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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늘


  • ISBN-13
    979-11-308-2325-6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푸른사상사 / 푸른사상사
  • 정가
    18,5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09-26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이수현
  • 번역
    -
  • 메인주제어
    소설: 일반 및 문학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한국소설 #소설: 일반 및 문학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45 * 210 mm, 208 Page

책소개

가족이란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을

함께 치유하고 구원하는 이야기들

 

이수현 작가의 장편소설 『비늘』이 푸른사상 소설선 72로 출간되었다. 작품의 화자이자 주인공인 강도희는 가정폭력의 희생자였고 감정 무표정증 환자인 이혼 전문 변호사이다. 그는 가정폭력, 이혼, 양육비 소송 등으로 만나는 의뢰인들과 교류하며 사건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그들을 치유하고 스스로도 치료받는다. 거대한 상처를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아물 것을 믿고 나아가는 작가의 희망은 아름답고도 인간답다. 

목차

■ 작가의 말

 

1  배드 파더스   

2  비늘 뒤의 얼굴  

3 겨울의 끝자락  

4  빈자리 

5  비늘의 증명

6  물물교환

7  눈먼 진실

8  황금빛 축복 

본문인용

그때, 인면어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마치 바다의 왕이라도 된 듯 수족관 전체를 유유히 휘젓고 다니던 황금빛 인면어였다. 그 녀석이 천천히 내 쪽으로 헤엄쳐왔다. 발걸음이 얼어붙어, 나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인면어는 마치 내 심연을 꿰뚫어보는 듯, 또렷한 눈동자로 나를 찬찬히 응시했다. 처음엔 그저 사람 눈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인면어들과는 분명 무언가 달랐다. 입을 뻐끔이며 황금빛 비늘을 찰랑거리는 모습은, 어쩐지 ‘만져보라’고 유혹하는 듯했다.

찰랑.

어느새 나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수조 안으로 집어넣고 있었다. 그 반짝이는 비늘, 한 번쯤 만져보고 싶다는 욕망이 나를 움직였다. 놀랍게도 황금 인면어는 도망치지 않았다. 오히려 조용히 내 손에 몸을 기대었다. 미끈거리는 비늘이 손끝에 닿는 순간, 짜릿한 전류가 번쩍. 온몸을 타고 퍼졌다. 눈앞이 번쩍이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등줄기를 따라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26쪽)

 

오랜만에 들여다본 어머니의 얼굴은 이미 생기와 양분이 다 빠져 있었고, 피부는 비늘처럼 얇아진 상태였다. 오랜 폭력으로 인해 상처받은 마음이 겉으로 드러난 듯 피폐해 보였다. 쉽게 벗겨낼 수 없는 생명체의 비늘처럼, 그녀의 얼굴에 알알이 새겨진 주름은 그녀가 감내해온 삶의 무게를 상징하듯 굵고 진했다. 언젠가부터 어머니의 웃는 얼굴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새집을 얻어 나와 잘 때도 어머니는 작은 몸을 늘 공처럼 둥글게 만 채 이불을 얼굴까지 뒤집어썼다. 마치 비늘로 제 몸을 방어하려는 듯, 동시에 모든 감각을 차단하려는 듯 말이다. (53쪽)

 

나는 다시 펜을 집어 들며 속삭이듯 기도했다. 연화와 예리가 이 거대한 상처 속에서도, 비록 아물지 않는 비늘일지라도 조금 더 나은 세상을 향해 헤엄쳐가기를 인간의 변화는 더디고, 고통스럽고, 때로는 불가능해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품는 것이야말로 인간다움의 증거일지도 모른다. (134쪽)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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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이수현
199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20년 『충북작가』 신인상, 『동양일보』 신인문학상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2021), 세종문화재단 청년예술지원금(2023), 한국콘텐츠진흥원 뉴미디어 신기술 콘텐츠 랩 운영 지원사업(2025) 등에 선정되며 창작의 지평을 넓혀왔다. 소설집으로 『유리 젠가』, 에세이집으로 『기록하는 태도』가 있다.
푸른사상은 2000년 출판사를 연 이후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좋은 책을 만들기에 노력하며 1,000여 종의 책을 출간해왔다. 경제적 이익보다는 인문학의 발전을 꾀하는 책, 문학사적으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사람 냄새가 나는 책을 만들기 위해 창의성 있는 기획으로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 인문학의 위기가 거론되고 있는 이 시기에 인문학 전문 출판사가 해야 할 역할을 진지하게 고민하며, 오히려 인문학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욱 양질의 도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출판영역의 다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해마다 문학의 현주소를 모색하는 <올해의 문제소설> <오늘의 좋은 시>를 비롯한 현대소설과 현대시, 잊혀져가고 있는 고전문학의 복원, 한류의 열풍과 함께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어학과 언어학, 한국의 역사,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과 중국의 문학과 문화, 그리고 근대기의 영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서양사, 서양문학, 서양문화 등 인문학 연구서뿐만 아니라, 종교, 철학, 문화, 여성학, 사회학, 콘텐츠 등 푸른사상의 영역은 갈수록 확장,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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