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고 정든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칠,
그날은 반드시 올 거야!
머나먼 북극 바다에 살았던
하얀 돌고래 레루.
인간들의 손에 잡혀 도시의 수족관에 갇히고 마는데…….
북극 바다에서 엄마 벨루가와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던 꼬마 벨루가 레루. 엄마 벨루가는 늘 레루에게 조심해야 할 생물들에 대해 가르쳐 줍니다. 그중에는 헤엄을 치지는 못하지만 바다 위에 떠서 벨루가들을 잡아가는 인간이라는 생물도 있었지요. 레루는 인간들이 두려우면서도 왠지 모르게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바다 위로 비가 내렸고 레루는 빗소리에 이끌려 바다 표면 위로 올라갔습니다. 엄마 벨루가는 레루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예감 때문에 서둘러 레루를 쫓아가지만, 이미 늦어 버렸습니다. 레루는 인간의 배 근처에 있었고, 인간이 쏜 작살에 맞아 끌려가고 말았습니다.
레루는 인간들에 의해 어디론가 멀리멀리 이동했고, 어두운 수족관 속에서 끝없이 잠들어 있었습니다. 인간들이 찌르는 주삿바늘 때문이었지요. 잠을 자는 동안에는 북극 바다에서 엄마와 만나는 꿈을 꾸었고, 꿈속에서 친구들이 모두 괴물로 변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레루는 서울의 한 수족관에 갇히게 되지요.
그런데 레루 앞에 은이가 나타납니다. 월영 시라는 지방 도시에서 서울로 전학을 오게 된 은이는 바뀐 도시에서 잘 적응하지 못합니다. 마치 레루처럼요, 은이와 레루는 무언가 통한 것처럼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되고 교감하게 되지요. 그리고 은이와 레루가 교감하는 장면이 인터넷에서 큰 화제가 됩니다. 과연 은이와 레루는 어떤 미래를 맞이하게 될까요? 둘은 당장 눈앞에 떨어진 고통스러운 현실을 딛고 일어나 행복을 거머쥘 수 있을까요?
하얀 돌고래 레루와 인간 소녀 은이가
서로 교감하며 자신의 운명을 바꾸어 가는
감동의 자연 친화적 성장 스토리
최근 에스앤에스에서는 하얀 돌고래가 수족관에서 아이들과 교감하며 장난치고 애교를 부리는 영상이 꽤 유행했습니다. 이 하얀 돌고래는 벨루가라고 하는 종류의 고래로 지능이 높고 호기심이 많아 인간과 교감이 잘 이루어지는 동물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영상 속 벨루가들은 인간과 어울려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요. 그런데 과연 그 모습이 전부일까요? 과연 북극 바다에서 살던 벨루가들을 서울의 수족관까지 잡아와서 사육하는 것에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것일까요?
《하얀 고래 레루》는 북극 바다에 살던 벨루가 레루가 서울의 한 아쿠아리움에 잡혀 와서 두려워하고, 갈등하고, 그리워하고, 그 모든 것을 이겨내는 과정을 철저하게 동물의 시각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인간의 시각으로 마음대로 동물의 현실을 재단하기보다는, 어린이 독자들이 동물의 입장에 서서 그들의 기분이 어떠할지 스스로 체험해 보게 하는 작품입니다. 또한 우리가 수족관이나 동물원에서, 혹은 인터넷상에서 보는 동물들의 귀여운 모습 이면에 감춰진 슬픈 진실에 어린이 독자들이 한 번쯤 눈길을 돌려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는 책입니다.
더 나아가, 낯선 환경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인간 소녀 은이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낯선 환경에 놓인 레루와 교감하고 구출해 내는 일련의 과정들은 굳은 의지만 있다면 어떤 시련이든 극복할 수 있다는 강한 용기를 독자에게 선사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어 선한 실천을 이루는 은이의 모습은 그 과정을 지켜보는 독자의 내면까지도 한층 성장하게 합니다. 부디 많은 어린이가 이 작품을 읽고, 옳고 그름을 제대로 가릴 줄 알고, 자연을 사랑하는 훌륭한 세계 시민으로 자라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