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가득 안고 새끼손가락 잡고 걷는 예쁜 꼬맹이
학교 운동장 가장자리에 피어나는 민들레를 좋아했어.
매일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클로버들 사이에
노랗게 피어난 민들레를 손에 쥐고 해맑게 미소 지은 얼굴
괜스레 마음에도 설렘이 가득 차고 기분 좋더라.
노랑 민들레가 지고 피어나는 홀씨가 안개꽃처럼 예뻤어.
바람에 퍼져 나가는 민들레 홀씨는 꼬맹이도 웃게 해줬어.
팔랑팔랑 뛰어다니는 뒷모습 따라서 같이 후후-
불어가며 여기저기 퍼져가는 씨앗이
그렇게도 예쁘고 아름다워 보였어.
민들레는 네잎클로버처럼 기분 좋은 설렘이더라.
예쁘장한 꼬맹이는 웃음도 주고 안개꽃 휘날리듯
민들레 홀씨 날려주듯 초록빛 네잎클로버 같았어.
낡은 사진첩 속에 남은 즐거운 설렘이었어.
민들레 홀씨는 흔하디 흔한 세 잎 클로버처럼 많지만
흔치 않은 네잎클로버처럼 어디서든 찾으면
행운이라도 줄 것처럼 영롱하고 어여쁜 설렘이더라.
고마워. 설렘 가득 안겨준 나의 민들레.
글지은 작가 - 민들레 홀씨에 남겨둔 설렘 -
아무 날도 아니었다
단지 그날은 낮에 햇볕이 좀 따사로웠던 것 같고
단지 그날은 바람이 좀 차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고
단지 그날은 내게 좋지도 싫지도 않은 그런 날이었던 것 같은데
특별하기보단 평화
그래, 평화로웠던 날이었다
이런 날에 만난 너는
언제나처럼 눈이 반짝였고
언제나처럼 입가에 웃음꽃이 피어 놨고
언제나처럼 잡은 손이 작았는데
유난히 나를 떨리게 한다
아, 내가 너를 이다지도 좋아하는구나
보통의 날에 스쳐 가는 평화에
너는 늘 설렘을 던져주며 나를 살게 한다
다래 작가 – 달달한 초콜릿 -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
남들이 하는 것처럼 평범한 사랑을 했다
내가 쓴 편지가 다른 것과 뒤섞여도 될 정도로
우리 사랑이 특별하다고 할 수 있는 이유가 있을까?
기록되지도 않고, 남들이 기억해 주지도 않는
이런 시시콜콜한 사랑 얘기를
편지에 써도 되는 걸까?
우체국에 편지를 부치며 고민하다가
이따금 저 수많은 편지의 냄새가 다른 것을 깨닫는다
아, 편지를 부친다는 건 평생 뿌릴 향수를 바친다는 것
오늘 사랑의 농도, 속도, 온도를
내 문장에 고이 담았으니
향수처럼 뿌리고 뿌려도 또 읽고 싶은 편지가 되겠구나
언제든지 원할 때마다
지금 내 마음을
네가 펼쳐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우리의 사랑 편지는 특별한 것이 된다
윤서현 작가 – 오늘의 사랑을 뿌리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