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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는 마음


  • ISBN-13
    979-11-990236-0-4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 득수 / 도서출판 득수
  • 정가
    17,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12-05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홍기훈
  • 번역
    -
  • 메인주제어
    근현대소설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거리 문학 #근현대소설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30 * 185 mm, 282 Page

책소개

108m 심해로 가라앉은 118명의 승조원

2000년 8월 12일, 러시아 잠수함 쿠르스크가 바렌츠해에서 침몰하다 

 

주인공 마야 카슨은 시애틀을 기반으로 하는 주간지 ‘더페이퍼’ 소속 기자이다. 2020년 어느 날, 동료 기자 아론 코왈스키에게 발간 20주년 특별호에 실릴 자신의 기사를 대신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 카슨은 예정에 없던 러시아로 간다. 그녀가 맡은 기사는 2000년 8월 12일 러시아 잠수함 쿠르스크가 바렌츠해에서 훈련 도중 침몰한 사고였다. 러시아 정부에서는 이미 20년 전, 사고 원인을 ‘불량 어뢰의 폭발’로 손쉽게 결론지은 다음 조사를 끝맺은 상황. 카슨은 코왈스키에게 반쯤 떠밀려 취재하게 된 사건에 대해 큰 열의가 없었고, 러시아에서 만날 인터뷰이와의 약속은 그저 형식적일 거라 생각했는데.

 

이 소설은 ‘쿠르스크 침몰 사고’라는 국내에는 생소한 재난을 미국 여성 기자의 인터뷰로 풀어내고 있다. 그녀가 만난 7명은 침몰 사고 당시의 고위층 장성부터 구조 작전에 참여한 남자, 남편을 잃은 부인까지 다양했다. 카슨은 사고를 둘러싼 이들의 침묵과 증언을 들으며 취재차 가볍게 왔다고 여겼던 이곳에서 뜻밖의 감정이 끌어 올랐다. 

 

‘믿되 확인하라доверяй, но проверяй’

 

작가 홍기훈의 치밀한 자료조사가 돋보이는 이 소설은 다큐멘터리 이상의 현실 고증과 이를 기반으로 한 세밀한 묘사가 몰입감을 더한다. 특히 딱딱하게 느껴질 기술적 정보를 외부인과의 대화로 풀어가며 거부감을 없앤 것과 단순한 서술자로 여겨지던 주인공이 스스로 겪은 사건을 내보이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우리에게 들이닥쳤던 그간의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을 속수무책으로 떠올리며 사실과 진실의 퍼즐을 함께 맞춰가기 시작한다.

목차

 1.  기회

 2.  심호흡을 하거나 이야기를 하거나

 3.  이고르 야코블레비치 투르게네프, 54세

 4.  발레리 파블로비치 포크로프스키, 47세

 5.  한결같은 것들

 6.  아나스타샤 알렉산드로브나 보그다노바, 44세

 7.  올레크 이바노비치 포포브, 74세

 8.  이리나 일리니치나 스미르노바, 72세

 블라디미르 아나톨리예비치 스미르노프, 71세

 9.  파벨 자카로비치 코노발로프, 50세

 10. 어쩌다 보니 온전한 조각 하나

 11. 세월이 색을 되찾을 때

 12. 작가의 말

 13. 참고 문헌

본문인용

왜 침몰까지 했냐고? 뭐, 굳이 따져보자면 순전히 우연 때문이라고 봐야겠지. 이런 비유밖에 못 해 미안하지만, 누군가 토카레프로 당신을 쐈다고 상상해 보시오. 팔이나 다리에 총알이 박혔다면 아마 99퍼센트 살 수 있을 거요. 물론 병원이 가깝다는 전제하에. 그런데 머리에 맞았다면 응급실이고 나발이고 그 자리에서 즉사하지 않겠소? 기계도 마찬가지지. 사람에게 급소가 있듯이 기계에도 약점이 있어. 

 ------------39쪽

 

 

며칠이 지나도록 함대에서 사고를 숨겼다는 걸 아세요? 그러기 위해 우리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척, 폭발로 인한 침몰이 아니라 사소한 기술적 해프닝이 발생한 척을 차례로 해야 했어요. 그다음에는 최선을 다해 구조하는 흉내를 냈고요. 웃기는 일이죠. 폭탄 구덩이 위를 누더기 양탄자로 대충 덮으려는 것처럼…….

 ------------69쪽  

 

내가 뭐라도 된다고 생각하면 그건 정말 큰 실수예요. 나는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에요. 사고에 휘말린 억울한 피해자일 뿐이지. 지금이야 많은 게 드러났으니 당신 눈에는 내 행동이 아니꼽겠죠. 방금 이야기처럼 잘못된 정보로 내린 판단도 있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과연 내 실수가 절대적일까요? 사고를 일으킨 것도, 승무원들이 산 채로 죽어간 것도 전부 내 책임으로 모는 건 너무하지 않아요? 눈치를 보다 보고서를 조작하고 뻔뻔하게 거짓말을 한 다른 군인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할 건가요?

 ------------146쪽

 

 

결국 우리 말고는 다 좋아 보여. 윗놈들은 당당하게 뉴스에서 인터뷰를 하고, 상을 받은 다음 승진도 해. 정작 허무하게 피흘린 아이들을 위해서는 기념비 정도면 충분하다고 여기지. 아무것도 변한 게 없어. 우리는 매년 기일이 되면 어선을 빌려 타고 잠수함이 침몰한 바다로 나가. 꽃다발을 던질 때마다 내 아들을 그냥 죽도록 놔둔 거, 그리고 그 죽음을 가지고 무엇 하나 바꿔놓지 못한 채 헛되이 흘려보낸 거…… 그게 제일 미안해.

 ------------175쪽

 

 

마음껏 울어요. 원하는 만큼, 오래도록. 사람을 원망하거나 상황을, 세상을 탓해도 돼요. 아니, 되는 정도가 아니라 반드시 그래야만 해요. 스스로 모든 걸 담아두려는 건 억지니까요. 우리는 손이 찢어진 것보다 가슴에 멍이 드는 걸 더 아프게 느끼는 사람이지 저 위에서 한결같은 표정으로 득실을 따지는 냉혈한이 아니잖아요. 울음을 참는 건 다른 날, 다른 세상에서 해도 충분해요.

 ------------269쪽

서평

1년 전 “[소설 투고합니다] 저는 왜 여섯 달 동안 정신을 잃었을까요.”라는 제목으로 메일이 왔었다. 메일의 내용을 훑어보니 자신이 집필에 몰두했던 시간이 자신의 인생에서는 통째로 사라져버린 것 같았다고, 그런 표현이 과장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출판사 메일로 보통 일주일에 한두 편의 투고원고가 들어왔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_좋은 작품을 쓰는 신인 작가에 대한 목마름_에 원고를 다운 받아 화면에 띄웠다. 장편이었다. 대충 몇 장을 훑어보고 감이 좋은 득수 대표님에게 넘겼다. 득수와 결이 맞을 것 같은 작품이다 싶을 땐 섬세함보다 촉이 필요했다. 대표님은 곧바로 소설을 출력해 앉은 자리에서 300매 정도를 읽더니 작가를 만나야겠다고 했다.

 

한국의 젊은 남성 작가가

미국의 여성 기자 눈으로 본

러시아 잠수함 쿠르스크 침몰 사고

 

사건에 대한 탄탄한 자료조사와 사실적이고 촘촘한 러시아 배경과 인물들까지. 나이가 제법 있을 것이고 장편을 다룰 줄 아는 작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전화를 했을 때, 작가의 목소리가 너무 앳되었다. 간단하게 통화를 마치고 얼굴을 봐야겠단 생각에 포항으로 가볍게 놀러오라 던졌다. 그렇게 일주일 후 작가를 만났다.

 

책을 읽고 의심하라

 

작품을 읽고 작가를 처음 만나 들었던 생각이 ‘의심’이었다. 과연 이 작품을 저이가 썼을까. 누군가의 자료를 글을 영상을 베낀 것은 아닌가. 이후 출판사에서 한 일은 ‘쿠르스크 침몰 사건’에 관련된 도서와 영화를 찾아보는 것이었다. 행여 놓치는 것이 있지 않을까 전전긍긍대며. 

그렇게 1년에 걸쳐 책이 만들어졌다.

 

2000년 8월 12일 러시아 잠수함 쿠르스크에 갇혀 

바렌츠해의 108m 심해로 가라앉은 118명의 승조원

 

본질도 진실도 숨긴 채 사고수습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혼란을 막는 것이란 이야길 던지는 러시아 연방 해군 카운터 제독의 인터뷰를 읽으며, 사고 후 대통령이 유족들에게 전기요금도 전화요금도 받지 말라고 했다며 돈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는 친척의 말에 소릴 친 유가족 부인의 인터뷰를 읽으며, 침몰한 바다에 꽃다발을 던지며 죽은 아들을 떠올리는 어머니의 인터뷰를 읽으며 독자들은 기시감을 느낄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던 세월호 침몰 사고와 천안함 피격 사건을. 그리고 전 세계에서 되풀이되고 있는 전쟁과 폭력을. 소문과 음모를. 그것들에 가려 보이지 않는 개인의 슬픈 서사를. 

 

“모두들 안녕,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Всем привет, отчаиваться не надо”

- 쿠르스크 승조원인 콜레스니코프의 유서 中

저자소개

저자 : 홍기훈
97년 가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그저 잊힐 이야기를 글로 남기고 때로는 진심을 담는다.
쓰고자 마음먹었던 시간이 글이 되는 지금은 아직 군산이다.

출판사소개

2022년 4월8일 지역에서 지역의 작가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생각과 이야기들을 지역에서 제대로 만들어보자라는 취지로 출판사를 설립.
문학 특히 소설 전문의 출판사를 표방하면서 다양한 인문서적들도 다룰 예정이다.
지역에서도 이렇게 좋은 작가의 책들을 제대로 만들수 있음도 도서출판 득수의 의무이며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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