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를 두는 사람은 단 5분이라도 소중히 여긴다. 하루 중 짧은 순간을 음미하며 그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챙긴다.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큰 불만을 쏟아내는 대신, 그저 소소한 투정을 부리며 마음을 다스리고 정진한다. 세상과의 불화보다는 스스로와의 조화를 중요시 여기며 기분이 나쁘더라도 그 상태로 하루를 통째로 버리지 않는다.
무엇보다 여유를 가지는 사람들은 자신을 정리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잠시 앉아 몸을 쉬게 하고 내가 생각해도 되지 않을 어지러웠던 생각을 하나씩 정리해 나간다. 여기서 말하는 외적인 청소가 내면의 혼란을 가라앉히고 분류한다. 다시금 삶을 추스르는 과정이다. 완벽히 정돈된 삶이란 불가능할지라도 그 속에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다듬고 보듬어 주려는 노력은 일상 속에서 더 큰 여유와 안정감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여유라는 것이 단순한 커피 한 잔으로 끝나지 않음을 누구보다 안다. 그것은 삶의 일부분이며 자신의 리듬을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작은 의식이다. 자잘한 순간을 통해 우리는 한 번 더 내면의 고요함을 회복하고 하루를 다정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법을. 나에게 어떻게 대할지를. 살아갈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 한 잔의 여유 중에서 -
매일 아침, 나는 나에게 어떤 말을 해줄지 고민한다. 하루를 시작하며 가장 먼저 마주하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좋아도, 싫어도 나와 가장 먼저 대면하는 사람은 나다. 그래서 나에게 어떤 좋은 말을 해줄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된다. 그 말 한마디가 내 하루를 어떻게 이끌지 알기 때문에, 가능하면 더 나은 방향으로 나를 격려해 주고 싶은 마음이다.
이런 생각은 가급적 전날부터, 잠자기 전부터 시작된다. 내일 아침의 나에게 무슨 말을 건네줄지 미리 준비하는 거다. 그렇게 준비할수록, 쾌락이나 즉각적인 만족감보다는 더 맑고 말끔한 정신이 찾아온다. 나를 무조건 좋다고 추켜세우거나, 그 순간의 감정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내일을 향한 기대감과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는다.
내일이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나에게 고운 말을 건넨다. “오늘의 너도 참 잘하고 있어”, “내일은 더 나아질 거야” 같은 짧은 말들이지만, 그런 말들이 쌓여서 나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준다. 어쩌면 하루하루 이렇게 나에게 좋은 말을 건네는 것이, 나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싶다.
나를 격려하고, 나를 이해하는 이 작은 습관이 결국에는 나를 성장시킨다. 내게 고운 나를 선물하는 일. 그것이 바로 나를 향한 가장 큰 배려이자, 내가 나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약속이다. 이렇게 매일 아침 나를 위한 말을 고민하는 과정이, 나 자신과의 관계를 더 깊고 단단하게 만들어 가는 줄 믿는다.
- 격려 연습 -
(...)나는 책이 나오는 그 결과보다는, 그 과정에서 더 큰 기쁨을 느끼기에 책이 나왔다고 크게 기뻐하지 않는다. 물론 기쁘지 않다는 건 거짓말이지만, 나는 과정에서 기쁨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과정을 무시하면 괴로운 순간들이 찾아오고, 그 괴로움은 작가로서의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답답함을 만든다. 나는 스스로가 작가가 아님을 들키는 것만큼 부끄러운 순간은 없었다. 차라리 비판을 받는 게 낫다. 그래서 나는 다시 그 괴로움을 자초하지 않으려 글을 쓰고 있다.
쓰지 않고 있으면서 쓰는 삶, 쓴 글과 삶이 일치하는 삶.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면 그 순간부터 끝없는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나는 이 자세가 작가의 내실을 다지고, 작가다운 기풍을 만들어낸다고 믿는다. 등단이나 책 내기 같은 것은 부차적인 일이다. 중요한 건, 계속해서 글을 쓰며 세상에 대해 순수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만이 진정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은 이들은 작가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이건 글쓰기뿐만 아니라, 사진을 찍을 때도, 그림을 그릴 때도, 노래를 부를 때도 마찬가지다. 나는 책보다는 삶 자체가 책이 되고 싶다. 창밖의 거리에서 펼쳐지는 일상의 순간들을 기록하면서 하루하루 써 내려가는 기쁨을 느낀다. 모든 순간을 적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우리의 시간은 유한하다. 남들이 지나치는 작은 아름다움들을 묘사하고 나면, 내가 세상의 아름다움을 함께 창조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오늘도 나는 나의 가치와 싸운다. 이 과정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이 된다. 그리고 결국 내게 찾아올 수밖에 없는 결과를 기다린다.
- 가치와의 싸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