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티메오와 마법의 조약돌』은 같은 하루를 반복하는 타임 루프 구조를 통해 학교 안의 작은 권력과 예민한 아이의 마음, 완벽하지 않아 더 소중한 삶의 순간을 섬세하게 그려낸 그래픽노블입니다. 두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섬세한 통찰, 사랑스러운 그림이 독자에게 가닿기를 바랍니다. 2025년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의 청소년 부문 공식 후보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학교란 누구에게나 같은 공간일까?
학교는 신나는 곳일 수 있어요. 친구들이랑 웃고, 운동장에서 뛰놀고, 급식에 감자튀김까지 나온 날이라면 금상첨화! 하지만 어떤 아이에게는 학교가 조금 다르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매일 아침, 속이 답답한 마음으로 등교하고, 버스에 타기 전부터 어깨가 푹 내려가는 그런 곳. 주인공 티메오에게 학교는 바로 그런 공간입니다.
‘다름’이 ‘배제’가 되는 교실
어느 날, 티메오는 전학 온 낯선 소녀 로야를 만납니다. 거칠고 당당한 태도, 단단한 눈빛. 처음엔 조금 낯설지만, 곁에 있으면 묘하게 마음이 놓이는 아이. 로야는 티메오가 처음으로 ‘진짜 친구’라고 느낀 사람이에요. 하지만 어른들도, 아이들도 로야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그녀를 “며칠 있다 떠날 유랑민”이라 말하고, 아이들은 ‘집시’라고 부르며 선을 긋습니다. 이 책에서는 다름이 배제가 되는 교실 풍경을 비춥니다.
삶의 결을 감지하는 능력, 예민함
티메오는 조금 많이 예민한 아이입니다. 사람들의 말 한마디, 눈빛 하나에도 마음이 흔들리지요. 이 책은 그런 예민함을 고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예민함 덕분에 다른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는 말투나 표정, 폭력의 기미를 가장 먼저 알아차릴 수 있다고 말해요. 타임 루프가 반복되면서 티메오의 시선으로 보는 주변 사람들의 얼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눈여겨 보세요. 반복되는 시간을 지나며 감정에 쉽게 흔들리고 상처받던 아이가 조금씩 사람들과 연결되어 가는 모습이 섬세하고 생동감 있게 그려집니다.
상처받은 마음이 ‘작은 권력’을 쥐었을 때
하루를 반복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 티메오는 시험을 다시 보면서 좋은 점수를 받고, 자기를 놀리던 아이들에게 통쾌하게 한 방 먹이고(!), 어른들도 깜빡 속게 만들어요. 처음엔 속이 다 시원했지만, 익숙함은 점점 ‘통제력’이 되고, 통제력은 곧 ‘작은 권력’이 되어버립니다. 상처받던 사람이 ‘작은 권력’을 쥐었을 때, 그 마음은 어디로 향할까. 이 책은 애민하고 본질적인 질문을 회피하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 할머니의 건강이 더 나빠지고, 이별이 두려운 티메오는 내일을 미루려고 같은 하루를 수십 번씩 반복합니다. 결국, 함께 모험하던 로야는 변해버린 친구와 의미 없는 시간의 반복에 실망하고 티메오를 떠납니다. “그건 반칙이야. 돌이 널 어둡게 만들고 있어.”
돌에 가두기에는 아름다운, 진짜 삶
마법의 조약돌 덕분에 하루는 점점 더 완벽해지지만, 로야가 떠난 후부터는 예전처럼 즐겁지 않고, 모든 게 심드렁해요. 책을 읽다 보면 나도 저 조약돌, 한 번쯤 써보고 싶다! 미래를 미리 알고, 실수를 되돌리고, 결과를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다 보면 살짝 마음이 바뀔지도 몰라요. “돌 안에 가두기에는 삶이 너무 아름다워요.” 로야의 할머니가 전하는 이 말처럼, 우리가 기대하지 않은 순간들, 생각지 못한 감정, 우연한 연결 그런 불확실 속에 삶의 진짜 아름다움이 숨어 있다고 이 책은 조용히 이야기합니다.
두려움을 이기는 작은 용기
시간을 붙잡고 싶던 티메오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조약돌을 놓아도 될까?
조약돌을 손에 쥔 채 조용히 멈춰 선 티메오.
이제 조약돌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런 독자에게 권합니다
– 감정에 예민하고 사람 눈치 많이 보는 독자
– 밤마다 이불킥, “아 그때 왜 그랬지…” 싶은 독자
– 후회되는 장면을 다시 고치고 싶은 독자
- 한 번쯤은 통쾌한 복수를 해보고 싶은 독자
함께 나눌 이야기
1. 예민한 건 나쁜 걸까, 좋은 걸까?
– 티메오처럼 감정에 민감한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2. 학교는 모두에게 같은 공간일까?
– 누군가에게는 즐거운, 누군가에게는 힘겨운 학교와 교실.
3. 우리가 그어놓은 ‘우리’와 ‘그들’ 무엇이 있을까?
– 교실 속, 사회 속 보이지 않는 경계에 대해.
4. 하루를 다시 살 수 있다면, 어떤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나요?
– 타임 루프라는 설정이 던지는 개인적 질문.
5. 같은 하루를 계속 살면 뭐가 달라질까요?
- 실수, 연습, 감정 조절, 반복되는 일상에서의 성장
6. 작은 권력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쓰일까?
–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티메오가 쥐게 된 힘과 티메오의 변화.
7. ‘진짜 친구’란 어떤 관계일까?
– 로야와 티메오의 관계를 통해 보는 우정.
8. 상황이 달라진 걸까, 내가 달라진 걸까?
– 시간의 반복 속에서 티메오의 시선이 변하면서 달라지는 관계들.
9. 내일을 맞이할 용기란 무엇일까?
– 조약돌을 손에 쥔 티메오의 결단, 그 마지막 장면에 담긴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