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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였다


  • ISBN-13
    979-11-308-2181-8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푸른사상사 / 푸른사상사
  • 정가
    14,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10-23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이상백
  • 번역
    -
  • 메인주제어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한국시집 #시
  • 도서유형
    종이책, 반양장/소프트커버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30 * 215 mm, 128 Page

책소개

아름다운 조화를 향한 거대한 물결

 

이상백 시인의 시집 『경주마였다』가 출간되었다. 시인은 인생의 고비마다 삶의 지혜를 주며 서정적 자아의 근간이 되어준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과 사랑을 담백한 어조로 노래한다. 경주마처럼 올곧이 내달려온 시인은 모두가 공존하는 사회, 아름다운 조화가 구현되는 사회를 꿈꾸고 있다. 

목차

제1부

월인천강지곡 / 바람 바람 바람 / 꽹과리 / 꽃밭 / 신의 한 수 / 접힘 / 먹물 / 공감 / 문패 / 생의 한가운데 / 별이 빛나는 밤 / 그림자 동행 / 가족의 망 / 날자 날자 날자 / 기울기

 

제2부

경주마였다 / 흙수저 / 선물 / 한여름 밤의 꿈 / 부메랑 / 담쟁이 / 깃발 / 구들 /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 나의 산티아고 / 콜라비 / 부칠 수 없는 편지 / 갱년기 / 허세 / 천칭 저울

 

제3부

강물의 두께 / 궁리 / 운문사에서 / 나마스테 간디 / 기억의 밑줄 / 명의 / 동행 / 봄이 오는 소리 / 경계를 지우다 / 목격자 / 독도 / 고추 먹고 맴·맴·맴 / 첫사랑 / 코로나 19 / 신을 만나러 가는 중이다

 

제4부

채석강에서 / 세한도 / 항해일지 / 숫돌 / 병상일지 / 잔설 / 관계 / 가스라이팅 1 / 가스라이팅 2 / 진주조개 / 눈사람 / 나의 무기 / 잘 가라, 눈물아 / 집중 / 통장 잔고

 

작품 해설 : 경주마적 삶이 모색한 구경적 이상으로서의 ‘꽃밭’ _ 송기한

본문인용

월인천강지곡

 

죽으면 모두 별이 된다는데

엄마는 달이 되었다

낮달로 떠서

휘청거리던 내가 머리 들게 하고

어둑어둑해지는 날에는

보름달로 온다

그날은 천 개의 강에 그 빛을 나누지 않고

오로지 내 강에만 떠서

앞길을 보여준다

그래도 헤쳐나가지 못할까 봐

내 머리맡까지 따라와

홑이불이 된다

 

 

경주마였다

 

박하사탕을 골랐다

 

목구멍처럼

앞길이 그렇게 환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단번에 깨물어 끝낼 일도 아니었다

혓바닥을 돌려가며

오랫동안 녹여 먹으려고

딱! 소리 나게

직장 한 번 바꾸지 못했다

녹을 대로 녹아

칼처럼 얇아진 이력을

입천장에 붙여놓고

아슬아슬하게 침만 삼켰다

 

다들 그랬다고 한다

 

 

천칭 저울

 

간간이

기쁨으로 날아오르다가

 

기척도 없이 들이닥쳐 발목을 잡는

슬픔이

새까만 세상에

나를 던져버릴 때

 

저울에

이 까만 슬픔 하나만 올려놓아야 하는데

어제까지 슬픔에

다시 만날 슬픔까지

올려놓아

버팀목이 휘청거린다

 

기쁨과 슬픔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는

그 지경을 보려면

내 심장이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수밖에.

서평

이상백 시인이 시집 『밥풀』(2015) 이후 9년 만에 『경주마였다』를 펴낸다. 시집과 시집 사이에 놓인 간극이 꽤 오래된 편인데, 이런 시간의 터울은 아마도 갈고닦아야 할 서정의 솜씨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는 증표일 것이다. 게다가 여기에는 시인의 꼼꼼한 성격이 반영된 측면도 있었을 것으로 이해된다. 이전의 시집 속에 있는 시편들도 그러하지만 이번 시집에서 수록된 시편들 역시 시인의 그러한 성격이 촘촘히 박혀 있는 듯 보인다. 정제된 언어와 깔끔한 정서의 표백이야말로 시인의 그러한 생리적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는 까닭이다.

『밥풀』에서와 마찬가지로 시인의 서정의 샘은 어머니이다. 시인에게 있어서 서정시를 만들어내는 근원에는 늘 어머니가 자리하고 있다. 이 시집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작품이 어머니를 소재로 한 것이라는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중략)

존재들이 하나의 꽃으로 된다는 것은 하나의 공동체가 된다는 뜻이다. 시인은 지금껏 자신을 감추면서 타자와 하나 되는 길을 모색해왔다. 그러한 모색 속에서 관계의 의미를 밝혀내기도 했다. 그런 다음 이 지점에서 공동체의 이상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이해해왔다. 「꽃밭」은 그러한 시인의 의지가 만들어낸 구경적 이상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공동체라는 하나의 지점에 이르기 위해서는 각각의 개별성이나 고유성은 상실되어야 한다.

시인은 그러한 개성을 꽃으로 대치시키면서 인간이 갖고 있는 개별성이랄까 고유성을 사상시켜버렸다. 꽃이라는 하나의 단일체를 만들어내면서 개별적 특이성을 은폐시킨 것이다. 그 결과 시인이 만들어낸 이상적 모델이랄까 유토피아가 ‘꽃밭’의 세계이다. ‘꽃밭’은 여러 이질적인 요인들을 하나로 만들어내는 통합의 장소라는 점에서, 각각의 개별성이나 고유성이 사라지는 지점에서 만들어진 통일성이라는 점에서 시인이 추구해온 ‘관계’의 정점에 놓이는 공간이다. ‘경주마’처럼 달려온 시인의 끊임없는 서정적 노력이 이 ‘꽃밭’의 발견에 이르렀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번 시집의 구경적 의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송기한(대전대 국어국문창작학과 교수) 해설 중에서

 

 

저자소개

저자 : 이상백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가톨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시문학』에서 김남조 시인 추천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물의 여행』 『나의 어린 왕자』 『바람풀이』 『슬픔, 그것은 너를 만나기 전의 일이었다』 『미술시간』 『밥풀』 등이 있다.
푸른사상은 2000년 출판사를 연 이후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좋은 책을 만들기에 노력하며 1,000여 종의 책을 출간해왔다. 경제적 이익보다는 인문학의 발전을 꾀하는 책, 문학사적으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사람 냄새가 나는 책을 만들기 위해 창의성 있는 기획으로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 인문학의 위기가 거론되고 있는 이 시기에 인문학 전문 출판사가 해야 할 역할을 진지하게 고민하며, 오히려 인문학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욱 양질의 도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출판영역의 다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해마다 문학의 현주소를 모색하는 <올해의 문제소설> <오늘의 좋은 시>를 비롯한 현대소설과 현대시, 잊혀져가고 있는 고전문학의 복원, 한류의 열풍과 함께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어학과 언어학, 한국의 역사,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과 중국의 문학과 문화, 그리고 근대기의 영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서양사, 서양문학, 서양문화 등 인문학 연구서뿐만 아니라, 종교, 철학, 문화, 여성학, 사회학, 콘텐츠 등 푸른사상의 영역은 갈수록 확장,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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