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나 자신을 위해 울어 본 적 있나요?”
연약한 마음을 마주할 때, 비로소 단단해지는 삶
사람들은 흔히 눈물을 약점으로 오해한다. 이 명제에 익숙한 사람은 심지어 고통을 드러내는 일이 불필요하다고 느끼며 내면의 어둠, 이를테면 이기심, 우울함, 비겁함을 마주할 때마다 깜짝 놀라 감정의 셔터를 내려 버린다. 그러나 억누르면 결국 어떻게든 새어 나오고 터지는 것이 감정의 특징이다.
파리 사람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 하는 심리학자 ‘모드 르안’은 7살부터 18살까지 자신을 탁아소에 맡기고 돌아오지 않은 아버지에게 깊은 상처를 받았다. 성인이 되고 사랑하는 남자를 만났지만 아이를 낳은 해에 사별한 충격으로 그녀는 다시금 삶의 의욕을 잃고 술에 의존했다. 그러나 자신만 바라보는 아이를 위해서라도 다시 일어서야 했던 그녀는 10년간 정신 분석 치료를 받으며 고통을 해소하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사람은 모두 누군가의 애정과 위로가 있어야 한다’, ‘나를 이해하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세상은 살 만해진다’는 것을 몸소 깨달은 후, 마흔이 넘은 나이에 심리학을 공부하기에 이른다.
르안은 ‘나 자신이 한없이 못나고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진다면, 오직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내 안의 연약함을 마주하기 싫겠지만 그럼에도 대면해야 하는 이유는 오직 나 자신을 위해서 울 수 있을 때 비로소 삶이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마음의 상처는 전 세계가 조금씩 닮아 있다
한국의 파비앙, 소피, 리즈에게 전하는 5가지 주제들
파리의 심리학 카페에 찾아온 이들의 사연을 읽다 보면 ‘어쩜 이렇게 내 이야기 같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만큼 보편적인 감정과 아픔을 예리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선별해 냈기 때문이다.
모두가 인정한 나이스 가이지만 때때로 자기도 모르게 감정이 폭발하는 파비앙, 상사의 불공평한 업무 지시에 아무 말도 못하는 소피, 이별을 통보한 남자 친구가 결국 돌아올 거라 굳게 믿는 리즈, 어린 시절 받은 학대로 불안 증세가 생긴 니콜라…. 이들은 모두 억눌린 감정을 드러내지 못한 채, 또는 자신도 모르게 회피한 채로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었다. 그리고 모드 르안은 이들이 자신의 과거를 충분히 애도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었다.
이 책은 심리학자가 만난 다양한 인물의 삶을 ‘감정’, ‘상처’, ‘사랑’, ‘관계’, ‘인생’이라는 5가지 주제로 정리한 것이다. 이 이야기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결코 낯설지 않다. 그렇기에 저자가 강조한 5가지 조언 역시 우리 삶에 큰 영감과 위로를 준다.
*심리학자 모드 르안의 5가지 조언
1. 나조차 모르는 내면의 감정을 알아차리기 위해, 살면서 한 번쯤은 마음 놓고 울어 볼 것.
2. 누구도 나를 상처 주게 두지 말 것. 설령 그 사람이 부모일지라도.
3. 사랑이 떠나가도 나는 여전히 괜찮은 사람이라는 믿음을 가질 것.
4. 세상에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가득하지만, 그럼에도 소통하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말 것.
5. 긴 인생 앞에서, 어떤 폭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기둥을 세울 것.
11년간 사랑받은 파리의 심리학 카페
아픔과 고통을 성찰하는 29가지 심리학 처방전
18년간 총 916회 열린 심리학 카페에 다녀간 사람은 5만 명에 달하고, 긴 세월 동안 쌓인 다양한 인생 데이터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보편적 고민에 대한 심리학적 통찰로 이어졌다. 그래서 이 책 속의 통찰은 11년이 흘러도 빛을 발한다. 갈수록 속이야기를 털어놓기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나 마음의 상처는 반드시 터놓고 이야기해야 치유된다. 《파리의 심리학 카페》는 마음의 상처를 성숙하게 해소하는 방법을 29가지 이야기를 통해 섬세하게 알려 주고 있다.
가지에 소금을 쳐서 물기를 빼면 가지의 쓴맛이 없어지듯이, 사람도 눈물을 흘릴 때 인생의 쓴맛이 덜어진다. 누군가 울음을 참고 있다면 참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누군가 이미 눈물 흘리고 있다면 그동안 많이 힘들었겠다는 관심과 위로의 말을 건네 보자. 그리고 그 말은 나 자신에게 먼저 건네야 한다.
지금 지치고 힘들다면 《파리의 심리학 카페》에 찾아가자. 혼자 있을 때조차 마음껏 울지 못하고, 힘든 줄도 모른 채 그저 열심히 살아가는 당신을 이 책은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 나와 비슷한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기특한 나에게도 “한 번쯤은 실컷 울어도 괜찮다”고, “그동안 많이 힘들었겠다”고 위로하는 시간을 가져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