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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단편


  • ISBN-13
    979-11-6861-546-5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산지니 / 산지니
  • 정가
    18,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11-25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황경란
  • 번역
    -
  • 메인주제어
    소설: 일반 및 문학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소설: 일반 및 문학 #연작소설 #단편소설 #옴니버스 #도시 #주변부 #소외 #조각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5 * 205 mm, 256 Page

책소개

▶ 상처 난 자리마다 피어나는 인간의 아름다움

 그 조용한 빛을 담은 도시의 단편들

사회 곳곳의 주목받지 못하는 이들의 서사를 드러내 보여주는 소설가 황경란이 두 번째 소설집 『아름다운 단편』을 출간했다. 황경란은 첫 소설집 『사람들』에서 신문의 연재글 형식을 빌려 사회 주변부의 존재를 집요한 시선과 섬세한 표현으로 살폈다. 신작 『아름다운 단편』의 ‘단편’은 쪼개진 조각을 이르는 말로, 온전하지 않은 파편의 모습으로 하나의 세계를 이루는 각각의 존재를 이른다. 저자는 이들을 ‘아름다움’으로 호명하며 상처와 결핍으로 조각 난 삶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보이지 않는 이들의 삶을 섬세하게 포착해온 황경란은 이번 작품집에서 그 시선을 한층 더 깊이 확장시킨다. 산업단지와 재개발지, 청소년 쉼터와 공장에 이르기까지 도시를 이루는 무수한 삶의 단면은 하나의 거대한 서사로 엮인다. 『아름다운 단편』은 각기 다른 인물의 이야기가 미세하게 연결되는, 단편들의 아름다운 공명과도 같다.

  

▶ 도시를 이루는 수많은 사람과 그들의 이야기 조각

 조각 난 채로 연결된 각각의 삶들

「오늘의 철수」의 율은 행정복지센터의 소음 가득한 자리에서 일하며 언젠가부터 넘치는 것은 왼쪽으로, 부족한 것은 오른쪽으로 단어를 분류한다. 춥고 더운 자리에서 매일같이 억울함을 감춘 채 일하던 율은 어느 날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렇게 그는 청소년 쉼터에 입소한 철수를 만난다. 율은 철수에게 오른쪽 왼쪽으로 분류된 말을 들려주고, 철수는 율에게 매일 오늘의 자신은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묻는다. 

표제작 「아름다운 단편(斷片)」은 앞선 작품의 철수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철수는 해일이 운영하는 작은 프레스 공장에 다니며 임신한 선아와 함께 지낸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에 다니지 못하지만, 한방에 누워 하루의 일과를 나누며 서로의 상처를 나눈다. 철판을 프레스로 자르는 것은 작은 실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지만 철수는 함께 일하는 사장 해일을 닮고 싶고, 일에 있어 더욱 발전하고 싶다. 기계에 잘려나간 해일의 세 손가락마저도 철수에게는 아름다운 조각이다.

「우리 집 아래층에 할머니가 산다」는 귀신을 보는 한 아이가 소중한 존재와 이별하는 과정을 그린다. 지우는 은하빌라로 이사 오던 날 아래층에 사는 할머니를 만난다. 할머니가 바람을 타고 날아갈 것 같아 할머니의 허리를 붙잡은 지우. 그렇게 한 달이 지나, 할머니의 죽음이 밝혀지고, 빌라 사람들은 귀신을 보는 아이라며 지우를 향해 혀를 찬다. 이 세상과 저세상의 차이를 볼 수 있는 지우는 점차 할머니와의 작별을 연습한다.

원도심의 주택가를 배경으로 하는 「붉은 밤」은 최 노인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신축 아파트의 2층에 사는 최 노인은 아내를 잃은 후 베란다에서 담장 하나를 두고 선 유치원을 관찰한다. 앞선 작품에 등장한 고등학생 커플과 바닥을 바라보며 걷는 아이가 최 노인의 앞을 지난다. 길고양이와 새의 배설물로 불편을 겪자 동네 사람들은 유치원 앞의 나무 탓을 하고, 나무를 모두 베어버리기로 결정한다. 최 노인은 세상과 단절된 채 젊은 자신의 생을 되짚고, 잘리는 나뭇가지들을 보며 죽기로 결심한다. 

 

 ▶ 변해가는 도시의 풍경 속 잊힌 이들이 붙잡으려 하는 꿈과 기억

『아름다운 단편』은 이처럼 도시라는 하나의 공간을 이루는 무수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변해가는 도시의 풍경처럼 그 속의 사람들도 탄생과 죽음을 반복하며 이동하고 성장한다. 그리고 황경란은 시선을 돌려 이 세계를 완성하는 또 다른 구성원들을 응시한다. 이들은 사회의 주변부에 위치하지만 저마다 꿈을 품고 존재의 의미를 찾는다.

「엄마를 알까요?」의 ‘나’는 어느 날 양어머니에게서 흑백사진 한 장을 받는다. 사진 속에는 환하게 웃고 있는 여자가 있다. 양어머니는 그 여자가 ‘나’의 친어머니임을 밝힌다. 그 후 ‘나’는 사진을 반복해 들여다보며 여자의 웃음은 진짜일지 질문한다. 시간이 흘러 ‘나’는 사진이 찍힌 장소로 향한다. 폐허가 된 거리, 버려진 흔적들 속에서 그는 자신이 그곳에서 태어났는지, 버려졌는지 묻는다. 그리고 어머니의 웃음을 다시 마주한다.

「나에게 필요한 밤」의 성태는 산업단지와 재개발을 앞둔 빌라촌을 오가며 택배를 나른다. 그의 목표는 산업단지에 이어 고가교 건너 들어설 아파트 단지를 자신의 구역으로 만드는 것. 밤늦게 마지막 배달을 마치러 가던 중, 현수는 고가교 위에서 바람에 펄럭이는 현수막을 본다. 현수막에 적힌 “당신에게 필요한 낭만적 하루”라는 말은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읽었던 한 소설을 떠올리게 하지만, 제목도 주인공의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다. 현수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함께 기억을 되살리려 한다.

「안녕 키티」의 칸은 ‘창고 안에 쌓인 것들이 곧 돈이 될 거야’라는 사장의 말을 믿고 쉼 없이 하루 종일 일한다. 여자친구 키티는 죽어가는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칸은 창고 안에 쌓인 것들이 돈이 될 거라는 사장의 말을 되풀이할 뿐이다. 몇 번의 태풍이 지나간 후 그해의 마지막 태풍 ‘키티’가 찾아온다. 그러나 사장은 태풍 대비는커녕 칸에게 더 많은 상자를 창고에 쌓으라고 지시하는데…

「돌의 기억」의 주인공 석훈은 한 지방 도시의 박물관 건립 공모전에 참여한다. 그의 발표 주제는 ‘기억과 소리’로, 신라의 음악가 우륵을 상징으로 내세운다. 작업을 진행하며 그는 자신이 이 주제를 선택한 이유를 되짚기 시작하고 어린 시절, 집을 나간 아버지가 보내오던 편지를 떠올린다. 돌과 돌의 기억에 관한 아버지의 편지들. 공모전이 진행될수록 석훈은 아버지를 놓아주어야 할 때가 왔음을 짐작한다.

목차

오늘의 철수

우리 집 아래층에 할머니가 산다

엄마를 알까요?

아름다운 단편(斷片)

나에게 필요한 밤

안녕 키티

돌의 기억

붉은 밤

작가의 말

본문인용

p26 율은 마주 앉은 철수의 모습에서 민원 창구의 맨 끝을 지나서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보였다. 때로는 묻고, 때로는 따지고, 때로는 언성을 높이는 사람들. 소곤대고 수군대며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그들의 모습이 철수 같았고, 철수가 그 사람들인 것 같았다. _「오늘의 철수」

 

p56-57 지우가 화를 내듯 말했을 때 걱정스러운 눈으로 지우를 바라보던 엄마. 개미를 살려주던 날에도, 할머니가 뒷짐을 지고 화단을 들여다보던 날에도, 할머니의 손짓에서 귓가를 때리는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고 지우가 말했다. 엄마는 비탈길 꼭대기에 은하빌라가 있어서 바람이 차갑게 느껴지는 거라고 말했다._「우리 집 아래층에 할머니가 산다」

 

p103-104 사람들이 웃고 있어. 사진 속 그녀처럼, 환한 표정으로 웃고 있어.

이곳은 음악이 있어. 사람들이 있고, 대화가 끊이지 않지. 그러니 나의 웃음을 믿을 수밖에.

나의 어머니와 나의 아버지와 나의 존재를 믿을 수밖에.

그녀의 웃음과 낭만을 나는, 믿을 수밖에._「엄마를 알까요?」

 

p130 철수는 가능한 계획을 세웠다. 해일의 나이가 될 때까지 해일의 옆에 있으면 된다. 수십 년이 흘러 그때가 되면 해일처럼 배가 나오고 허벅지와 팔뚝이 굵어지고 얼굴에 깊은 주름이 생기는 어른이 된다. 그만큼의 시간이 흐르면 철수도 해일을 닮아 있을 테고, 그러면 규칙과 불규칙 사이의 그 소리도 들을 수 있다._「아름다운 단편(斷片)」

 

p163 너는 그가 바보 같다고 말했어. 그가 어리석다고 말한 너는 그를 그렇게 만든 건 세상이라고 말했다가, 세상이 아닌 것도 같은데 그게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어. 너는 그가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고, 그래서 그는 계속해서 꿈을 꿀 거라고 말했어._「나에게 필요한 밤」

 

p198 칸의 옆으로 죽음이 지나갔다. 칸은 에첵과 사장이 놓친 죽음을 재빠르게 낚아챘다.

죽음을 움켜쥔 손으로 빗물이 파고들었다.

칸은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온몸에 새겨지는 구멍 속으로 칸이 빠져들었다. 다시는 없을 깊은 잠이라고 칸은 생각했다._「안녕 키티」

 

p216 어머니는 아버지와 잘 헤어지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 같았다. 아버지의 편지를 다 읽은 후에는 한참을 들여다보며 자신이 아는 글자를 숨은 그림 찾듯 골라냈다. 행간과 행간 사이의 의미와 오자 위에 덧댄 의미 없는 사선까지도 읽어 내려 했다. 그 지루하고 엄숙한 일이 끝난 뒤에는 접힌 자국 그대로 접어 봉투에 담아 보관했다._「돌의 기억」

 

p233 최 노인은 눈을 감은 채 나뭇잎이 쓸리는 소리를 들었다. 바람에 날린 잎과 가지가 최 노인이 앉아 있는 자리로 날아왔다. 새순이 튼 나뭇가지도 있었다. 최 노인이 가지를 모아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그날, 최 노인은 죽기로 결심했다._「붉은 밤」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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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황경란
소설가이자 동화 작가. 2012년 평사리문학대상에서 소설 당선, 2016년 《농민신문》 신춘문예로 소설 등단. 2020년 아르코 문학 나눔 도서에 소설집 『사람들』 선정. 2022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동물 환상국」 당선.
'산지니'는 가장 높이 날고 가장 오래 버티는 우리나라의 전통 매입니다. 갈수록 힘들어지는 출판 환경과 지역출판의 여건 속에서 오래 버티고자 하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행복과 공동체의 행복이 함께 이루어질수 있어야 합니다. 산지니의 책들이 나와 공동체의 소외를 극복하고 자본주의사회의 여러 중독에서 해방되어 행복해지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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