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배꼽이 불러온 뜻밖의 마음 성장기!
잃어버린 만큼 넓어지는 어린이의 세계
김아름 작가의 첫 동화집 《배꼽이 사라졌다》는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잃어버림’의 순간들을 어린이의 눈으로 포착한 단편집입니다. 작가는 이번 책에서 일곱 명의 어린이가 각기 다른 이유로 무언가를 잃고, 그 잃음 속에서 자신만의 마음을 발견해 가는 과정을 따뜻하고 유쾌하게 그려 냈습니다. 배꼽이 사라진 민준이, 백 개의 인형을 떼어 내는 슬희, 다리가 부러진 사슴벌레와 함께 사는 채니, 눈사람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려는 진우까지. 이야기 속 어린이들은 모두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구멍을 마주하지만, 그 결핍을 딛고 비로소 자신을 이해하며 세상을 배워 나갑니다. 《배꼽이 사라졌다》는 ‘상실’을 두려움이 아닌 ‘성장’의 기회로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담고 있습니다. 김아름 작가 특유의 재치와 따뜻한 시선을 따라, 사라진 배꼽에서 시작된 일곱 어린이의 마음 여정을 함께 걸어가 보세요.
첫 감정의 터널로 뛰어든
어린이들의 갈팡질팡 내면 모험기
아끼던 물건이 갑자기 사라질 때가 있습니다. 애지중지하던 것과 한순간에 이별하는 일은 아무리 마음의 준비를 해도 늘 복잡한 감정을 남깁니다. 〈배꼽이 사라졌다〉의 민준이는 하루아침에 배꼽이 사라졌고, 〈눈사람 살인 사건〉의 진우는 전날 밤 정성껏 만든 눈사람이 하룻밤 새 부서져 버립니다. 〈미션: 병따개를 찾아라〉의 예준이는 엄마가 가장 아끼는 맥주 병따개를 잃어버리고 말지요. 하지만 어린이들은 곧 자기만의 방식으로 상실을 받아들이고 잃어버린 것을 되찾기 위한 여정에 오릅니다. 부끄러움, 분노, 죄책감 같은 감정을 지나 어린이들은 결국 마음속에 꼭 쥐고 있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민준이는 탯줄로 이어지던 엄마와의 유대감을, 진우는 범인을 밝혀내며 정의감과 애틋한 사랑을, 예준이는 맥주 병따개를 아끼는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작가는 ‘잃어버림’이라는 작고 일상적인 경험을 통해 어린이들이 자기 내면의 감정을 마주하고 그 감정을 건강하게 통과해 나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 냅니다. 이야기 곳곳에는 어린이들이 그 안에서 충분히 울고 웃으며,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이 조용하고 다정하게 스며 있습니다.
심장이 쿵!
어린이의 관계 속엔
설레는 반전이 가득하다!
《배꼽이 사라졌다》에는 어린이가 들어설 인간관계의 첫 세계가 그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하고 평이할 것만 같은 어린이의 관계 속은 생각만큼 평화롭지 않습니다. 〈저랑 놀아 주실 분?〉의 재훈이는 최저 시급을 걸고 친구를 구하고, 〈내일도 모레도 뽑기왕〉의 슬희는 자신의 인형을 내주며 친구의 인형을 사려 하고, 〈고백 Day-1〉의 승준이는 야심 차게 공개 고백을 준비하지만, 마음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배꼽이 사라졌다》는 누구나 겪었던 유년 시절의 쓰디쓴 첫 인간관계를 담백하게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저랑 놀아 주실 분?〉의 재훈이가 최저 시급으로 맺어진 관계에서 진짜 우정을 알아 가는 과정은 더욱 뭉클합니다. 재훈이처럼 서툴고 어색한 시작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좋아하는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엉뚱한 행동을 하기도 하고, 친구의 진심을 오해해 혼자 상처받기도 하지요. 《배꼽이 사라졌다》 속 아이들은 그런 복잡한 마음의 순간들을 피해 가지 않습니다. “잘 쓰려고 힘을 줬더니, 글씨가 갈수록 삐뚤빼뚤해”지는 것처럼 서툴고 조심스럽게, 또 용감하게 한 걸음씩 나아갑니다. 《배꼽이 사라졌다》는 그런 성장의 순간을 다정하고 유쾌하게 그려 낸 동화집입니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이야기 속 친구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사람 사이의 마음을 조금씩 배워 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