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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몫


  • ISBN-13
    979-11-983924-9-7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 득수 / 도서출판 득수
  • 정가
    17,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10-27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장성욱
  • 번역
    -
  • 메인주제어
    소설: 일반 및 문학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소설: 일반 및 문학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30 * 185 mm, 256 Page

책소개

중요한 건 사실이야, 아니냐가 아니야.

그런 건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어. 

 

기억하지 못하는 이와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가 여기 있다. 자신이 지은 죄로 평생을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자신이 죄를 지었음에도 그것이 ‘죄’인지 조차 모르는 사람도 있다. 

장성욱 작가의 첫 장편소설 『기억의 몫』은 학교폭력과 그 이후의 삶에 대해 쏟아졌던 많은 이야기들과는 다르다. 소설에는 분명한 가해자와 피해자가 나오지만 소설이 끝날 때까지 그들의 관계는 서로 교차되기도 하고 대립되기도 한다. 그러한 관계 속에 독자들은 긴장을 놓칠 수 없다. 단순하게 피해자와 가해자의 문제로 진행되지 않고 피해자 옆에 있거나 가해자 옆에 있는 사람들의 입장도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신의 죄와 타인의 죄의 무게를 어떤 기준으로 재고 수용하는지 소설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뒷모습을 통해 우리는 인간 본연의 진짜 모습을 소설을 통해 바라볼 수 있다.

 

목차

1부

2부

발문

작가의 말

본문인용

 후에 영빈은 이 장면에 대해 두고두고 생각하게 되지만, 분명한 건 그때 알았다고 해도 그 무엇도 바꿀 수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바꾸기 위해서는 더 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만 했고, 그런 일은 가능하지 않았다.

 ------------13쪽

 

 교수가 잘리고 말고는 중요치 않았다. 영빈의 입장에서는 구설수가 있는 사람이 결혼식에서 주례를 본다는 사실 자체가 불쾌한 일이었다. 더 큰 문제는 아무 흠결도 없어야 할 계획이 자꾸만 통제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복잡해 보이는 문제일수록 단순하게 생각하고 움직여야 했다.

 ------------37쪽

 

 

 중학교 시절 기남은 박선용과 마찬가지로 왕따였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처음에 그들은 친구처럼 다가왔다. 수학 숙제를 보여 달라고 해서 보여주었고, 핸드폰을 빌려달라고 하면 빌려줬다. 그다음에는 나중에 갚겠다며 미술 시간에 필요한 준비물을 사다 달라고 말하고, 얼마 되지 않는 액수의 돈을 빌려 가기도 했다. 모두 부탁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 때마다 친구라면 이 정도는 별일이 아니라고 스스로를 속였다. 그 과정 속에는 어떤 물리적인 폭력도 없었다.

 ------------43쪽  

 

 넋두리가 계속되었고 그럴수록 현정은 이상하리만치 냉정해져 갔다. 급기야 노파가 손등으로 눈물을 찍어내기 시작했다. 노파에게 들고 있던 손수건을 건넸다. 그녀는 사건의 본질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학교의 선생이나 텔레비전에서나 보던 현정 같은 사람들을 이곳까지 찾아오게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 송구한 일인 듯했다. 그런 오해를 굳이 나서서 바로잡을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할 게 뻔했다. 저런 사람이 보호자라니 선용이라는 애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사람은 뿌린 만큼 거둔다고 생각하는 현정이 누군가를 안쓰럽다고 여기는 건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90쪽

 

 “내가 이 담뱃불을 네 팔에 갖다 댈 거야. 소리를 내면 네가 지는 거고, 소리를 내지 않으면 내 패배야. 간단하지?”

 어둠 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내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때는 이게 어쩌면 기회라고 생각했다. 증거를 남길 수 있는 기회.

 ------------126쪽

 

 너를 본다. 너의 두 다리는 철제 의자 다리에 묶여 있고 양손에 수갑이 하나씩 채워져 등받이 기둥에 결박되어 있다. 건물 아래서부터 업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까지 이동해 창고에 마련된 의자에 몸이 묶이는 순간까지도 너는 한 번도 깨어나지 않았다. 무척이나 피곤했던 모양이지. 그럼에도 너의 얼굴에서는 잠든 사람에게 쉽게 볼 수 있는 방심을 찾을 수 없다. 입을 벌린 채 침을 흘리거나, 눈이 반쯤 뜨여 있거나 혹은 그 흔한 잠꼬대나 코골이조차. 공들여 깎은 조각상처럼 무첫이나 평온하고, 아름답다. 보고 있기만 해도 어디선가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들려올 듯한 모습이다. 나는 그게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토록 아름다운 네가 무엇이 부족해서 나한테 그런 짓을 했을까. 

 ------------200쪽

 

 

서평

그는 어느 한 인터뷰에서 자신을 ‘코미디 작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범위를 좁히자면 ‘블랙코미디’라고 말이다. “잔혹함, 부조리, 자학, 절망, 죽음 같은 어두운 소재 및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소재를 과장하거나, 익살스럽게 풍자하는 유머를” 즐긴다는 것이다. 이런 부류의 소설가는 매사 진지하지 않아서 현실을 더 자세히 볼 수 있고, 이 방식이 그의 진지함이기도 하다. 이처럼 그의 첫 번째 장편 작업 또한 가해자와 피해자가 등장하는 어두운 소재를 통해 이 사회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풍자하고 있는 것이다. 거짓된 소문으로 무엇인가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 자신의 추한 표정을 숨기기 위해 남몰래 소문을 키워나가는 잔인한 사람들, 거짓된 담론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 그런 언어와 신념과 표정을 아무런 의심 없이 맹목적으로 믿는 어리석은 독자들이, 이 소설을 보며 무슨 상상을 펼치게 될까. 그 지점이 경각심이자 부끄러움이라면 이 이야기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문종필(문학 평론가)

저자소개

저자 : 장성욱
200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수족관」으로 등단해 십년 째 작가로 살고 있다. 내일도 오늘처럼 사는 것 치고는 운이 좋은 편이다. 소설집 『화해의 몸짓』이 있다.

출판사소개

2022년 4월8일 지역에서 지역의 작가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생각과 이야기들을 지역에서 제대로 만들어보자라는 취지로 출판사를 설립.
문학 특히 소설 전문의 출판사를 표방하면서 다양한 인문서적들도 다룰 예정이다.
지역에서도 이렇게 좋은 작가의 책들을 제대로 만들수 있음도 도서출판 득수의 의무이며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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