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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자꽃이 피었다


  • ISBN-13
    979-11-308-2237-2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푸른사상사 / 푸른사상사
  • 정가
    18,5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04-2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김지수
  • 번역
    -
  • 메인주제어
    소설: 일반 및 문학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한국소설 #소설: 일반 및 문학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45 * 210 mm, 256 Page

책소개

마음속 꽃동산을 가득 채우는 웅숭깊은 이야기

 

김지수 작가의 소설집 『명자꽃이 피었다』가 푸른사상 소설선 67로 출간되었다. 소설 속 인물들은 삶의 불안과 무상함을 안고 살아가면서 길 없는 길을 묵묵히 그리고 치열하게 걸어나간다. 마음속 꽃동산을 가득 채우는 웅숭깊은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햇볕 같은 따뜻한 위로를 독자에게 건넨다.

 

목차

■ 작가의 말

 

맨발 걷기

저기 한 점 꽃잎이

목포역에 내리다

그 봄에도 새는 지저귀고

안녕! 안드로메다

프리지아 친구

명자꽃이 피었다

전갈에 관한 보고서

참 아름다운 그녀

 

■ 작품 해설 : 존재의 무상에 맞서는 맨발 걷기 _ 이경재

 

본문인용

작품 속으로

 

 

산 중턱에 접어든 혜민이 아득한 눈으로 길고 좁게 뻗어 있는 먼 길의 끄트머리를 바라보았다. 언젠가 맨발의 여자와 맞닥뜨린 지점이었다. 결연하게 제 갈 길을 가던 여자 대신 뿌연 안개 같고 아지랑이 같은 기운이 산모롱이에 흐릿하게 몰려 있는 것 같았다. 그것들은 다 무엇일까.

저기 온다. 저기 부르지도 찾지도 않았건만 많은 것들이 다양한 형태로 다가온다. 평탄하고 온순한 일상 사이로 불의하고 불친절하고 온당하지 못한 것들도 날을 세우고 몰려온다. 어떤 것이 헛것이고 어떤 것이 땅에 속한 것일까. 어쩌면 누구나 이 불명확한 천체의 한 부분에서 제각각의 명분으로 하염없이 유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맨발 걷기」, 33쪽)

 

마스크로 입을 가린 얼굴들은 어찌 보면 억지로 욕망이 차단된 상징처럼도 보였다. 먹고 마시고 뱉고 삼키고 웃고 떠들며 그 입을 열어 얼마나 많은 욕구 발산을 해댔던가. 하루아침에 조심스러워진 그 같은 행위가 이제 공공의 장소에서 억눌러지고 제재를 받게 되었다는 사실이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았다. 어쩌면 이제 그만 입 닥치고 네 안의 소리를 들으며 내면을 탐구해보라는 계시이지는 않을까. 고통스럽게. 바짝 숨을 조이며. (「그 봄에도 새는 지저귀고」, 85쪽)

 

“서로 어려……웠을까. 난 그 사람들이…… 어렵……더라만.”

고모가 손바닥에 쏟아놓은 일용할 약들을 헤아리며 느릿느릿 말했다. 어렵지요. 어렵고말고요. 유효기간이 너무 오래 지난 냉장고 안의 식료품들을 바닥에 꺼내놓고 정리하던 명주가 고모의 말을 낮게 입속으로 받았다. 청소년기의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느꼈던 관계와 사회생활과 결혼생활에서 겪었던 관계의 얽히고설킨 난해함이 묵은 감정의 찌꺼기처럼 되살아났다. 그것들은 유효기간도 유통기한도 없이 목숨 줄이 다할 때까지 질기게 살아남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고모의 연배처럼 오래 살다 보면 누구나 어느 정도 삶의 의미를 곱씹는 철학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명자꽃이 피었다」, 163쪽)

서평

김지수의 소설집 『명자꽃이 피었다』는 소설 창작론 시간에 교본으로 써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의 완미한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정확하고 예술성 짙은 문장, 군더더기 없이 딱 떨어지는 구성, 인생과 세상에 대한 만만치 않은 주제의식 등이 소설의 규범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김지수의 소설집 『명자꽃이 피었다』는 그 본령을 잃은 채, 방황하는 오늘날의 한국 소설계에 묵직한 하나의 이정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명자꽃이 피었다』의 그 다채롭고 웅숭깊은 서사가 발원하는 기본 정념은 불안과 무상(無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정념은 때로 작가가 세상과 인간을 바라보는 인식론적 토대로까지 연결되며, 여기서부터 『명자꽃이 피었다』의 다양한 서사는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중략)

김지수의 『명자꽃이 피었다』는 문학의 경계에 서 있는 작품집이다. 그것은 예술성의 완성을 통해 경계에 도달한 모습인 동시에 삶의 구경을 탐구하는 문학 너머의 모습이기도 하다. 숙명적으로 짊어진 존재의 절대법칙 앞에서 김지수의 인물들은 ‘길 없는 길’을 묵묵히, 그러나 치열하게 나선다. 그것은 이름만으로도 마음속 꽃동산을 가득 채우는 귀향의 여로이기도 하고 새로운 세상을 향한 두려운 발걸음이기도 하다. 때로 그것은 은하수 가득한 밤하늘과 가상현실 속 세계를 향한 도약으로도 나타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최종적으로 가닿은 지점은 바로 그들이 본래 서 있었던 지상의 작은 한 뼘 땅이다. 눈 덮인 땅 위에 지닌 것 없는 맨발로 굳게 서는 견인(堅忍)의 모습이야말로 김지수가 『명자꽃이 피었다』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 존재의 근원적 무상에 맞서는 삶의 자세였던 것이다.  ―이경재(문학평론가, 숭실대학교 교수)

 

 

저자소개

저자 : 김지수
『한국문학』 신인상,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당선으로 등단했다. 삼성도의문화저작상, 한국소설작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크로마하프를 켜는 여자』 『고독한 동반』 『푸른 그네』 『누가 강으로 떠났는가』, 장편소설 『회복의 장』 『목포 아리랑』 『나는 흐르고 싶다』, 역사소설 『문명 왕후 김문희』(전 3권), 어른을 위한 동화 『들꽃 이야기』 등이 있다.
푸른사상은 2000년 출판사를 연 이후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좋은 책을 만들기에 노력하며 1,000여 종의 책을 출간해왔다. 경제적 이익보다는 인문학의 발전을 꾀하는 책, 문학사적으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사람 냄새가 나는 책을 만들기 위해 창의성 있는 기획으로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 인문학의 위기가 거론되고 있는 이 시기에 인문학 전문 출판사가 해야 할 역할을 진지하게 고민하며, 오히려 인문학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욱 양질의 도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출판영역의 다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해마다 문학의 현주소를 모색하는 <올해의 문제소설> <오늘의 좋은 시>를 비롯한 현대소설과 현대시, 잊혀져가고 있는 고전문학의 복원, 한류의 열풍과 함께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어학과 언어학, 한국의 역사,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과 중국의 문학과 문화, 그리고 근대기의 영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서양사, 서양문학, 서양문화 등 인문학 연구서뿐만 아니라, 종교, 철학, 문화, 여성학, 사회학, 콘텐츠 등 푸른사상의 영역은 갈수록 확장,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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