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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날개와 푸른 편린


  • ISBN-13
    979-11-94741-67-1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포레스트 웨일 / 포레스트 웨일
  • 정가
    14,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11-17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서지안
  • 번역
    -
  • 메인주제어
    에세이, 문학에세이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에세이, 문학에세이 #청춘 #우울 #빛 #어둠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8 * 182 mm, 196 Page

책소개

"언젠가 다녀온 정원을 기억하며. 십일월, 유독 따스하고 아픈 메아리가 그 계절의 끝을 자꾸 미뤄두곤 했다. 

매일같이 떠나겠다 말하는 것들이 실은 가장 오래 머무른다는 사실을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럼에도 결국 같은 밤 아래에 살아가게 될, 청춘의 날것들.”

 

사랑의 잔해에서 다시 태어나는 자아의 기록.

《검은 날개와 푸른 편린》은 관계가 소멸 이후 비로소 찾아오는 감정들, 

그중에서도 사랑과 자아의 경계를 섬세하게 해체해 그린 시집이다. 

약간 비껴선 시선과 머무르지 않는 관찰자의 눈으로 모순적인 감정들을 담아냈다.

 

서지안 작가는 관계의 균열, 사랑의 잔혹함과 구원, 혐오와 애증 그리고 용서를 넘나들며 한 인간이 스스로를 재생하는 과정을 기록한다. 

불완전함을 두려워하지 않는 언어, 불가피한 냉소 속에서도 미세한 감정의 온도를 결코 놓치지 않는 문장들. 

누군가를 향해 말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조금 비뚤어진 기록들이, 묘한 안도감을 자아낸다.

 

어둠과 빛 사이 체류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그녀의 첫 번째 작품. 

 

그 길을 먼저 지난 이들이 스치듯 말을 건넨다.

“청춘이 가질 수 있는 우울의 색은 청아한 파랑에 가깝다.” (신하영, 추천사) “

언제라도 벗어날 수 있지만 언제까지고 머물고 싶어지는, 내 사랑스러운 지옥들.” (오휘명, 추천사)

목차

제 1장. 끝나지 않는 메아리

 

종달새 _07

caveman _09

겨울의 작품은 흰색 아닌 회색  _11

아무렴(outro) _14

동결 미학 _15

Love is Banned _18

끝에서 위로 _20

홍조 _25

여백 _28

비행운 _30

찌라시 _33

난쟁이 사랑 _36

기자회견 _39

페일블루아이즈 _42

시에스타 _44

초여름 그리고 미지근 _46

 

 

제 2장. 내가 말하려던 건 그게 아니라

 

트라우마 _49

로그아웃 _52

영 _55

암막커튼 _58

침수하는 방 _61

심야 영화 _64

투신 _67

이 집에서 나가 _69

A/S _72

지진 조기경보 _74

이거 그 사람 얘기가 아닌데요 _77

착시현상 _80

빈집 _82

그녀의 유언 _85

정원사 _88

무채색의 꿈 _90

미지수와 변수 _92

J의 허점 _94

쥐불놀이 _97

제 3장. 비주류의 황혼은 아름답다

 

새벽 만담 모임 _101

당신은 곧 잠에 듭니다 _103

무감(無感) _106

Navigation _109

리본 커팅식 _112

유리 파편을 손에 쥐고 _115

상상 속 악몽은 허구가 아니다 _118

천장과 거울 _121

인간의 마음은 과잉 설명으로 멸망한다 _123

시치미 _127

퇴장 _130

깃털갈이 _133

세대조사 _135

입양아 _138

바운더리 _141

몽유 _143

악한 재주 _146

인공심장 _148

작별 기념비 _151

도마뱀의 눈 _154

Necrophilia _157

제 4장. 그래도 우리는 서울의 밤 아래에

 

무알콜 모히또와 추억의 방 _161

팽창하는 서사 속에서 _164

그림자 놀이 _166

내향인 _168

생각하는 의자 _170

사각지대 아이들 _173

어린 청년 _176

김빠진 고시텔 _178

거꾸로 걷는 사람 _181

컴백홈 _184

과일 저글링 _187

천 년(陳念) _189

매니악 방정식 _191

본문인용

청춘은 한 페이지에 그치지 않는다던 그 말이

이렇게까지 원망스러워질 줄이야

너는 어느샌가 그 장을 조각 내어

한 조각 두 조각 또 절반의 절반으로 나누어

이름 모를 누군가에게 건네주고 있다

젊음은 순식간이라지만

생각보다 길고 가늘고 잘 늘어지며 한껏 버텨내어서

또 다른 조각을 만들어내기에

생성되는 마음들은 마치 영화 필름

한껏 넘쳐흘렀을 땐 양산형에 그치기를

 

처음이 그리워지면 우리를 떠올려

너 같은 애도 결혼을 하겠지만

덩굴줄기 같은 말로 남아있어

누군가 펼쳐놓고 간 성경책을 마저 읽는 기분으로

이제 다시는 넘지 못할 

어린 날의 담벼락을 앞에 두고 

머릿속에서 울려 퍼지고 있어

 

종이 친다. 

 

또 올게,

- 종달새 -

 

 

네가 극찬해 주는 것들 

곧이곧대로 받들기에는

지금 너의 왜곡이 상당하고 

내 속내는 미치광이 노인이 키우는 꽃밭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 

세 번을 말하면

이건 강조된 표현이니 희석되어 버린 마음이니?

당혹스러워 모르겠다며

손사래 치는 네가 쉬이 그려진다

태도의 문제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어

그저 지친 것뿐이었는데

 

취향 참 좋다는 말에 생각나는 건

너도 하나쯤 갖고 있을 먼지 뒤덮인 피규어

우린 서로에게 어떤 종류의 폐기물이 되려 이래

너는 내가 결과주의자라며 서운해한다

그 말이 왠지 모르게 속상해질 정도로 익숙하지만

나는 너를 도울 수 있는 존재도 

망가뜨릴 수 있는 존재도 아니라는

혼자만의 아득한 결론을 뱉으며 서 있다

 

아주 근본 없는 편이라는 말로

스스로 소개하기를 좋아한다

실망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고 떠난 것들은

며칠 후 도로 나를 반기게 되어있다

 

옛적에

인간이 되어 남의 마음을 통제할 수 없다는 말은 

무언가 한구석 거짓 같다고 생각했었다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세 번을 넘게 말해도 부족함이 없겠다

헐값에 다루곤 했던 마음이지만

그때의 너한테 다 할 수 있었던 최선이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여전히 알지 못해서

 

- 정원사 -

 

나름 넓은 원룸에서 쭈그려 앉아

일찍이 무언가를 손에 잡은 그들을 싸잡아 부러워한다

재벌이 많아진 세상이라던데

감사하는 것과 안주하는 것은 일맥상통한가

인사할 때는 어디까지 허리를 숙여야 하는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내가 가진 이야기에 그리 날 서 있는 비극은 없는데

고유한 농도는 희석되고 

사람은 늙을수록 유해진다는 게

퍽이나 다행스러워지는 감이다

난 이제 언니의 협박을 듣지 않아도 된다

언어는 이해하는 사람들만이 읽었으면 좋겠으면서도

내가 쳐둔 울타리는 나사가 잘 풀린다 

비겁하게 대충 가둬둔 양 떼가 달아난다

의미는 꾸물꾸물 기어오른다

당신도 텅 빈 눈동자로 텅 빈 골목을 걸어봤다면

대로변 한가운데에 떡하니

서 있는 나를 얼핏 보긴 했을 터이다

반면 

새벽에 나돌아다니는 짓 자체를 

좀처럼 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영영 이 구역에 발 들이지 않기를 빌어본다

 

가끔 궁금해진다

열아홉의 자아는 잘 기억나지 않으니까

육 차선이 넘는 도로를 무단으로 가로지른 

그 충동은 어디에서 온 건지 

이젠 대답할 수 있겠니

잘못한 사람은 없었다

그게 가장 날 괴롭게 한다는 걸 아는지

 

돌아본 과거 이력 중에

가장 부유하게도 받아 처먹은 게 많은 시절이다

뻔뻔했고 자기중심적이었고

그러나 괴로움은 괴로움일 뿐

그 이상으로 승화시킬 능력 같은 건 없었다

그래서 울분을 토해낸다

아직도 세상의 중심은 나다

사람인지라 시야가 좁나보다

 

도마뱀같이 살고 싶다

민첩하고 조용하고 예리하고

오른쪽과 왼쪽을 동시에 다 볼 수 있는

 

- 도마뱀의 눈 -

서평

-

저자소개

저자 : 서지안
서지안
해석되지 않는 순간의 장면들을 비틀린 언어로 포착한다.
감정은 흩어지는 상태 그 자체로도 존재할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어딘가에 가 닿지 못하더라도 결국 본인에게 돌아오고야 마는 언어를 쓰는 버릇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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