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삶이 별 볼일 없었어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구나,
그런 깨달음과 희망을 주는 책
저자가 모 기업 관리자들(50대 전후)을 대상으로 강의를 나갔던 이야기다.
세일즈 성과 리더십 교육이었는데, 다들 웃지도 않고 심각한 표정들이라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한다.
“100세가 된 내가 지금의 나를 보면 무슨 말을 할까요?”
잠시 침묵이 이어지더니 누군가 이렇게 대답했다.
“아직은 젊어, 그 나이엔 뭐든 다시 시작할 수 있어.”
50대 전후에도 회사에서 임원을 달지 못하면 퇴사의 압박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성과에 민감하고, 사내 교육을 받는 것 자체도 퇴직의 수순인 것만 같아 스트레스를 받는다. 길게 오래 가는 것도 직장생활의 전략이라지만, 나보다 먼저 승진한 동료나 후배를 보면 서운하기도 하고 자존심도 상하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당장 사표를 낼 수도 없다. 자녀의 대학 졸업, 결혼, 부모님 부양 등 뭉칫돈 들어갈 일이 한참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독립이나 은퇴 후 삶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긴 어렵다. 뭔가 새로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나이가 아닐까, 괜히 시작했다가 평생 모은 퇴직금만 날리게 되는 거 아닐까. 《늦었다고 포기하기에 오십은 너무 젊다》는 이러한 고민들로 불안해하고 조급해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는 서른둘에 금융회사 지점 계약직 사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해 마흔둘에 본사 교육팀장이 되었고, 마흔넷에 교육 컨설턴트 프리랜서로 독립했다. 퇴사하기 전 사내에서 산업강사로서 자기 경력을 쌓았고, 독립 직후 업계 1등 강사로 언론의 주목을 받아 언뜻 보면 잘나가기만 한 같다. 그러나 활짝 웃는 모습 뒤엔 1인 기업가의 고민과 절실함도 있었다.
회사에서 받던 한 달 급여를 하루에 현금 처리로 받는 뿌듯함이 있는 반면, 비수기에는 수입이 제로가 될 수 있겠다는 불안감이 늘 있었다. 강의가 많으면 몸이 피곤하고, 강의가 적으면 마음이 피곤하다. 회사에서 실수한다고 당장 잘리지 않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선 그걸로 끝이다.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말해볼 수도 없다. 늘 해왔던 대로만 하면 현상유지는커녕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되니, 끊임없이 쇄신하고 자기 가치를 만들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독립하고 보니 회사에 있었더라면 경험해보지 못했을, 무수히 많은 도전의 순간을 직면하게 됐다. 그러나 그런 순간들은 대부분 포기하지 않는 성실함과 실행력이 있으면 해결이 된다는 것도 깨달았다. 큰돈이나 대단한 인맥이 있어야만 되는 게 아니라, 누구나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음을 저자는 자신의 삶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위기의 순간들을 어떻게 자기 발전의 기회로 만들며 20년 넘게 업계 대표 강사로 자리매김해왔는지가 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화려한 스펙 없이 성실함과 실행력으로 이룬 저자의 삶은, 가족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오느라 지쳤고, 남은 절반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이들에게 ‘아,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지금부터 준비해 도전해볼 만하구나.’ 하는 희망과 용기를 준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이란 스펙이 삶의 등급을 결정하는 것 같아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인생은 역전되기도 하니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볼 만하다. 지금 내가 어느 위치, 어떤 상황에 있든 남은 50년 동안 우리 인생은 아마도 몇 번의 역전을 거듭할 것이다. 그것이 좋은 방향일지 나쁜 방향일지 결정하는 것은 오늘의 나, 새로운 출발점에 선 오십의 내가 결정한다.
‘이 나이에 새로 시작할 수 있을까?’ 망설이는 오십에게 저자가 답한다.
“살아온 날만큼이 더 남아 있는 오늘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 그것도 지금껏 살아온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가지고 다시 살아볼 수 있다. 새 집으로 이사해서 전자제품을 모두 새것으로 바꾸고 시작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인생을 통째로 다시 시작해볼 수 있는 절반의 삶이 남아 있다. 늦었다고 포기하기에 오십은 너무 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