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고 싶은 장소가 있다면, 이 책을 펼쳐 주세요
새를 사랑한 청년, 생명의 편에 서다
어릴 때부터 사랑해 온 장소, 어릴 때부터 보고 듣고 생각해 온 새들, 어릴 때부터 이름 붙여 온 바위, 어릴 때부터 늘 보고 자란 산.
더는 볼 수 없는 존재들을 생각하며 정환은 울었습니다. 새도, 바위도, 산도, 강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환은 산 밖으로 나왔습니다.
새들은 우릴 기다려 줄 수 없습니다. 그러면서 새들은 우릴 기다립니다. 우리가 움직이기를.
“내가 산에 가고 산이 내게 오는 하루하루가 바로 내가 되었습니다.”
학교에 나가는 대신 늘 산을 오르며 자연 속 뭇 생명에게서 인생살이를 배운 정환의 어릴 적 이야기가 1장에서 펼쳐집니다.
산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자기를 어떻게 키웠는지, 무엇을 깨달았는지, 그곳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이제는 볼 수 없는 풍경이 되어 버린 오늘날 얼마나 사무치게 그리운지를 이야기합니다.
“사라지지 않게 지키는 일이 우리 삶을 아름답게 해 줄 테니까요.”
정환을 산속에 붙들어 둔 새들과 자기를 겸손하게 만든 동물들, 존경과 두려움을 갖게 하는 지리산, 놀이터가 된 계곡과 이름 붙여 준 바위 등 오늘날 지은이를 만든 스승 같은 생명에 대한 다정한 기록이 애틋한 사진과 함께 2장에 나옵니다.
동식물이 인간보다 우위라는 식으로 찬양하는 태도가 아닌, 정말 동료로서, 벗으로서, 같은 공간을 함께 쓰는 지구 운명 공동체로서 동식물을 향한 정환의 경외감과 다정함, 애틋함을 배우게 되며, 동식물 저마다 가진 특성도 자연스레 이해하게 됩니다.
“나를 만들어 준 숲과 계곡과 바위와 강, 나를 꾸짖고 가르쳐 준 자연 속 뭇 생명, 그리고 지금 환경운동에 발을 들일 수밖에 없게 된 나의 삶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3장에서는, 서른 해 가까이 산을 중심으로 살던 정환이 어쩌다 산 밖으로 나와 차를 몰고 이 지역 저 지역을 다니는 환경활동가가 되었는지를 말합니다.
베어지고 벗겨진 숲을 보며 생명 학살 현장에서 아파하고,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는 그리운 공간들을 떠올리며 애통해하고, 생명을 지키기 위해 물살이를 잡아야 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나, 잘 살고 있나요?’ 하고 지은이 스스로 던지는 물음은 어느덧 독자들의 물음이 됩니다.
기억과 이야기가 담긴 장소들이 더 사라지지 않도록, 생명이 생명으로 존중받게 하고픈 지은이의 부탁과 당부 그리고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환경 혹은 기후위기라는 커다란 주제보다는, 아주 사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에게도 지키고 싶은 장소가 있나요?”
지리산과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
사라진 풍경을 마음에 품어 본 사람
환경 문제 앞에서 마음이 흔들린 적 있는 사람
새를, 자연을, ‘설명’이 아닌 ‘이야기’로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
삶의 방향을 다시 묻고 싶은 사람
이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