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평면표지(2D 앞표지)
입체표지(3D 표지)
2D 뒤표지

최소한의 나


  • ISBN-13
    979-11-983924-7-3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 득수 / 도서출판 득수
  • 정가
    17,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6-1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하서찬 , 이준희 , 이경란 , 안리준 , 박지음 , 김도일 , 권제훈
  • 번역
    -
  • 메인주제어
    소설: 일반 및 문학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소설: 일반 및 문학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7 * 187 mm, 260 Page

책소개

“자본주의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보다 세계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이 더 쉽다”

 

 어떤 대안의 희망을 말할 수 없는 슬픔은 100년을 경유한 21세기의 현실에서도 변함이 없다. 오히려 섣불리 대안을 말하는 일이 도금한 희망에 지나지 않음이 너무나 쉽게 판명이 나는 형국이다. 희망을 말하더라도 어떠한 낙관을 포함할 수 없다는 사실이 지배한다. 오늘날의 문학은 바로 이같이 희망 없는 시대를 그 문턱에서 발화한다.

 그렇지만 의외로 문학은 이러한 감각에 무디다. 여전히 인간 중심의 조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인간의 조건 변화가 이끄는 새로운 문학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 앤솔러지 속 소설도 환경소설이자 자본주의 리얼리즘이라 할 수 있겠다. 무서운 속도로 생산하고 소비하며 쓰레기를 만들어가는 욕망 충족의 자본주의 체계에서 그 외부를 상상하고 형성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야말로 잉여를 만들지 않는 ‘최소한’의 삶을 추구하지 않는 한 지구의 엔트로피는 파국에 이를 수밖에 없다. 자연과 인간이 서로 감응하고 공생하는 지혜를 배우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다. 

 『최소한의 나』 속의 일곱 편 소설은 그 감응과 지혜의 길 위에 있다. 

- 구모룡(문학평론가)

 

 

여기 놓인 7편의 단편소설 안에는 [몸속의 미세플라스틱마저 사랑하는 사람/플라스티 베이비]과 [손자를 위해 원전반대 시위를 7년째 하고 있는 할머니/붉은 물고기 되기]가 있고 [무분별한 개발로 메마른 대지가 평원 밖으로 밀려났던 옛 주인을 불러 들/아웃빌리지]이기도 [농어촌 전형 때문에 시골로 이사 간 k-고딩이 정신 나간 k-부장과 함께 지구 멸망을 맞이/상자]하기도 한다. 그렇게 [자본이 사회를 어떻게 통제/은혜로운]하고 [자연을 둘러싼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소리의 길]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보여주며 [지구를 파괴하는 우리를 고발/최소한의 나]한다.

그렇다. 이 소설집은 ‘고발’을 근원으로 삼고 있다.

욕망과 종말을 숨죽여 엿보던 독자들은 자신들이 고발당하는지도 모른 체 어느새 7편의 소설을 모두 읽어낼 것이다. 

목차

하서찬 · 상자 9

이준희 · 소리의 길 33

이경란 · 최소한의 나 77

안리준 · 아웃빌리지 109

박지음 · 붉은 물고기 되기 153

김도일 · 은혜로운 183

권제훈 · 플라스틱 베이비 211

 

본문인용

「가뭄은 좀체 끝나지 않을 것이고 물은 점점 말라갈 것이다. 그러면 메마른 땅의 갈라진 틈으로 잊혔던 이름들이 하나둘 떠오를 것이다. 비타빌이 비타빌이라 불리기 전의 이름. 돌산이 가디언이라 불리기 전의 이름. 그리고 평원에서 쫓겨난 자들의 이름. 땅과 하늘이 뒤집힌 듯, 잊혔던 이름들이 땅에서 하늘로 쏘아져 오를 준비를 끝마쳤다.」‘아웃빌리지’ 중에서

 

「제길. 만조다.

물이 창문 사이와 문틈 사이로 쳐들어온다. 나는 문제집을 하늘 높이 들고 책상 위로 올라갔다. 악취가 코를 찔렀다. 집 안은 만조와 간조에 따라 물에 잠겼다가 빠져나갔다를 반복했다. 우리는 양식장에 사는 횟감용 물고기같이 언제 건져져서 썰릴지 몰랐다. 밀물 때는 허우적거리다가 썰물 때는 죽음을 기다리며 입만 뻐끔거렸다.」‘상자’ 중에서

 

「그러나 회사는 마을 사람들의 희생을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시민들의 은혜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도 공장 인근 여러 마을에는 숨 쉴 때마다 쇳소리가 나는 노인들, 이유를 모르는 가려움에 피가 나도록 피부를 긁어대는 아이들, 몸속 곳곳에 암 덩어리를 키우고 있는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공장에서 나오는 물질과 인과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충분함에도 회사는 조작과 은폐로 상황을 벗어나려 합니다. 은혜를 모르면 사람이 아니듯이 기업도 은혜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은혜로운’중에서

 

「그것도 일종의 거대한 무언가와의 싸움이었어. 어쩌면 그때 나는 비겁한 선택을 한 거야.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 기태는 인류가 막 내디딘 해저 도시 개발을 선도하는 상징적 존재로 포장되어 있었다. 원래 그런 방식으로 돌아가는 거야, 신화라는 건. 」‘소리의 길’중에서

 

「저 사람들이 매일 같이 쓰고 버리는 것이 눈앞에서 사라지지 않고 계속 쌓인다고 생각해 보거라. 저들이 얼마나 괴로워할지 말이다. 우리가 재빨리 감쪽같이 치워야 저들이 또 안심하고 물건을 사고 음식을 먹을 수 있지 않겠느냐.」 ‘플라스틱 베이비’중에서

 

「옥순은 손자를 위해 직접 붉은 물고기가 되려고 했었다. 의사의 선고를 들었을 때 처음에는 절망했고, 며칠 후에는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다. 이왕이면 처참한 몰골로 죽어가는 모습, 뼈가 무너지고 망가져가는 모습으로 죽길 바랐다. 이 싸움을 끝내고 손자에게 다른 세상을 줄 수 있다면.」 ‘붉은 물고기 되기’중에서

 

「충분한 돈이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아. 네가 말했다. 네게 지구란 낱말은 그럴 때 사용하는 기표였다. 그때마다 너는 지구상의 상위 몇 퍼센트에 해당하는지 가늠하는 것 같았지. 나도 그랬다. 너만큼 매사를 치밀하게 계산하지는 않았지만 너의 지향이 동시에 나의 지향이었다. 하지만 지향이란 언제고 방향을 틀 수도 있지. 지금 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최소한의 나’ 중에서 

서평

“함부로 생산되고 함부로 유통되어 주인을 만났으나 곧 외면당하고 쓰레기통에, 의류 수거함에 내쳐진 옷들. 저것들이 돌고 돌아 염소인가, 소인가의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그것을 상상하면 나는 아무 데서나 또 토할 것 같다. 저 옷들을 어디론가 치워버리고 싶다. 그러나 어디로? 어디로 치우면 돌고 돌아 다른 생명체의 위장으로 들어가지 않고, 소각되어 유독 가스를 내뿜지 않고, 매립되어 오랫동안 땅의 생명을 갉아 먹지도 않고 감쪽같이 사라질 수 있나?” 「최소한의 나」 중에서

 

 

이 소설을 쓰는 동안 조금 괴로웠다. 일종의 죄책감이라고 할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괜찮아졌다. 무감각해진 것인데, 과연 괜찮다고 할 수 있을까. - 권제훈 작가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에 고통과 시련을 겪고도 다시 일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그사이 함께 고통과 시련을 겪은 자연은 어떨까? 자연은 망각을 모른다. 되풀이되는 개발과 파괴의 역사 속에서 인류가 회복을 논할 때, 무엇도 잊지 않은 채 가만히 우리를 응시하는 자연의 시선을 생각해 본다. - 안리준 작가

 

k-고딩과 k-부장은 멸망 앞에 무너진다. 

허물어지는 쓰레기더미는 한때 삶이었다. 

엄마는 개펄에 묻혀 말이 없다. 

창문 밖을 본다. 전부 떠내려간다. 이제 우리 차례다. - 하서착 작가

 

작품은 작가의 상상에 기반하였으므로 특정 기업과는 무관하다. 만약 당신이 소설을 읽고 떠오르는 데가 있다면 불순한 생각이니 얼른 머리에서 지워라. 작품은 작가의 상상에 기반하였으나 현실을 반영하고자 하였다. 어떤 도시는 소설처럼 고통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현실은 작가의 비루한 상상력으로 가늠이 안 될 수도. - 김도일 작가

 

〈길가메시 서사시〉에는 길가메시와 엔키두가 삼목산의 훔바바를 물리치는 장면이 나온다. 

문득 궁금했다. 

훔바바는 도대체 무슨 잘못을 한 거지?

소설은 이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 이준희 작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고 있는 일본의 만행. 그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죄를 짓고 있는 것이다. - 박지음 작가

 

우리는 왜 소비에 목숨이라도 걸 것처럼 살고 있는가. 모든 소비는 쓰레기를 생산한다. 쓰레기로 지구를 망가뜨리기로는 인간이 유일할 것이다. 이토록 절망적인 현실에도 희망은 있을까? 아직은 있다고 믿어도 될까? - 이경란 작가

저자소개

저자 : 하서찬
신춘문예 희곡부문에 「소풍」과 「초대」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는 『빨래는 지겨워』 등이 있다.
저자 : 이준희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발표한 소설로 「여자의 계단」, 「고목들」, 「평행우주 고양이」 등이, 함께 쓴 책으로 『소방관을 부탁해』가 있다. 틈틈이 글을 쓰며 삶과 문학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저자 : 이경란
2018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대구에서 태어나 TV와 라디오, 만화를 섭취하며 성장했다. 가끔 도서관에서 놀았다. 그 시절 TV를 24시간 볼 수 있었다면 소설가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아는 건 별로 없지만 음악을 좋아하고 이것저것 듣다보면 대체로 록에 수렴된다. 소설집 『빨간 치마를 입은 아이』, 『다섯 개의 예각』, 장편소설 『오로라 상회의 집사들』, 『디어 마이 송골매』가 있다.
저자 : 안리준
감춰진 세계에는 완전한 질서가 있다고 믿는다.
저자 : 박지음
2014년 영남일보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7년 월간토마토 문학상을 수상했고 2018년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창작 기금을 받았다. 소설집으로 『네바 강가에서 우리는』, 『관계의 온도』가 있으며, 『여행 시절』, 『소방관을 부탁해』, 『쓰는 사람』을 함께 썼다.
저자 : 김도일
2017년 포항소재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자신이 세상에 쓸모없다 느낄 때 이야기를 지어낸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소설을 쓸 것 같다. 재능과는 관계없다. 소설집으로 『어룡이 놀던 자리』가 있으며 앤솔러지 『당신의 가장 중심』, 『작은 것들』, 『쓰는 사람』을 함께 썼다.
저자 : 권제훈
201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20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청년예술가지원 사업에 선정되었다. 2022년 제2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장편소설 『여기는 Q대학교 입학처입니다』를 펴냈다. 함께 쓴 작품으로 『소방관을 부탁해』, 『전두엽 브레이커』, 『전세 인생』 등이 있다.

출판사소개

2022년 4월8일 지역에서 지역의 작가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생각과 이야기들을 지역에서 제대로 만들어보자라는 취지로 출판사를 설립.
문학 특히 소설 전문의 출판사를 표방하면서 다양한 인문서적들도 다룰 예정이다.
지역에서도 이렇게 좋은 작가의 책들을 제대로 만들수 있음도 도서출판 득수의 의무이며 사명이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