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여성이 왜 광장에 나오는지’는 우리 ‘2030 여성’의 발화를 통해 온전해질 수 있다. ‘2030 여성’이 그려온 삶의 궤적과 경험 속에서 오롯이 이야기될 수 있다. 지난 10여 년간 이들은 한국사회에 페미니즘과 성평등을 강력히 요구하며 스스로 진지를 구축했다. -9쪽(서문)
여기저기 여성에 대한 이야기가 넘쳐났지만, 정작 여성들의 얼굴은 또렷해지지 않았다. 여성의 목소리가 없는 자리에서 일방적으로 치켜세워지는 일만으로는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여성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 직접 말할 수 있는 시공간이다. 여성 개개인의 삶이 광장으로 연결되는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다. -10쪽(서문)
현장에 나가서 활동가분들 만나면서 연대라는 것 자체가 모르는 사람이 나에게 좋은 의미로 침범을 하는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37쪽(이민지의 이야기)
여성들이 엄연한 정치적 주체로 조명된 적은 거의 없었죠. 그래서 지금 이 변화가 더 의미 있지 않나 싶어요. 저는 이런 부분을 아주 기쁘게 바라보고 있어요. 더 이상 정치권이 우리를 무시할 수 없다는 확신이 생겼거든요. -57쪽(김소결의 이야기)
연대투쟁호를 만들면서 세월호 생각이 많이 났어요. 세월호는 사람을 죽이는 배였는데, 저는 어떻게 보면 사람을 살리는 배를 만들고 있는 거였으니까. -84쪽(최혜수의 이야기)
윤석열 하나 탄핵한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잖아요. 지난 수년간 해결되지 않았던 각자의 투쟁이 있어왔던 거고. 앞으로 모든 투쟁 현장에 다 나가겠다고 다짐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최대한 갈 수 있게 노력해보려고요. -117~118쪽(김예지의 이야기)
우리는 청소년이라는 위치에 서서, 우리와 같은 약자들과 대화하고 싶다. 우리는 막연한 미래가 아닌 살아 있는 현재에 관해 말하고 싶다. 겁내지 않아도 된다. 함께할 때, 우리는 그 무엇보다 큰 목소리를 가진다. 그 무엇도 거스르지 못할 연대의 파도가 되어 우리는 함께 싸울 것이다. -140쪽(윤혜경·이채현·노정현의 이야기)
집회에서 학생들을 만나면, 고맙고 미안한 감정이 동시에 들어요. 그 친구들한테는 투표권이 있었던 것도 아니잖아요. 지금의 정치 상황에 전혀 책임이 없는데도 거리로 나와서 목소리를 내고 있으니까요. -150쪽(한준아의 이야기)
저는 탄핵 광장으로 파생된 다양한 연대 활동들을 긍정적으로 봐요. 특히 시민들이 동덕여대나 전장연 시위에 많이 가는 모습들을 볼 때 그런 걸 많이 느껴요. -186쪽(김유진의 이야기)
어린 트랜스젠더 친구들에게 우리 나름의 모습을 계속 보여줄 수 있는 환경이나 커뮤니티가 되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단순히 남들의 삶을 선망하고 모방하는 형태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보여주는 공간요. 광장을 보면서도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정말 더 열심히 조직화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어요. -196쪽(김희승의 이야기)
나중에 더 많은 인력이 모이면서 의료부스도 점점 체계를 잡아나갔어요. 저희끼리 회의도 계속했고요. 불만이나 요구 사항이 들어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위급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등 프로토콜을 만들어나갔죠. 집회가 거듭될수록 저희도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던 것 같아요. -226쪽(조은영의 이야기)
저는 이런 공동체 문화를 너무 사랑하거든요. 한국사회가 갈수록 파편화되고, 공동체의 감각도 사라져가고 있잖아요. 그래서 광장에 나온 청년들이 여기서 만들어진 공동체에서 위로받고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266~267쪽(소진희의 이야기)
일상적인 이야기를 계속 나누면서, 농민분들한테 이 상황이 마냥 힘든 분위기만은 아니라는 느낌을 최대한 드리고 싶었어요. 수다 떠는 것도 시위와 연대의 한 방법이라고 한다면, 저는 나름대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연대를 했다고 생각해요. -281쪽(신이서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