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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택시

택시 운전석에서 세상을 바라봅니다


  • ISBN-13
    979-11-6861-467-3 (03330)
  • 출판사 / 임프린트
    산지니 / 산지니
  • 정가
    19,8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05-15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김지영
  • 번역
    -
  • 메인주제어
    사회, 문화: 일반
  • 추가주제어
    에세이, 문학에세이 , 사회, 윤리적 이슈 , 사회 차별, 평등한 대우
  • 키워드
    #사회, 문화: 일반 #에세이, 문학에세이 #사회, 윤리적 이슈 #사회 차별, 평등한 대우 #택시 #운수노동 #은퇴 #가족 #개인택시 #법인택시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35 * 200 mm, 256 Page

책소개

도로 위 1평의 공간, 택시 안에서 목격한 우리 사회의 민낯

'택시 운전사'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택시 운전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중에는 승차거부, 난폭운전, 꿉꿉한 냄새, 정치 이야기 등의 불필요한 대화와 같은 것이 있을 것이다. 저자 역시 이러한 선입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인생의 마지막 직업으로 택시 운전사를 선택하고 택시 업계에 몸담으며 그는 택시 운전사들이 오해와 편견 속에서 일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저자는 나이 육십을 앞두고 택시 운전대를 다시 잡았다. 이십 대, 첫 번째 택시 기사 생활은 예상치 못한 사고로 3개월 만에 그만두었고, 사십 대 중반 4년간의 귀농 생활을 정리하고 이주한 제주에서의 기사 생활은 섬에서 '육지것'이 살아남을 수 있는 최선의 직업이었다. 다시 돌아온 서울,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하루 열두 시간, 한 평 남짓 택시 운전석에서 길 위의 손님을 찾아다니는 운수(運數) 노동자가 되었다. 

읽고 쓰고 노동하는 삶을 꿈꾸던 저자는 사회적 정년인 60세를 앞두고 택시를 운전하며 인생의 목표를 이루어나가고 있다. 『거꾸로 가는 택시』는 노년에도 일하는 삶을 꿈꾸는 평범한 택시 운전사의 삶을 통해 노동하는 삶의 가치를 전한다. 그리고 운전석에서 목격한 세상을 그만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써 내려간 글은 택시 기사이기에 발견할 수 있었던 한국 사회의 민낯을 보여준다.

 

'길빵'에서 '콜빵'으로, 택시도 시대에 따라 변한다

1부 「나이 60을 앞두고 운전대를 다시 잡다」에는 택시 업계의 해결되지 않는 문제인 사납금제, 운전자 폭행, 시대의 흐름에 따른 택시 손님의 유형 변화 등 그저 타고 내리기만 했던 택시 안에 일어나는, 뉴스에서만 볼 수 있었던 택시 운전사의 이야기가 담겼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은행 업무, 배달음식 주문, 공연 티켓 예매 등이 모두 손안의 스마트폰으로 가능해졌다. 택시 업계 또한 마찬가지다. 막차 시간이 되어가는 버스터미널이나 유흥가 거리에 줄을 서서 택시를 기다리고, 전화로 콜택시를 부르던 풍경은 어느새 사라지고 호출 앱으로 택시를 부르는 시대가 되었다. 길에서 택시를 잡아 탑승한 손님이 목적지를 기사에게 직접 말하는 모습을 이제는 찾아볼 수 없고, 택시 안에는 미리 입력한 목적지를 향해 운전하는 기사와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만 바라보는 손님 사이의 무거운 침묵만 흐른다. 

저자는 뉴스에서만 듣던 택시 운전자 폭행을 직접 당하기도 했다. 사건 이후 야간 운행에 대한 두려움으로 업무와 생계에 위협을 받기도 했지만, 목적지에 내리며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는 손님에게서 위로를 받고 다시금 용기를 내어 택시에서 손님을 맞기로 한다. 

동료와의 소통 없이 혼자서 근무 시간을 버텨내야 하는 택시 운전. 저자는 그 외로운 시간을 버티면서도 수천, 수만 명의 손님을 목적지에 내려주며 이 직업의 뿌듯함을 느낀다. 그렇게 그는 오늘도 다시 한번 택시 운전대를 잡는다.

 

택시 뒷자리에 오른 손님이 남긴 말

2부 「택시 운전석에서 목격한 세상」에서는 택시에 탑승하는 다양한 연령대와 성별, 직업군을 가진 승객들과의 대화를 통해 목격한 우리 사회의 면면들을 택시 운전사의 시선에서 바라본다. 

택시의 뒷자리에 앉은 손님들은 예측 불가능한 모습을 보여준다. 강남의 고급 요릿집 앞에서 태운 품위 있는 노부인이 가족들과 대화하며 입에서 저속한 욕이 튀어나오는 것을 보고 흠칫 놀란다. 팔을 문신으로 덮은 손님이 택시에 오르며 “기사님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라며 다정한 인사를 건네는 모습에서는 문신한 사람에 대한 고정관념이 벗겨진다. 겉으로 보고 예측한 말이나 행동이 아닌,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손님들의 모습은 우리가 가진 관념이 잘못된 편견임을 깨닫게 한다. 저자는 암병동에서 손님을 태우고 내려주면서 서울로 집중된 의료 인프라의 문제점에 대해 고민하고, 2024년 12월 3일 밤 빈차등을 끈 택시를 운전해 도착한 국회의사당에서 계엄의 현장을 직접 목격하며 민주주의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긴다. 

목차

프롤로그: 내가 선택한 마지막 직업, 택시 운전사 

1장: 나이 60을 앞두고 운전대를 다시 잡다
어머니께 내 직업을 말하지 못했다 
빈 택시들이 손님을 태우지 않는 이유 
고객님, 오늘도 때리고 기억 안 난다고 하실 건가요? 
택시 운전사는 시간과 사람을 견뎌야 한다 
현장에서 마주한 차별 
육지 사람의 제주 택시 운전사 생활 
사라지지 않는 사납금제 
운전자 폭행의 희생자가 되다 
'은퇴 없는 일자리'의 이면 
은퇴 후 개인택시를 고민하는 분들께

2장: 택시 운전석에서 목격한 세상
강남에서만 보이는 것들 
택시 안에서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 
'택시' 하면 떠오르는 편견 
룸살롱 다녀온 손님의 말 
품위 있어 보이는 노부인의 반전 
손님에게 느낀 모멸감 
경찰 전화 받은 10대 승객을 태우다 
운전하며 만난 손님의 문신 
암병동 손님들의 목적지는 
기독교인들이 남몰래 하는 일 
12월 3일 밤, 여의도에서 목격한 놀라운 광경 


에필로그: 더 이상 은퇴 후의 삶을 걱정하지 않는 이유

본문인용

P.31

택시를 타기 위해 더 이상 큰길까지 애써 나가지 않아도 된다. 골목길 집 앞에 도착한 택시를 타서는 굳이 목적지를 설명할 이유도 없고 내릴 때 요금이 얼마인지 물을 필요도 없다. 계산을 위해 카드를 꺼낼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이 모든 걸 스마트폰 앱이 수렴했다.

택시를 타고 내리는 순간까지 간단한 인사말 외에 다른 말을 보탤 이유도 사라졌다. 보태야 할 말이 사라지면서 택시 안 대화도 사라졌다. 손님이 말을 걸지 않는 이상 기사는 말을 건네지 않고 늙은 기사에게 들어야 했던 '라떼'와 '꼰대'가 마구 뒤섞인 주입식 대화도 상식 밖의 무례가 되었다.

_「빈 택시들이 손님을 태우지 않는 이유」

 

p.46

택시 기사들은 사회적 약자라는 생각 이면에 깔린 택시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수용하고 받아들인 후에 개선해나가야 한다. 반면 그렇기 때문에 쉽게 용인되는 택시 기사에 대한 폭언과 폭행은 그것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위법하고 불법적인 행위다.

택시가 있는 한 사라지지 않을 택시 폭행이라면 법적 책임을 강하게 물어야 한다. 무방비 상태의 택시 기사를 향한 폭행은 다른 폭행에 비해 훨씬 비겁하고 교활하기 때문이다. 그런 자들이 일관되게 기억에 없다고 말을 하는 것처럼 경찰이 오면 금방 양처럼 순한 모습으로 돌변하는 행태도 그렇다.

_「고객님, 오늘도 때리고 기억 안 난다고 하실 건가요?」

 

p.105

2025년은 택시협동조합이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지 10년이 되는 해다. 전국에 걸쳐 폭발적으로 늘어난 택시협동조합을 알리는 홈페이지에는 자율적·자발적이고,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으며, 출자지분을 양도·양수할 수도 있고, 은퇴 없는 행복한 일자리이며, 프랜차이즈를 통한 부가사업으로 추가 수익까지 올릴 수 있다는 아름다운 단어들의 향연이 펼쳐져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출자조합원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구분할 수 있는지, 협동조합에서 조합원과 합의된 계약으로 운영되는 일 기준금이 사실상 법에서 금지하는 사납금과 어떻게 다른지, 퇴사한 조합원에게 돌려주지 않는 출자금을 계속 사적 계약 문제로만 방치할 건지, 조합운영진의 공적 관리 주체나 부실 택시조합 처리 문제 등 법으로 보완하고 공공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_「'은퇴 없는 일자리'의 이면」

 

p.181-182

체격이 큰 아이에게 전화가 왔다. 경찰인 것 같았다. 전화기에 대고 아이가 하는 말을 들어 보니 둘은 보육원에서 생활하고 있었고 시설에서 가출 신고를 한 모양이었다. 한두 번이 아닌 듯 아이는 전혀 긴장하거나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태연하게 그리고 가끔 화를 내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아이들은 3만 원 가까운 택시비를 카드로 결제하고 차에서 내렸다. 나는 차를 길가에 댄 채 잠깐 멈춰 섰다. 그 나이 때 보통 아이들과는 동떨어진 일상을 살고 보편적이지 않은 자기들만의 말과 행동이 몸에 밴 두 아이의 잔상이 쉬이 지워지지 않았다.

_「경찰 전화 받은 10대 승객을 태우다」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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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김지영
1967년생. 전주에서 나고 자랐다. 운동권으로 이십 대를 보냈다. 군에서 제대하고 스페어택시 기사로 3개월 일했다. 강도 높은 택시노동과 그보다 더 강도 높은 진상손님을 처음 접해보고 혀를 내둘렀다. 서른둘에 결혼하고 이듬해 아들을 낳았다. 그해 서울로 이주해 보통의 회사원으로 살았다. 서른아홉이던 어느 금요일 오후 퇴근길 정체가 극심한 올림픽도로에서 귀농을 결심했다. 마흔하나에 산청으로 귀농했다. 다음 해 딸을 공개입양했다. 닭을 기르고 달걀을 팔아 먹고 살았지만 몸에 맞는 일은 아니었다. 4년만에 폐농하고 제주로 이주했다. 펜션을 하고 목수를 하다 잠깐 택시 운전대를 잡았다. 두 번째 택시운전이었다.
첫 책 『세상의 모든 소린이에게』(오마이북, 2016)를 냈고 7년을 살다 고향 전주로 이주했다. 여기에서 그럭저럭 살다 뼈를 묻을 줄 알았다. 2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짐을 싸서 서울로 왔다. 새로운 입양법 입법논쟁이 있었고 당사자단체에서 도움을 요청했다. 5년을 단체 사무국장과 국회의원 입법보조로 일했다. 그중 2년은 플랫폼택시로 투잡을 뛰었다. 세 번째 택시운전이었다. 서울로 나를 불러들였던 일이 마무리되어가던 2023년 9월, 개인택시를 샀다. 생애 마지막 직업이 되었다.
'산지니'는 가장 높이 날고 가장 오래 버티는 우리나라의 전통 매입니다. 갈수록 힘들어지는 출판 환경과 지역출판의 여건 속에서 오래 버티고자 하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행복과 공동체의 행복이 함께 이루어질수 있어야 합니다. 산지니의 책들이 나와 공동체의 소외를 극복하고 자본주의사회의 여러 중독에서 해방되어 행복해지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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