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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바다가 책이다


  • ISBN-13
    979-11-308-2348-5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푸른사상사 / 푸른사상사
  • 정가
    12,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12-17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김종숙
  • 번역
    -
  • 메인주제어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한국시집 #시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8 * 205 mm, 128 Page

책소개

길 위의 호모 비아토르(homo-viátor)

 

김종숙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아무래도 바다가 책이다』가 푸른사상 시선 221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을 시의 언어를 통해 소환한다. 나무 연작, 어둠 연작, 아버지 연작, 역사 연작으로 읽히는 시작품들의 교집합 속에는 그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다. 

 

목차

제1부 어느새에 묵은 잎 떨구고

마음의 양지 / 어느새에 묵은 잎 떨구고 새잎 내는 걸까요 / 전등사 가는 길 / 물결이 상처를 물고 / 바닷가 옛집 / 니체의 나무 / 콘트라포스토 / 어둠을 읽는 방법 / 흰 / 여백의 힘 / 그 바다에 / 당신이 한 일 / 암흑기 / 당신은 무심의 옷을 걸치고 / 흰 꽃의 거름 되었을 거야

 

제2부 시들지 않는 꽃

석 달 / 내가 살아야 식구도 살게 하지 / 돌풍에 소나무 숲이 / 그 겨울의 항거 / 자작나무 숲 / 아버지의 시간 / 모든 버팀에는 / 내소사 솟을연꽃살문 / 새벽 산사 / 벚꽃이 진다 포부가 진다 / 아버지 살림 / 사평 가요 / 곡예사 / 푸른 밤 / 꽃무릇과 너

 

제3부 고욤 한 톨

아무래도 바다가 책(册)이다 / 말리화차 / 홍매화 / 그늘에 동백이 / 사월, 산자락 / 공리주의의 눈 / 어떤 청소 / 벚나무 노인 / 못 갖춘 말 / 흉터의 내력 / 호모 사케르 / 바람의 노래 / 푸코의 담론 / 사표(師表), 전봉준 / 재동 백송

 

제4부 버스가 멈추고 사람들이 내리고

지금 / 풍경의 주인 / 꽃과 새 / 우화의 계절 / 말의 부리 / 달을 데리고 다니는 남자 / 퍼즈의 거리 / 첫눈 내리는 날 만나자 / 수양산 그늘 / 편지 / 팥꽃나무 / 젊은 주인과 나 / 외곽의 힘 / 용눈이오름 / 돋을새김 / 호모 비아토르 / 네가 속았구나

 

▪ 작품 해설 : 호모 비아토르 선언, 길 위의 사람 _ 김영삼

 

본문인용

마음의 양지

 

상처가 꽃인 줄 모를 때 투쟁이 그저 싸움인 줄 알았다 

그러나 겨울 숲 지나 봄 숲에 이르는 동안 저 실낱같은 가지 어느 것 하나 

단단하지 않은 가지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저 잔가지의 결기가 허공을 물었다 놓으면 꽃이 되었던 것

저 나무 마음에 양지가 있어 저리 단단하고 뜨거웠던 것

 

 

아무래도 바다가 책(册)이다

 

해안가 정자에 나와 책을 펼쳐 읽는데 아무래도 바다가 책이다

저 낱장 바다가 일으켜 세운 주름을 읽을 일이지 글자를 읽을 일이 아니다 저 주름의 역사를 읽을 일이지 몇 줄의 언어로 필설해놓은 재현을 읽을 일이 아니다

재현은 힘 있는 자들의 편에 선 기호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리려 바다는 있다

동사(動詞)의 말로 거기 있다

 

 

호모 비아토르

 

나는 욕망의 빈사가 부르는 곳으로 가기로 한다

작은 꽃과 작은 모래 알갱이들이 저희만의 언어로 노래하는 바람에게 간다

 

짐을 꾸리고 비행기를 타고 그 여정에 오른다

 

나는 사막의 여행자

낙타는 제 잔등에 여행자를 얹고 선자의 눈으로 모래 산을 넘는다

 

저 죄 없는 눈이 데려가는 모래 산

 

마두금 선율이 구릉을 넘고

내 오래 벼린 날들이 악사의 선율에 엉켜 제자리걸음일 때 바람 한 타래 훑고 지나간다 

 

가난을 알고 가난에 들이받힌 모래 알갱이 같은 날들

일생의 1할도 안 되는 시간에 붙들려 대립한 날들아 바람처럼 가벼워져라

 

생은 제가 진 짐 가벼이 지고 걷는 낙타의 걸음 

걸어가다 오늘처럼 느려터진 나 기다려 나의 노래를 부르며 가야지

 

서평

작품 세계

 

높은 파고가 삶을 뒤흔들 때라거나, 강한 중력장이 절망의 방향으로 작동할 때라거나, 때로 무릎이 꺾이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을 순간이더라도,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삶을 살아내야 한다면, 그때의 자세는 무엇이어야 할지에 대해서, 시인 김종숙이 내놓는 답변은 명백하다. 

인간은 언제나 길 위의 존재라는 것, 그러므로 멈추지 않고 움직이는 꼴의 자세가 요청된다는 것, 쓰러지지 않기 위해 내딛는 지금의 한 걸음이 다음의 한 걸음을 위한 디딤돌이 된다는 것, 즉 인간은 영원한 ‘호모 비아토르(homo-viátor)’라는 것, 이것이 시 「콘트라포스토」를 통해 제시한 시인의 명징한 명제이다. (중략)

「콘트라포스토」에서 멈추지 않는 삶의 자세를 선언한 사람이라야만, 〈어둠의 연작〉에서 볼 수 있듯이 먹빛 어둠에 깃든 수많은 빛들의 색을 발견하는 사람이라야만, 〈나무 연작〉에서 볼 수 있듯이 자연의 재생 능력을 통해 꽃이 사실은 모든 혼돈의 표상이라는 것을 발견하는 사람이라야만, 이윽고 그러한 시선을 통해 아버지의 삶을 복원하고 기억하는 사람이라야만, 자신의 삶으로부터 출발하여 세계의 모든 존재에 깃든 운동성을 발견하는 사람이라야만, 이 시집의 3부에 실린 이른바 〈역사 연작〉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말이다. 시인의 일관된 시선은 이 지점에 이르러 기어이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넘어 애도를 종결짓지 못한 역사의 정동들이 깃든 대상을 발견한다. (중략)

죽음에 이른 그들의 삶이 살아남은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다. 이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 시인은 “나는 어느 사이 권력에 결탁한/구부러진 담론의 생산자가 되었던가”(「푸코의 담론」)라고 자문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심문에 회부하면서, 철저한 자기부정의 길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쓰러질 듯 결코 멈추지 않는 콘트라포스토의 꼴로, 시인은 길 위의 존재임을 마다하지 않는다. 시집의 마지막 즈음에 슬며시 배치된 「호모 비아토르」에는 길 위를 걷는 사람으로서의 출사표가 쓰여 있다. 시인 김종숙의 정신이 거기에 기록되어 있다. 일독을 권한다.  

― 김영삼(문학평론가) 해설 중에서

저자소개

저자 : 김종숙
전남 화순군 남면에서 태어나 광주광역시에서 성장하였다. 고향이 주암댐으로 수몰되면서 시작된 디아스포라의 삶이 오늘에 이른다. 2015년 병원 약무직에서 정년퇴직하였다. 2007년 『사람의깊이』 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동백꽃 편지』 『아무래도 바다가 책이다』가 있다. 한국작가회의·광주전남작가회의·순천작가회의·민족문학연구회 회원이다.
푸른사상은 2000년 출판사를 연 이후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좋은 책을 만들기에 노력하며 1,000여 종의 책을 출간해왔다. 경제적 이익보다는 인문학의 발전을 꾀하는 책, 문학사적으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사람 냄새가 나는 책을 만들기 위해 창의성 있는 기획으로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 인문학의 위기가 거론되고 있는 이 시기에 인문학 전문 출판사가 해야 할 역할을 진지하게 고민하며, 오히려 인문학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욱 양질의 도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출판영역의 다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해마다 문학의 현주소를 모색하는 <올해의 문제소설> <오늘의 좋은 시>를 비롯한 현대소설과 현대시, 잊혀져가고 있는 고전문학의 복원, 한류의 열풍과 함께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어학과 언어학, 한국의 역사,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과 중국의 문학과 문화, 그리고 근대기의 영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서양사, 서양문학, 서양문화 등 인문학 연구서뿐만 아니라, 종교, 철학, 문화, 여성학, 사회학, 콘텐츠 등 푸른사상의 영역은 갈수록 확장,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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