 통제 상실이나 복종 현실로 내맡기지 않는다. 스스로 선택한 능동적 고통으로 나아간 인식 전환이 아름답다. 화해와 평화라는 지향 목표가 비로소 열리는 자리다. 그리하여 그미 시는 고통의 재구성이나 재현적 진실에만 머물지 않는다. 내부자의 구체 체험에 뿌리를 둔 새 농촌시,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여자 주체의 고통 개방을 향한 증언시, 고통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한 드문 치료시로 올라선다. 시인은 고통 탓에 더 번민하고 싶지 않아 고통에 대해 쓰는 것이 아니다. 고통을 더 나은 고통으로 완성하기 위해 쓴다. 그러한 창조적 고통을 실천한 이가 구자순이다. 그미가 짧지 않은 세월, 헐떡이는 언어적 격정을 다스리며 밟아나온 고통의 현상학은 우리시 정동(情動)의 역사에서 오래 사랑 받을 결실이다.

_박태일(시인·경남대 명예교수)

저자소개

저자 : 구자순
1963년 남강 가 마을 진양군 지수면 승내리 423번지에서 출생. 진주여고와 부산대학교 간호학과를 거쳐 경남대학교 국문학과 석사를 졸업했다. 2021년 『장소시학』 신인상을 받아 문학사회 활동을 시작했다. 경남시인회 회원. kjs9414@daum.net
'산지니'는 가장 높이 날고 가장 오래 버티는 우리나라의 전통 매입니다. 갈수록 힘들어지는 출판 환경과 지역출판의 여건 속에서 오래 버티고자 하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행복과 공동체의 행복이 함께 이루어질수 있어야 합니다. 산지니의 책들이 나와 공동체의 소외를 극복하고 자본주의사회의 여러 중독에서 해방되어 행복해지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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