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와 성공을 이야기하다 보면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경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곧잘 등장한다. 어떤 사람들은 획기적인 발명, 남극점 정복, 달 착륙 등 인류의 위대한 성과가 전부 경쟁 덕분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나는 이 문제가 그리 간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쟁이 늘 긍정적인 원동력이라고 믿으면 너무 많은 것을 놓치게 된다.
- 28쪽 ‘우리는 어쩌다 승리에 집착하게 되었나’ 중에서
경쟁이라는 뜻의 competition은 라틴어 competere에서 파생된 단어다. 이 라틴어의 뜻은 ‘함께 노력하다’로, 그 바탕에는 합동이 만들어 내는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의미가 바뀌어 다른 사람을 무찌르고 파괴하는 모습으로 설명된다. 경쟁자를 뜻하는 competitor 역시 함께하고 협력하는 대상에서 반드시 무너뜨리고 짓밟아야 할 강력한 적으로 뜻이 바뀌었다.
- 49쪽 ‘‘루저’ 부르짖는 사회’ 중에서
승리에 집착할수록 패배에 대한 두려움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두려움이 동기가 되는 순간, 성공에 필수적인 창의성과 협동 능력, 성장하고 학습하며 적응하는 능력은 억제되고 만다. 두려움은 결국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다. 스트레스는 이성적인 사고와 감정 조절을 방해한다.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분석하지도 못하고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하지도 못하게 된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승패에 집착하면서 어리석은 사람이 되고 마는 걸까?
- 81쪽 ‘인간은 원래 그래?’ 중에서
학교 내에 우수 학생을 선발하는 시스템이 있을 때, 예를 들어 수준별로 학급을 편성해 수업하는 경우에 학생들은 누가 승자이고 누가 패자인지를 명확하게 이해한다. 소위 열등반에 배정된 아이들을 독려하려는 의도일지 모르지만, 현실적으로 열등반 꼬리표는 ‘패배자’라는 낙인이다. 이러한 낙인은 아이들에게 상처가 된다.
- 128쪽 ‘이 반에서 누가 제일 공부를 잘합니까?’ 중에서
은퇴한 선수들의 인터뷰를 보면 하나같이 스포츠로 가득했던 삶이 끝나자 벼랑 끝에 몰린 기분이었다고 말한다. 스포츠가 곧 자신의 정체성이었고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이었기에, 운동을 그만두는 건 자신의 목소리를 잃는 것과도 같았다. 언제부터인지 성공은 매우 편협하게 정의되기 시작했고 그 기준 또한 단기적인 것으로 바뀌었다. 언론은 영웅이 된 스타 선수에게 열광할 뿐 이들이 얼마나 굴곡으로 가득한 길을 걸어왔는지, 얼마나 많은 성장통과 실패를 딛고 일어섰는지에는 관심이 없다.
- 158쪽 ‘메달에 울고 웃는 선수들’ 중에서
단기 지표는 이와 연관된 목표가 있기 마련이다. 목표는 동기를 부여하고 성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자칫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만들 수 있다. 결과 그 자체만을 위하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동료의 요청을 외면하고, 심하면 동료의 업무를 방해하기도 한다. 동료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야 보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부 균열로 인해 업무 성과는 저하되고 회사는 점점 즐겁지 않은 곳이 된다. 심각해지면 부정행위와 비리가 만연한 곳이 될지도 모른다. 실제로
화이트칼라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전직 사업가였던 한 수감자는 이렇게 말했다. “옳고 그름의 문제는 뒷전이었습니다. 그저 어떻게 해야 사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에 집중했을 뿐입니다. 규정을 잘 지킨다고 보상을 받는 건 아니지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처벌을 받았으니까요.”
- 181쪽 ‘반드시 1등 기업이 되어야 한다’ 중에서
누가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정치인들이 즐겨 쓰는 표현이지만 테러는 승패가 갈리는 유한한 전쟁이 아니다. 기후 변화, 사회적 불평등, 치안, 빈곤 또한 마찬가지다. 정치인들이 이 문제들을 해결하겠다고 나섰지만 아직까지 ‘승리’를 거둔 적은 없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닥쳤을 때도 정치인들은 어김없이 ‘승리’나 ‘바이러스 정복’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승리하겠다는 사고방식이 실제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었는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국가 간 데이터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효과적인 공동 대응을 방해했을 가능성이 크다.
- 196쪽 ‘전쟁, 선거, 정치에서 승리하는 법’ 중에서
목적에 초점을 맞추면 자연스레 시간에 대한 관점이 확장된다. 메달을 따거나 승진을 하거나 시험에 합격하는 등 꿈을 이루는 ‘순간’에만 빠져선 안 된다. 이런 성과들이 먼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가질지 고민해야 한다. 당신이 성공했을 때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당신이 만들고 싶은 변화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갈까? 그런 다음, 다시 현재로 돌아와 보자. 삶의 궁극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오늘부터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 245쪽 ‘성공을 다시 정의하라’ 중에서
회복 탄력성, 높은 성과, 리더십에 관한 최신 연구를 보면 공통적으로 한 가지 결론이 나타난다. 바로 배움이 중심이 되어야 변화에 적응하고 압박, 실패, 역경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을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세상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누구보다 빨리 배우고 혁신하는 사람, 서로 다른 세계를 연결하고 성찰하며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이다.
- 271쪽 ‘어떻게 배울 것인가’ 중에서
성공은 생각보다 훨씬 더 복합적인 개념이다. 승자의 메달을 얻는 것보다 더 많은 부를 획득할 수 있는 더 큰 게임이 존재한다. 21세기에 승리란 무엇일까? 우리 모두 다시 정의해야 할 때다.
- 364쪽 ‘새로운 언어, 질문, 이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