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현재와 과정만 있을 뿐 내일이 없고 완성 또한 없다. 인간은 ‘지금 여기’에서 모든 것들이 통섭된 몸으로 삶을 산다. 지금 이 순간에 생기를 불러일으키는 생명이 실현되고 있다. 이 생명을 느끼고 살아내는 것은 늘 순간이고 순간에 적응하는 것은 즉흥적인 몸의 판단이다. 이것을 느끼는 것은 ‘평범한 깨달음’이다. 언제 올지도 모르는 미래의 구원을 위해서 지금 현재를 갖다 바칠 필요가 있을까. 지금 여기에서 자신을 구원하면서 사는 것이 모여서 미래가 된다. 미래를 위해서 지금을 헌신하고 고통에 처하게 하면서 사는 것이 맞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죽음 이후의 영생보다는 ‘지금 여기’ 살아 있는 몸에 천국을 만드는 것이 소매틱스가 중요하게 추구하는 철학이다. (31쪽)
몸의 실체를 탐구하고 몸으로 공부하는 것은 우주의 최고 경지를 지향하는 것이다. 몸은 주체적인 삶의 현장이자 진화하는 복잡 적응계이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몸과 몸이 만나서 이루어지는 일이다. 인간에게 일어난 일은 감성, 지성, 영성 등 전 영역에 통합적으로 연결된다. 우리의 삶에서 몸은 어쩔 수 없는 마음의 도구가 아니라 그것으로 완전한 주체이다. 몸에는 삶의 모든 정보가 축적되어 있다. 인간 몸의 모든 활동은 자연과 문화 그리고 인간들을 연결하는 주체로 작용한다. 몸은 자연스럽게 생태계와 연결되어 있다. (99~100쪽)
좋은 자세란 무엇인가. 자신의 마음, 정서와 영혼이 조화롭게 몸에 스며들어 있는, 자신만의 매력을 발산하는, 편하고 아름다운 자세이다. 아름답다는 것은 고정된 개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생성하는 과정의 아름다움을 뜻한다. 바른 자세는 고정된 단 하나의 형태가 아니고 자신에게 맞는 편하고 매력적인 자세이다. 이는 자신이 갖고 있는 몸의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넓히기 위한 것이다. 바른 자세는 구체적으로 몸의 골격이 정렬되고 근육이 이완되며 그리고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져 몸이 편안한 상태를 말한다. 좋은 자세가 되면 몸의 억지와 긴장이 사라지고 바로 자유로운 숨과 행복한 마음으로 연결된다. 이는 그 누가 대신해줄 수 없고 오로지 자신의 체험과 감각으로 해내야만 한다. (20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