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성 인물이 고난을 겪고 이겨내는 이야기에 주목하고자 하였다. 고전소설 속 여성 인물의 고난 양상과 극복 과정은 지금 이 시대의 독자에게도 희망과 깨달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고전소설에 등장하는 여성 주인공들은 서사 전개 과정에서 버려지고 죽음의 위기를 만나는 등 각양각색의 고난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는 고전소설이 갈등을 본질로 하는 서사 갈래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나 작품에 따라 그 고난의 성격과 지향이 다르다는 점에서 작품별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특히, 있을 수 있는 많은 고난의 요인들 중에서도 왜 그러한 고난이 다루어졌는가는 매우 흥미로운 문제이다. 그리고 여성 인물의 고난과 극복 양상은 당대 독자에게 뿐만 아니라 현대의 독자에게도 읽는 즐거움과 의미를 줄 수 있을 것이다.
고전소설 속 여성 인물의 고난은 당시의 사회문화적 현실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향유층의 삶과 긴밀한 관련성이 있다. 그리고 그 현실은 현대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일 수 있다. 그래서 이러한 이야기를 읽는 것은 당대의 향유층이든지, 현대의 독자이든지, 고전소설 속 여성 인물의 삶과 고난에 공감하고 그러한 고난을 극복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일 수 있다.
이 책에서 다룬 고전소설 속 여성들은 지독하게 힘겨운 인생의 어려움, 고난을 겪는다. 그러한 어려움은 그 여성 인물이 선택한 것이라기보다는 다른 누구에 의해서 혹은 어떤 상황 때문에 주어진 것이다. 그렇지만 그 여성 인물들은 서사 전개 과정에서 고난에 대응하면서 과감하게 극복해 낸다.
여기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심청전〉, 〈매화전〉, 〈정수정전〉을 중심으로 하여 다루어 보았다. 이 연구 주제로 접근할 수 있는 고전소설 작품은 훨씬 더 많고 다양하지만, 우선적으로 이들 작품으로 선정하였다. 이 작품들은 여성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고, 그 주인공이 고난 당하는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으며, 작품별로 여성 인물이 당하는 고난의 원인과 해결 양상이 특징적으로 형상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성 인물이 겪는 고난의 양상에서 그 고난의 성격이 어떠한지, 그리고 고난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또한 그 인물은 어떻게 고난에 대응하고 겪어내는지를 분석해 보고 그 의미를 고찰해 보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