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37. ‘잔혹한 현실과 귀여운 통장’ 중에서
1차 플랫폼(문피아)에서 유료화한 첫 달에 65만 원을 벌었다면 7개월 째는 30만 원을 벌기도 힘듭니다. 뒤로 갈수록 연독률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안 그런 괴물들도 있지만 보통은 다 떨어집니다. 연독률이 떨어지면 수입이 줄어드는 게 당연합니다. 뒤로 갈수록 편수(화수)도 늘어나고, 단행본(e북) 매출도 생기니까 어느 정도는 상쇄가 되지만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위 표는 현실과 거리가 있습니다. 그냥 참고만 해주세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요점은 “많은 웹소설 작가들의 통장이 저렇게 귀엽다.”니까요. 사실 저 정도 성적이면 작가가 ‘현타’를 느끼고 150화 정도에서 조기 완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면 5개월(150일) 동안 한 달에 수십만 원밖에 못 버는 셈입니다. 매일 최소 세 시간씩 일하고도요. 이래도 웹소설이 직장인이나 자영업자의 부업에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p68. ‘전업 vs 겸업 vs 취미’ 중에서
전업인지 겸업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전업은 일단 돈을 벌어둔 다음 그 돈이 떨어지기 전까지 글쓰기에 전념하겠다는 것이고, 겸업은 글쓰기와 돈벌이를 병행하겠다는 것이니까요. 즉 순서의 차이일 뿐입니다.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본인의 성향과 상황에 달려 있습니다.
우선 6개월이든 2년이든 목표 기간을 정하세요. 기간은 가능한 길게 잡는 게 좋습니다. 그동안에 웹소설로 수입을 얻지 못해도 멘탈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준비하세요. 핵심은 웹소설 준비와 연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돈이나 시간에 쫓기면 글이 안 나오니까요. 인간관계와 생활패턴도 최대한 단순하게 정리하세요. 작가가 되면 자연히 그렇게 되지만요.
작품에 집중할 준비가 끝나셨나요? 그럼 이제는 작품 자체를 준비할 차례입니다.
p119. ‘새로고침병과 내글구려병’ 중에서
초보 작가들이 작품을 올리고 난 직후에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F5 키를 연타하는 것입니다. 브라우저를 새로고침하는 것이죠. 5분에 한 번, 심하면 1분에 한 번씩 무한 새로고침을 하며 초조함을 달랩니다. 조회수 하나에 웃고, 선작 하나에 환호하며, 댓글 하나에 무한한 희열을 느낍니다. 그러다가 몇 시간째 조회수가 안 늘어나서 울고, 선작이 하나 줄었다고 절망하며, 악플 한 개에 하루 종일 우울해하기도 합니다. 멘탈이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셈이지요. 이것을 ‘새로고침병(病)’이라고 합니다.
(…) 돌멩이가 호수에 떨어지면 파문이 일어나지만, 바위에 떨어지면 돌멩이가 깨집니다. 호수가 아니라 바위가 되세요. 내 기분은 내 겁니다. 남이 좌지우지하게 하지 마세요. 어차피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순 없습니다. 나랑 취향 맞는 사람만 끌고 가면 됩니다. 자신을 믿으세요.
p169. ‘웹소설이 어려운 이유’ 중에서
웹소설 집필이 어려운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200화(8권) 이상의 초장편이라는 점입니다. 매 화, 매 에피소드가 재미있어야 하고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기대감도 유지해야 하니까요. 이것은 100미터 달리기로 마라톤을 뛰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작가님들이 기대감과 도파민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기대감을 유지하지 못하면 독자들이 이탈해 버리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기대감만 유지할 수 있으면 모든 편이 재미있지 못해도 이탈하지 않습니다. 다음 화에 대한 기대감이 있으니까요.
이렇게 기대감이 중요하다 보니 기대감을 유지하는 기법들이 발전되어 왔습니다. 대표적인 기술이 클리프 행어(Cliff Hanger), 즉 ‘절단신공’입니다. 한 화가 끝날 때쯤 다음 화가 궁금하게 만들어주는 거죠. 웹소뿐만 아니라 웹툰과 드라마도 애용하는 기본 스킬입니다. 하지만 어설프게 사용하면 독자들의 짜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연재 중일 경우 24시간 동안, 주말이 끼어 있으면 48시간 넘게 답답함을 해소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많은 작가님들이 궁금하게 끝내지 말고 기대감이 들게 끝내라고 합니다. 다음 화에 뭔가 중요한 일이 벌어지겠구나, 하는 예측과 기대감을 주면서 마무리하라는 뜻이죠. 저도 늘 염두에 두며 쓰고 있습니다. 연설이든 영화든 웹소설이든, 마지막을 어떻게 끝내느냐가 해당 화수의 인상을 좌우하는 법이니까요.
p233. ‘데뷔 확률을 200% 높여주는 필살기’ 중에서
“여러분의 경험을 바탕으로 웹소를 써 보세요.”
공장에서 일해본 적 있나요? 그러면 생산직 직원이나 설계직 직원이 어느 날 갑자기 상태창을 보기 시작하고, 그 덕분에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는 이야기를 써보세요. 그 덕에 중소기업에서 승승장구한 다음 중견기업으로 이직하고, 마침내 대기업으로 이직해서 놀라운 활약을 펼치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 사장과 중견기업의 미녀 간부, 재수 없는 상사, 대기업 회장 등등이 주인공을 주목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모두가 주인공을 무시하고 의심하지만 주인공의 놀라운 퍼포먼스를 목격한 뒤에는 어떻게든 자기편으로 만들려고 안달복달합니다. 주인공은 이 과정에서 감탄받고 칭찬받고 인정받고 사랑받고 지위와 권력을 얻게 되고요.
제가 일일이 예로 들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직업들이 있습니다. 알바도 가능하고 계약직도 가능합니다. 경찰이나 공무원도 좋고 군대도 좋습니다. 횟집이나 시장에서 일한 경험이나 택배기사, 대리기사, 배달기사 경험도 좋습니다. 코인이나 주식투자를 해본 적이 있으면 그것도 좋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