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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코미디 기술

우리만의 농담을 발명하자


  • ISBN-13
    979-11-6873-149-3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 오월의봄 / 도서출판 오월의봄
  • 정가
    20,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06-18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금개
  • 번역
    -
  • 메인주제어
    에세이, 문학에세이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에세이, 문학에세이 #여성문화 #성소수자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8 * 188 mm, 324 Page

책소개

■ 짧은 책 소개

 

팟캐스트 진행, 각종 인권 행사 사회자, 언제나 사람들을 웃기고 싶어 하는, 웃기고 다니는, 웃겨지고 웃겨주기를 인생 최대 목표로 삼는 창작자/활동가 금개가 본격적으로 적정 코미디 기술을 안내한다. 가르치는 자리에서 ‘웃기다’, 웃겨야 할 자리에서 ‘가르치려 든다’는 피드백을 듣는 전직 교사로서 급기야 자기계발서를 표방한 에세이를 통해 교훈을 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래라저래라 하는 이야기들에 헛웃음이 터지다보면 어느새 우리 안의 광대 욕망을 발견하게 되는 무서운 책이다. 게다가 자신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다른 코미디언과 창작자들을 만나 인터뷰까지 하는 바람에 책이 더욱 풍성해져버렸다. 엄격한 기독교 가정의 퀴어로 자란 저자에게 현실을 벗어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웃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말을 걸고 장난을 친다. 함께 웃는 순간만큼은 새로운 시공간이 열리기에, 그 마법 같은 순간을 더 자주 만들기 위해 그의 삶은 점점 더 코미디에 대한 애정과 궁리로 채워졌다. 그 마법 같은 순간에 당신을 초대한다.

 

■ 긴 책 소개

 

우리는 한 번쯤 광대를 꿈꿔야 한다!

고난 속에서도 웃음을 만들어내는 법을 배워보자

★코미디 실전 연습문제 수록★

 

어려서부터 각종 시트콤과 미디어 속 웃기는 사람들을 보며 애정하고 동경하다 기어이 그들처럼 웃기는 창작자가 돼버린 금개. ‘여자 사랑’을 이야기하는 팟캐스트 〈생방송 여자가 좋다〉는 4년째, 각종 퀴어 인권 행사 진행은 어느덧 8년째, 그 외에도 인권과 코미디가 함께하길 기대받는 온갖 자리에 매우 자주, 금개가 있다. 늘상 마이크 앞에서 ‘입담’으로 사람들을(특히 여자들을) 웃기고 싶어 하며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하는 사람, 그런 금개가 적정 코미디 기술을 안내하는 책으로 처음 독자들을 만난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를 표방한다. 가르치는 자리에서 ‘웃기다’, 웃겨야 할 자리에서는 ‘가르치려 든다’는 피드백을 듣는 전직 교사 금개가 급기야 에세이를 통해 교훈을 주겠다고 나섰다. 자기계발서의 비장함과 단호함을 빌려와 말하면서도 사실 웃기는 법은 가르쳐줄 수 없기에 ‘코미디 자기계발서’는 어차피 실패할 시도라고 고백하지만, 이래라저래라 하는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어느새 우리 안에 간직해온 광대적 욕망을 발견하게 하는 무서운 책이다.

적정 코미디 기술을 안내하려다보니 금개가 매혹된 콘텐츠나 다른 창작자들의 이야기도 빠질 수 없게 되었다. 그들의 유머와 훌륭함을 함께 드러내는 것이 이 책의 부차적 목표. 스탠드업 코미디언, 연극인, 유튜버 등의 인터뷰이들과 뒤얽히는 대화는 저자만의 목소리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실질적으로 코미디언들의 기술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연대와 우정, 사랑 등 삶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또 한 가지 재밌는 구성은 책 곳곳에 마련된 실전 워크북이다. 코미디 기술을 연마할 수 있는 각종 연습문제를 마련한 총 9개의 ‘익힘책’ 코너는 웃기고 싶다는 욕망을 간직해온, 또는 새롭게 발견한 당신에게 곧장 써먹을 수 있는 실용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유명한 스탠드업 코미디언의 농담을 다시 써보는 연습, 상대를 재치 있게 놀리는 로스팅 연습, 시트콤을 구상해보는 연습, 스탠드업 코미디의 기본 구성인 셋업-펀치라인의 다양한 예시와 연습문제까지 코미디언으로서의 자기계발을 위한 워크북 또한 풍성하게 마련되었다.

 

“나에게 코미디는 예술 장르라기보다는

인생의 태도이다.”

 

저자에게 코미디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웃김’에 있지 않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의도성이다. “어쩌다가 웃겨버린 게 아니라 웃기려는 작정을 하고 웃기는 것이 코미디라면”(11쪽) 코미디언의 주관성이 얼마나 치열한 고민을 거쳐 만들어졌으며 그것이 어떤 훈련을 거쳐 어떻게 발현되는지, 그 결과 어떤 일이 일어났고, 만약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대처했는지까지에 관심이 있다.

이 주관성과 의도성 때문에 코미디는 실패하는 경우 철저히 비극이 된다. “슬픔이나 절망에 가까운 감정”(12쪽)을 맞닥뜨리고 마는 것이다. 저자는 바로 이런 코미디의 특징, 즉 명확한 의도와 주관을 가지고 누군가를 웃기려 해도 그 결과는 웃는/웃지 않는 상대에게 온전히 달려 있으며 열에 아홉은 실패할지 모르는데도 계속해서 ‘굳이’ 시도하는 행위에 애정과 열정을 품는다.

그러니 저자에게 코미디란 “예술 장르라기보다는 인생의 태도”(12쪽)다. ‘정상’과 ‘규범’에서 거리가 먼 자신을 둘러싼 세상이 아무리 암담하더라도 꿋꿋이 희극적으로 바라보길 멈추지 않는 것, 속으로 삭히며 참지 않고 밖으로 내뱉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 그런 자신을 세상이 우스운 광대처럼 취급하더라도 상관없을 정도로 마음을 단련하는 것, 나와 같은 누군가를 웃기는 순수한 기쁨을 위해 자신의 애정을 항상 남겨두는 것.

금개는 우리가 “유머러스한 사람보다는 코미디언이 되었으면”(13쪽) 하고 바란다. 누군가를 비웃으며 낄낄대는 웃음이 아니라 정정당당하고 솔직한 웃음을 만들어내는 법을 배우자고 말한다.

 

우리만의 농담을 발명하자

 

차별과 억압을 견디고 사회와 불화하는 퀴어에게 ‘지금, 여기, 나’에게서 벗어나고 싶다는 욕망은 익숙하다. 엄격한 기독교 가정의 퀴어로 자란 금개에게 현실을 벗어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다른 사람과 함께 웃는 것이었다. 그래서 시트콤과 책으로 만난 인물에게, SNS와 광장의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장난을 쳤다. 함께 웃는 동안만큼은 새로운 시공간이 열렸기 때문이다. 그런 마법 같은 순간을 더 자주 만들기 위해 그는 코미디에 대한 애정과 궁리로 자신의 삶을 채웠다.

그러다 기어이 이래라저래라 하며 코미디 기술을 안내하겠다고 책 한 권을 써내기에 이른 저자는 “모든 이분법적인 경계를 흩뜨리며 웃음 뒤에 있는 본질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것이 좋은 코미디가 하는 일”(319쪽)이라고 말한다. “남자와 여자, 잘함과 못함, 좋음과 나쁨과 같은 기존의 테두리를 알면서도,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이걸 쥐고 다른 어떤 가능성을 창조해보는 것.”(319쪽) 이는 다시 말하자면 소수자/약자들이 마주하는 온갖 부조리를 웃음으로 꿰뚫는 또 다른 방식의 투쟁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코미디는 “관계 맺기에 관한 장르”(319쪽)다. 웃어줄 사람이 없다면 애초에 성립 불가능하다. 소수자의 삶에 찾아드는 고난 속에서도 ‘우리’로서 웃는 어떤 기적적인 순간을 만들어내기,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우리’가 되어 웃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우리만의 농담을 발명하자고, 이 책은 손을 내밀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광대의 결심

 

1부 일상의 기술

1장 지각하지 마라

2장 위험을 감수할 이유를 찾아라

익힘책 1: 샤펠 농담 다시 써보기

3장 클럽 대신 카페에 가라

익힘책 2: 웃음 카페 창업 디자인

 

2부 관계의 기술

4장 팟캐스트 하자고 해라

4.5장 아장맨의 답장

익힘책 3: 먼저 제안하는 연습

5장 읽고 굽고 놀려라

익힘책 4: 로스팅 실전 가이드

6장 가짜라서 더 좋은 친구를 사귀어라

익힘책 5: 시트콤 연습

 

3부 창작의 기술

7장 뭐가 되려고 해라

8장 자기 목소리로 말하라

익힘책 6: 코미디언 강점 테스트

9장 관객을 그리로 데려가라

익힘책 7: 셋업-펀치라인 예제

 

4부 코미디언들의 기술

10장 단순한 목표로 싸워라: 스탠드업 코미디언 원소윤

익힘책 8: 원라이너 연습

11장 새로운 전제를 만들어라: 스탠드업 코미디언 김서연

익힘책 9: 퀴어한 논리 구조 만들기

12장 모두 잊고 반복하라: 유튜버 예지주

13장 웃음의 범주를 넓혀라: 1인 극장 김은한

14장 관객을 당황시켜라: 벌레스크 퍼포머 불잠지

15장 무대에서 자아를 실험하라: 크리에이터, 회사원 세레나

 

에필로그: 우리만의 농담을 발명하자

본문인용

망신당할 위험과 귀갓길의 자책을 무릅쓰고도 기어이 웃기려는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기운이 빠진다. 너무 웃어서일 수도, 자꾸 시도하는 모습에 공감성 수치를 느껴서일 수도 있다. 아무쪼록 열심인 광대들을 만나면 너무나도 묻고 싶어진다. 대체 무엇이 당신을 광대로 만들었나요. 실패를 감수하고 결국 말하게 되는 이유가 뭔가요. 더 잘 웃기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나요. 무엇에 웃고 무엇에 웃지 않나요. (프롤로그: 광대의 결심, 5~6쪽)

 

그러니까 나에게 코미디는 예술 장르라기보다는 인생의 태도이다.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얼마나 희극적으로 바라볼 것인가, 거리낌 없이 말을 내뱉기 위해 혼자 고민하는 시간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천박하고 바보 같고 우스운 광대처럼 보여도 상관없을 정도로 스스로의 마음을 단련하는 일, 남을 웃기는 순수한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 사랑하는 마음을 언제나 남겨두는 일. (프롤로그: 광대의 결심, 12쪽)

 

나의 네 번째 연상녀(상담 선생님)는 이렇게 표현했다. 

“혜지씨 안에서 진보와 보수가 싸우는 것 같아.”

보수세력의 골자는 20세 전까지 부모님과 교회가 원했던 ‘목적이 이끄는 삶’이다. 타의 모범이 되는, 글로벌 인재가 되는, 아름다운 연애를 하고 대접받고 사랑받고 결혼하고 아기 낳고 남들 수입만큼을 십일조로 헌금하는 삶을 주된 목표로 한다. 모든 것을 아시는 주님 앞에 부끄럽지 않게 과정은 성실해야 하고, 결과는 주님께 영광 돌릴 수 있을 만큼 빛나야 한다. 나는 제법이었다. 서울에 오기 전까지, 세월호가 침몰하기 전까지, 강간당하고 임신중절하기 전까지, 여자 애인을 사랑하게 되기 전까지는. (1장 지각하지 마라, 22~23쪽)

 

말조심에 대한 가르침은 차고 넘친다. 천 냥 빚을 지거나 갚을 가능성, 침묵이 금이라는 자본주의적 접근부터 종교적 가르침까지. 성경에는 “많이 말하는 데에는 죄가 있다. 그러나 침묵하는 자는 지혜롭다”, 법구경에는 “말이 너무 많으면 그 끝에 항상 후회가 따르며, 말하지 않으면 후회할 일이 없다”고 쓰여 있다. 그런데도 굳이 말하려는 이유가 뭐란 말인가? 그것도 한없이 섣부르고 가벼운 농담을? 나의 광대 DNA에는 각인되어 있다. 누군가를 웃기면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같은 농담에 웃고 나면 너랑 나 사이에 그어져 있던 선은 우리를 포함하는 바깥으로 다시 그려진다. 농담 이후엔 선 안쪽에 함께 서 있을 수 있다. 나는 최대한 선을 멀리 그리고 그 안에 많은 사람들과 함께 서 있고 싶다. 그걸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작게 뛰어내릴 준비가 되어 있다. (2장 위험을 감수할 이유를 찾아라, 38쪽)

 

코미디에는 ‘로스팅(roasting)’이라는 형식이 있다. 직역하면 ‘굽기’인데, 불타기 전의 아슬아슬한 주제로 슬슬 열받게 놀린다는 점에서 실제 굽는 행위와 비슷하다. 한국의 누리꾼 용어로는 ‘딜 넣다’가 적절하게 대응된다. ‘딜’이 실제로 상대에게 타격을 줬을 때 ‘긁혔다’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로스팅에서 긁히면 ‘탔다(burnt)’라는 표현을 쓴다. 대개 유명인이나 정치인을 놀리며 그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조 바이든이 아직 미국 대통령일 때 백악관 만찬에서는 코미디언들을 초대해 로스팅 공연을 하라고 아예 판을 깔아줬다. 〈SNL(Saturday Night Live)〉에서 시사 코너를 진행하는 콜린 조스트의 로스팅 첫 농담은 이거였다. (5장 읽고 굽고 놀려라, 93~94쪽)

 

챈들러는 내가 퀴어 정체성을 알게 된 후로 더 애정을 갖게 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누가 봐도 해결 안 된 어린 시절의 문제들을 안고 있다. 이혼한 부모, 무려 드랙퀸인 아버지, 낮은 자존감 등. 그의 트라우마를 일시적으로 방어하는 방식이 농담이 아니었을까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이해되지 않는 세상이나 봉합되지 않은 상처를 농담으로 넘기는 것은 퀴어들에게 익숙한 장면이다. 전역 후 트랜지션한 친구가 군생활에 대해 이야기할 때 폭탄 해체 작업에서 리본 매듭을 예쁘게 묶었다고 농담하듯이. 퀴어 친구들과 자조적인 농담을 하며 사회에 꾸역꾸역 맞추느라 힘들었던 나날을 그럭저럭 넘긴 걸 떠올린다. 웃기거나 웃어버리는 행위는 어떤 상황을 그나마 견딜 만하게 해준다. 실제로 별로 괜찮지 않고 인생은 쉽게 괜찮아지지 않지만 자조적인 농담으로 웃기거나 웃어버리면 어쨌든 좀 더 버틸 수 있게 되니까. (6장 가짜라서 더 좋은 친구를 사귀어라, 114~115쪽)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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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금개
본명은 금혜지, 개와 쥐를 좋아하는 닭띠. 강원, 충북, 충남을 거쳐 서울에서 친구들과 살고 있다. 팟캐스트 〈금개의 시도〉, 〈생방송 여자가 좋다〉(공동)를 진행했다. 각종 젠더 트러블, 경계와 사이에 있는 유머와 공동체에 관심이 있다.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는 모토로 한국사회와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돌아보며 급진적인 사상을 벼려내는 책을 내보자고 다짐하면서 2011년 첫걸음을 뗐습니다. 노동자, 장애인, 여성, 퀴어 등 소수자의 삶과 투쟁을 다루는 책들을 주로 출간합니다. 이 시대의 자본주의적 삶을 형성하는 중요한 정치적ˑ문화적ˑ사회적ˑ경제적ˑ생태학적 문제들을 비판적으로 사유하고 대안적 실천을 모색하는 책들을 꾸준히 출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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