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잘 있냐고.
괜찮냐고.
부디 잘 살아 있기를.
행복했으면 하고 바라는 건 욕심일까요?
길에서 살아갈 수많은 생명에게
다정하고 따뜻한 안부를 묻고 싶은 겨울입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괜찮을 줄 알았어.
바람아, 미안해!
바람이는 시장 근처에서 지내던 작은 길고양이예요. 서진이는 바람이에게 먹을 것을 챙겨 주었고, 주하는 멀찍이서 바람이를 걱정하며 지켜보았지요. 생선 가게 아줌마는 귀찮다는 듯 투덜대면서도 바람이를 신경 써 주었고요. 바람이를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하지만 늘 바람이에게 관심을 두고 챙겨 줄 수는 없었어요, 때로는 바람이를 그냥 스쳐 지나가고, “괜찮겠지.” 하고 넘겨 버린 작은 행동들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만들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리고 결국 그 작은 행동들이 모여 모두가 행복해야 할 크리스마스 날 아침, 바람이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지요. 바람이 앞에 멈춰 선 사람들은 비로소 깨닫게 되었어요. 작은 생명 하나라도 더 따뜻하게 돌보고, 소중하게 대해 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요.
힘든 날도 많았지만, 함께여서 행복했어.
그동안 다들 고마웠어.
《바람이 사라졌다》는 길고양이인 바람이, 서진이, 주하, 그리고 생선 가게 아줌마의 눈을 통해 바람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나씩 되짚어 보는 이야기예요. 특히, 네 명의 작가가 각각의 인물을 맡아 글을 써서, 하나의 사건을 여러 각도에서 깊고 풍부하게 바라보게 하지요. 그러면서 바람이가 왜 그날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는지 자연스럽게 추리하게 되고, 겉보기에는 사소해 보였던 작은 행동들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깨닫게 합니다. 사람들의 작은 무심함 때문에 바람이는 세상을 떠나게 되었지만, 바람이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았어요. 참치 캔을 챙겨 준 서진이가 고마웠고, 큰 고양이로부터 자신을 지켜 준 주하의 따뜻한 마음도 잊지 않았지요. 투덜대면서도 생선 찌꺼기를 건네준 생선 가게 아줌마의 마음도 바람이는 잘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이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죄책감을 주기보다, 생명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해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의 작은 행동 하나가 어떤 힘을 가질 수 있는지 자연스럽게 생각하도록 이끌어 줘요. 바람이는 떠났지만, 또다시 바람이처럼 떠나게 되는 생명이 없도록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