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묶인 매듭을 풀라는 문제를 받았을 때, 한국 학생들은 한 가지 답만 제출하려 한다. 매듭을 풀라는 지시를 묶이기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만으로 이해한다. 그래서 평소 매듭을 빨리 푸는 연습에 시간을 들여 열심히 하는 것이다. 그러나 IB의 학생들은 다양한 답을 제출하려 한다. 자신보다 매듭 푸는 일에 익숙한 사람에게 맡겨 효율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답을 내거나, 매듭이 묶인 끝부분을 잘라 내서 빠르게 해결하겠다는 답을 낸다. IB 학생들은 이렇게 다양한 답을 제출하면서, 자기 생각에 대한 이유를 반드시 논리적으로 서술한다. _36쪽, 호주인 영어 교사 수능 영어 보고 블라블라
학생들은 자신들이 했던 월링하트 봉사활동 경험을 자기성찰기록(reflection)에 써야 한다. 학생들이 쓴 글을 읽어 보면 처음에는 학교 교육과정이라서 억지로 따라갔다는 부정적인 글이 대부분이다. 가식적으로 쓰지 않고 솔직하게 쓴 것은 오히려 다행이다. 그러다가 봉사활동이 다 끝난 후의 글은 조금 달라진다. 우리가 왜 이런 봉사활동을 해야 하는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나눔이 왜 필요한지 스스로 자신들의 생각을 찾아낸다. 반복해서 봉사활동을 하러 다니는데, 학생들 자신도 왜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을 테니 말이다. _52쪽, 윌링하트 봉사활동
영국의 역사학자인 G. M. 트리벨리언(George Macaulay Trevelyan)은 “교육은 읽을 줄 알지만, 무엇이 읽을 가치가 있는지 구별할 줄 아는 사람은 길러 내지 못했다.”라며 현대교육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20세기 초반에 대학에서 가르쳤으니, 무려 100년 전부터 현대교육이 어떻게 변질될지 통찰한 것이다. 교육의 본질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교육 시스템은 아이에게 과도한 스트레스와 압박을 주어, 아이의 정서적 안정과 행복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입시경쟁이 치열한 한국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욱 두드러진다. _114쪽, 엄마가 너 먹여 살릴게, 공부하지마
경영학 분야에서 유래한 ‘메기효과’라는 말이 있다. 신선도가 생명인 청어를 가장 싱싱하게 운송하는 방법으로, 수조 안에 메기 한 마리를 풀어 두는 것이다. 메기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헤엄친 청어는 활동성이 높아져 싱싱한 상태로 운송된다. 과도하게 강력한 경쟁자는 스트레스를 높이지만, 적당한 자극은 해이를 예방하고 적극성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수조 안의 청어가 한국의 교육환경이라면, 적당한 자극을 주는 메기는 IB라고 할 수 있다. IB가 월등한 대학 진학률을 보이고, IB로 교육받은 학생이 인성이나 실력 면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학부모들은 우리 학교도 IB를 도입해 달라고 아우성칠 것이다. IB는 이제 막 한국에서 걸음마를 시작했지만, 전국 수백 곳의 IB 학교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공교육 전체가 달라지게 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_135쪽, IB는 과도한 사교육을 줄여 줄까
먼저 IB로 입시를 치른 저도 공부가 힘들고 원하는 만큼 성적이 안 나와서 좌절할 때가 있었습니다. 이럴 때 다시 의지를 가지려면 자신만의 동기가 필요합니다. 저는 이 동기가 구체적으로 이미지화할 수 있는 자신의 꿈이나 목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분야나, 하고 싶은 일, 가지고 싶은 직업 등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어야, 자신이 얼마만큼 공부해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다만 이러한 자신의 꿈이나 목표를 정할 때, 고등학생의 눈으로만 선택하면 폭이 굉장히 좁아집니다. 특정 학교의 특정 과만 생각하지 말고, 어떤 분야를 연구하고 싶은지, 어떤 곳에 취직하고 싶은지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_158쪽, 현린아(서울대학교 응용생물화학부)
한국의 일반 중학교와 IB 과정을 둘 다 공부해 본 저로서는 객관식으로 시험을 보는 방식보다, IB 한국어처럼 IO를 통해 실질적인 작품 해석 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이 훨씬 좋았습니다. 글로벌 이슈의 심각성에 대해 자발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고, 문학 작품을 정해진 답이 아닌 창의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국 중학교에서 소설을 지나치게 분석적으로 공부하고 오지선다형으로 복잡하게 꼬아 틀린 답을 유도하는 평가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IB 한국어는 질문의 답을 서술형 에세이로 쓰는 방식입니다. 같은 지식을 배우지만 평가하는 방식에 따라서 문학을 대하는 태도와 재미가 전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렇게 IB에서 문학을 공부하며 세상을 보는 관점도 전보다 많이 글로벌하게 달라졌습니다. _198쪽, 이다인(싱가포르 CIS) 한국어 A
IB 교육의 커리큘럼은 콘셉트(concept)를 기반으로 학습활동을 진행한다. 콘셉트는 “디자인 콘셉트가 뭔가요?”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이다. 그런데 정작 “그래서 콘셉트가 무슨 뜻인데?”라고 물으면 말문이 턱 하니 막혀 버린다. 대충 먼지는 알 것 같은데, 막상 설명하려면 뭔지 모르게 되는 단어이다. 콘셉트를 사전에서는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개념(槪念)은 여러 관념 속에서 공통된 요소를 뽑아 내어, 종합해서 얻은 하나의 보편적인 관념을 의미한다. 관념(觀念)은 사람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모든 생각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콘셉트를 개념으로 표현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 된다. 예들 들어, “너 오늘 ‘컨셉’이 뭐야?”를 “너 오늘 ‘개념’이 뭐야?”라고 바꾸면 말이 부족하거나 이상해진다. 그래서 IB의 콘셉트는 사람들에게 공유된 어떤 생각에 대해서, 맥락과 관점을 잡아 주는 역할로 이해하면 편하다. _272쪽, IB 교육의 콘셉트 기반 학습
MYP의 목표는 학생이 다양한 학문 분야를 연결하여 학습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있다. 8개 교과 그룹을 통해 균형 잡힌 교육을 받는 동시에, 교과 간 융합 수업을 통해 다양한 생각과 협력을 하게 된다. 학생은 8개 교과 중 2개를 통합한 수업인 IDU를 통해, 두 가지 이상의 학문 분야를 융합해서 복합적인 문제를 탐구하고, 학문 간 연계성을 깊이 이해하게 된다. 이렇게 학문적 탐구를 한 학생은 MYP 마지막 학년에 ‘개인 프로젝트(personal project)’를 통해서 평가받는다. 이 프로젝트는 학생이 관심 있는 주제를 선택하고, 그것을 깊이 탐구하여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또 MYP 학생은 ‘커뮤니티 프로젝트(community project)’를 통해,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계획을 실행하는 활동을 한다. _292쪽, 중등과정 프로그램
디플로마의 평가는 내부 평가(Internal Assessment: IA)와 외부 평가(Final exam, Finals & External Assessment: EA)로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평가한다. 하나의 시험만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학습자의 다양한 능력을 효과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외부 평가의 방식은 IBO가 관리하는 평가로 전 세계에서 같은 시험지로 실시한다. 전체 성적의 70~80%를 차지하며, IBO가 선별한 채점관이 채점한다. 디플로마 외부 평가 시험은 매년 5월과 11월에 실시되고, 학생의 과목 선택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약 3주 정도 학교에서 시험을 치른다. 총점 45점에서 24점 이하를 받거나 필수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면, 디플로마(IB Diploma)를 받지는 못하고 과목별 수료증(IB Certificate)을 받게 된다. _306쪽, 고등과정 프로그램
IBDP 최종시험을 치르는 도중 급히 화장실에 갈 상황이라면, 시험 감독관이 화장실까지 동행하여 볼일을 보고 와서 시험을 치르게 도와준다. 시험 도중 아프거나 특별한 상황에 부닥친 학생에게 추가 시간을 제공하는 ‘접근조정대상(Access Arrangements)’이라는 정책이 있다. 이 정책은 학생이 공평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마련된 것이다. 25%의 시간을 연장해 주거나 상황에 맞는 배려를 해준다. 그렇지만 평가 기준과 평가 방식은 같게 적용된다. _322쪽, Q10 IBDP 최종시험을 치르는 중에 갑자기 배탈이 나면 어떡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