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을, 손동작을 보며 그들의 감정선을 읽게 되었고 휴대폰을 하며 걸어가는 주인을 애틋하게 올려다보며 한 시도 눈을 떼지 않는 강아지들의 눈망울을 오래도록 눈에 담게 되었다. 세발자전거를 열심히 굴리며 횡단보도를 건너는 한 아이가 반대쪽에 도착할 때까지, 신호가 바뀌었음에도 모두가 약속한 것처럼 기다려주는 승용차 속 운전자들의 다정한 표정을 발견할 줄 알게 되었고 초록빛 나뭇잎 사이사이에 스며드는 빛을 따라 일렁이는 햇빛이 꼭 물결이 치는 강물 위의 윤슬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갈 때,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 때의 냄새가 어떻게 다른지 생각하게 되었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면 그 꿉꿉하고 축축한 냄새가 꼭, 답답한 하루를 보낸 내 마음과 닮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쩌면 사람 살아가는 것들의 끝자락에는
결국 같은 냄새가 나서,
우리는 또 하루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나만 고되지는 않을 거라는,
막연한 위로 덕분으로.
-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일기를 쓰다 - 中
내면을 들여다보는 글쓰기는 결국 ‘솔직한 나’를 마주하게 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공감을 주는 글을 쓴다는 것 역시, 결국 평소 누군가에게 차마 말하지 못했던 솔직한 감정을 작가가 대신 말해주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작가는 언제나 사람들에게 ‘나’를 드러낼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계속해서 글을 쓰고자 한다면 이 말은 꼭 해주고 싶다.
어떤 현상이나 질문이 떠올랐을 때
그에 대해 끈질기게 파고 들어가서
나만의 정의를 내려보는 연습이 중요하다는 것.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그때그때 느끼는 무수히 많은 감정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짬짬이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마음에 드는 글을 쓸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일단 써보고 퇴고하자!’라는 마음가짐을 장착한 채 말이다. 나 역시, 이 마음이 준비되었던 때가 비로소 글쓰기를 ‘감각’이 아닌, ‘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 글쓰기를 어렵게 느끼는 여러분에게 보내는 편지 - 中
우리가 모 출판사의 편집자라고 상상해 보자. 하루에도 수십 건의 투고 메일을 받는 편집자에게 원고를 일일이 읽는 것은 업무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시간이 꽤 많이 드는 과정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편집자는 원고를 보기 전 책의 전체적인 콘셉트와 방향성을 파악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 방향성을 소개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기획안’이 된다. 해서 만약 상업 작가로의 데뷔가 목표라면, 본격적인 원고 작업에 들어가기 전 기획안을 먼저 작성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번듯한 기획안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기성 작가와 경험이 풍부한 편집자 역시, 기획안을 쓰는 단계에서 가장 고민을 많이 한다. 기획안이란 결국 책의 전반적인 방향성을 설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약 기획안을 태어나 처음 써본다면 기획안을 쓰기에 앞서 기획안에 들어가는 항목들을 위한, 나만의 기획안 체크리스트 작업을 초안 삼아 작업해 본 후에, 그것을 바탕으로 투고용 기획안을 작업해 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아래는 내가 실제로 기획안을 쓰기 전 고려하는 목록들을 리스트업한 것이다.
- 출간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 -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