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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의 기억


  • ISBN-13
    979-11-308-2229-7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푸른사상사 / 푸른사상사
  • 정가
    18,5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03-2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강명희
  • 번역
    -
  • 메인주제어
    소설: 일반 및 문학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한국소설 #소설: 일반 및 문학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45 * 210 mm, 224 Page

책소개

험난한 삶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자들의 이야기

 

강명희 작가의 소설집 『노을의 기억』이 푸른사상 소설선 66으로 출간되었다. 모두가 피해자였던 70년 전 그날, 제주 땅에서 벌어진 처참하고도 잔혹한 4·3사건의 기억을 이 소설집은 생생하게 펼쳐낸다. 각박하고 험난한 삶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독자들의 마음을 파고든다.

목차

■  작가의 말

 

노을의 기억

질경이

꿈속의 고향

슈퍼문이 뜬 밤에 서래섬을 돌다

아내가 돌아왔다

꽃 피는 아몬드 나무

 

■  작가 후기 : 『노을의 기억』과 스승 김승옥

■  발문 : 소설을 읽는 이유 _ 강진철

본문인용

해마다 4월이면 제주 하도리 바닷가에서는 진혼제가 열린다. 처음에는 육지에 있는 하르방의 가족과 제주에 있는 할망의 가족이 모여 지내던 조촐한 행사였다. 이십여 년을 내려오면서 4 ·3 때 무고하게 죽어간 모든 이들의 넋을 기리는 행사가 되었다. 자연히 여름에 지내던 것을 사월에 지내게 되었다. 거기에는 육지와 섬이 따로 없고, 좌와 우가 없으며, 경찰과 민간인이 없었다. 칠십여 년 전에 제주에서 있었던 그 참혹한 사건은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이 모두가 피해자였다. 이 진혼제는 그들 넋을 위로하기 위해 지내는 제사다.  (「노을의 기억」, 11쪽)

 

다 끝났다. 꿈속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방법은 오직 하나 이 길뿐이다. 벌써 저기 고향이 보인다. 어머니가 치마폭에 옥수수를 감싸안고 출출할 때 먹으라고 건넨다. 광식이 입안에서 달디단 옥수수의 알이 터진다. 아련한 고향의 맛이다. 편하다. 진즉에 고향으로 갈 걸 그랬다.

(「꿈속의 고향」, 117쪽)

 

관리사무소에 가기 전에 진희는 저녁 뉴스에서 화곡동 빌라에 살고 있던 세차 여자의 소식을 들었다. 카메라가 집 안을 살짝 보여주었는데 여자가 세차할 때 입던 물색이 바랜 파란 등산복 겉옷이 빨래건조대에 널려 있었다. 빌라 왕에게 전세금을 뜯긴 사람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하는 것이 보이고 그 위로 ‘아무리 살려고 발버둥 쳐도 더 이상 살아갈 자신이 없다. 한평생 살아간다는 일이 왜 이리 살기가 힘든가.’라고 쓴 세차 여자의 유서가 공개되었다. 

(「슈퍼문이 뜬 밤에 서래섬을 돌다」, 141쪽)

 

돌이켜 헤아려보니 선생님과 공부한 기간이 가을부터 겨울까지 육 개월 남짓하다. 그 육 개월간 나는 등단하고 「노을의 기억」을 쓰고, 선생님은 침묵 속으로 들어가시고, 제자들은 영원한 제자가 되었다. 

짧은 공부 기간이었지만 소설은 사회상이 반영되어야 한다며 선생님은 누누이 강조하셨다. 나는 어떤 소설이든지 사회의 모순된 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내려고 했다. 『노을의 기억』에 실린 작품들 속에도 사회상을 반영하려고 나름 노력했다.  (「작가 후기」, 208쪽)

서평

‘발문’ 중에서

이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은 대개 리얼리즘에 입각하고 있다.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힘겨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작품들의 배경과 주제가 각각 달라서 묶어서 이야기할 수 없는 것 같았는데 읽다 보니 시공을 초월하여 특별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그것은 ‘죽음’이었다. 이 소설집에 수록된 6편의 소설 중 4편에서 죽음이 등장하고, 1편에서는 죽음이 암시된다(「질경이」).

「노을의 기억」에서는 두 노인네가 고요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살아온 인생은 무척이나 험난했지만 저세상으로 가는 길은 평화롭다. 마치 판타지 같다. 할망과 하르방이 우연히 만나 사랑을 나누고 주변을 정리하는 모습도 그러하다. 4·3의 가해자와 피해자였던 두 노인의 험난했던 삶과 고요한 죽음의 모양새가 극적으로 대비된다. (중략)

죽음은 누구에게나 딱 한 번만 닥쳐오는, 인간에게 있어서는 아주 인상적인 사건이라 소설가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소재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도 그렇지만 죽는 과정도 각양각색이고 천태만상이다. 죽음을 맞는 과정이 의외인 경우도 많고, 사는 것만큼 죽는 것만큼 만만치 않다. 소설 속의 죽음은 독자에게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그것 또한 소설의 가치일 것이다.  ― 강진철(법학 박사)

저자소개

저자 : 강명희
김포에서 태어나 숙명여자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했다. 국어교사로 재직하다가 2003년 『한라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히말라야바위취』 『서른 개의 노을』 『65세』 『잔치국수·분천·어린 농부』를 펴냈다. 숙명문학상, 한국소설작가상을 수상했다. 현재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며 글을 쓰고 있다.
푸른사상은 2000년 출판사를 연 이후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좋은 책을 만들기에 노력하며 1,000여 종의 책을 출간해왔다. 경제적 이익보다는 인문학의 발전을 꾀하는 책, 문학사적으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사람 냄새가 나는 책을 만들기 위해 창의성 있는 기획으로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 인문학의 위기가 거론되고 있는 이 시기에 인문학 전문 출판사가 해야 할 역할을 진지하게 고민하며, 오히려 인문학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욱 양질의 도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출판영역의 다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해마다 문학의 현주소를 모색하는 <올해의 문제소설> <오늘의 좋은 시>를 비롯한 현대소설과 현대시, 잊혀져가고 있는 고전문학의 복원, 한류의 열풍과 함께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어학과 언어학, 한국의 역사,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과 중국의 문학과 문화, 그리고 근대기의 영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서양사, 서양문학, 서양문화 등 인문학 연구서뿐만 아니라, 종교, 철학, 문화, 여성학, 사회학, 콘텐츠 등 푸른사상의 영역은 갈수록 확장,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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