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 출간 즉시 아마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 〈뉴스위크〉 올해의 책 선정
★ 정치 분야 최장기 스테디셀러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후속작
★ 〈뉴요커〉, 〈뉴스위크〉,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CNN 강력 추천
왜곡된 선거에서 선출되지 않은 권력까지
극단주의는 합법과 민주주의의 가면을 쓰고 온다
무엇이 트럼프의 귀환을 가능하게 만들었는가?
어떻게 극단적인 소수가 상식적인 다수를 뒤흔들 수 있을까?
현대 민주주의 체제의 한계를 파헤친 하버드대 정치학자의 역작
민주주의 붕괴를 경고한 현대의 고전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의 후속작,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가 출간되었다.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의 대표작인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는 2018년 출간 이후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세계 주요 언론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것은 물론, 국내에서도 언론과 정치권의 주목을 한 몸에 받으며 정치 분야 최장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이 책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도 출간 즉시 아마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트럼프의 귀환을 마주할 전 세계 독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전작이 트럼프의 당선과 함께 시작된 책이라면, 이 책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습격과 함께 시작된다. 2021년 1월, 선거 패배에 불복한 트럼프 지지자들은 국회의사당을 점거했고 트럼프는 지지자들의 정치 테러를 독려했다. 이는 21세기 미국 정치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50년 넘게 보장된 투표권. 6만 3천 달러의 1인당 GDP. 사회과학 이론에 따르면 미국의 민주주의는 절대 무너질 수 없었다. 그러나 지지자는 물론이고 전직 대통령과 공화당 주류 정치인까지 선거에 불복하면서 미국의 민주주의는 급격히 후퇴하고 말았다. 공고해 보였던 미국 민주주의 체제는 왜 위험에 빠진 것일까? 이 책은 미국의 헌법, 선거 제도, 현대사와 함께 프랑스, 헝가리, 태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민주주의가 ‘합법적으로’ 무너진 과정을 살펴보면서 극단적 사상을 가진 소수가 어떻게 상식적인 다수를 지배하게 되는지 파헤친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파괴하는 범인은 누구인가?
겉으로만 민주주의자인 이들과 극단주의 세력의 위험한 동맹
저자들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움직임 뒤에 “표면적으로 충직한 민주주의자들”, 그리고 변화를 막는 낡은 민주주의 체제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허점으로 가득한 낡은 민주주의 체제가 표면적으로 충직한 민주주의자들의 손에 들어갈 때 민주주의는 치명적인 결과를 맞이한다.
그런데 “충직한 민주주의자”(loyal democrat)와 “표면적으로 충직한 민주주의자”(semi-loyal democrat)의 차이는 무엇일까? 민주주의자는 세 가지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 선거 결과에 승복할 것. 권력 쟁취를 위해 폭력을 사용하지 말 것. 극단주의 세력과 동맹을 맺지 말 것. 충직한 민주주의자는 평화롭게 권력을 이양하며, 정당한 경쟁으로 권력을 차지하고, 같은 진영이라 해도 극단주의 세력과 단호히 관계를 끊는다. 표면적으로 충직한 민주주의자들은 앞의 두 원칙을 지키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넥타이 차림의 주류 정치인이며 민주주의에 노골적으로 반대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극단주의 세력을 묵인하거나 은밀하게 지원하면서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들을 파괴한다.
1934년 2월 6일, 재향군인회, 청년애국단, 프랑스행동 등의 단체에 소속된 수만 명의 젊은 남성들이 프랑스 국회의사당을 습격했다. 그들은 의회 해체와 보나파르트파 정부 복귀를 주장하며 의회로 진입했고, 수많은 이들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었다. 이들의 정치 테러보다 치명적인 것은 주류 정치인들의 반응이었다. 프랑스의 주요 정당인 공화연맹당은 습격에서 발생한 폭력을 가볍게 치부한 것을 넘어 폭도들을 “순교자”로 치켜세웠고, 조사위원회의 활동을 방해하며 조사 결과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조정하였다. 명백한 정치 테러는 순식간에 정쟁의 대상이 되었고 극단주의 세력의 폭력은 주류 정치권으로부터 정당성을 인정받았다. 1934년 프랑스 국회의사당 습격, 그리고 2021년 미국 국회의사당 습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주류 정치권이 극단주의 세력과 동맹을 맺을 때 극단주의는 헤게모니를 쥘 수 있는 동력을 얻는다.
그들은 민주적인 절차를 따랐을 뿐이다
극단주의자의 무기가 된 민주주의 체제의 허점과 한계
시대정신을 반영하지 못하는 낡은 체제는 극단주의자와 표면적으로 충직한 민주주의자의 강력한 무기다. 미국에서 헌법은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라 여겨진다. “건국의 아버지들”이 정교하게 설계한 헌법 덕분에 권력의 균형을 이루고, 자유 민주주의가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헌법의 기원을 살펴보면 그러한 인식이 오해라는 걸 알 수 있다. 특히 의회 구성과 선거인단 제도는 노예 소유주들을 설득하기 위한 타협과 반다수결주의의 산물이다. 노예제 유지를 원했던 미국의 몇몇 주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면 연방에서 탈퇴하겠다고 협박했고, 이는 미국을 외부의 공격에 취약하게 만들 위험이 있었다. 결국 노예제가 있는 주들은 투표를 할 수 없는 노예들까지 투표 인구로 인정받아 매사추세츠에 비해 투표 인구가 더 적은 버지니아가 매사추세츠보다 다섯 석을 더 차지하게 되었다. 의회 의석수에 비례한 선거인단 제도로 대통령을 선출하게 되면서, 대선에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 것은 물론이다. 인구수에 비례하지 않은 의석수, 간접선거나 다름없는 선거인단 제도는 지금까지 유지되어 오면서 남부와 백인의 표만으로 다수 의석과 대통령 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만든다. 도널드 트럼프와 공화당이 여성과 유색인종에 대한 혐오를 남발하고도 권력을 쟁취할 수 있는 이유다. 실제로 2000년 조지 W. 부시, 2016년 도널드 트럼프는 경쟁자보다 더 적은 표를 얻고도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패자가 승자가 된 것이다.
다수가 아닌 특정한 소수의 편을 들어주는 제도로 인해 변화를 향한 다수의 의지가 묵살되는 일이 연이어 발생한다. 트럼프가 임명한 대법관들로 구성된 대법원은 헌법에 보장된 임신중단권을 폐기해버렸다. 미국인 55퍼센트가 낙태 합법화에 찬성하고, 39퍼센트만이 반대를 했음에도 대법원은 임신중단권을 국가가 아닌 각각의 주가 결정할 문제로 만들었다. 선거구를 특정 정당에 유리하게 구획하는 게리맨더링에 대해서도 대법원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고 판결하면서, 적은 표를 얻고도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부조리가 발생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필리버스터 역시 소수의 지배를 강화하는 무기이다. 미국의 상원에는 입법을 위해 60표 이상을 요구하는 “압도적 다수 원칙”이 있다. 찬성이 60표 미만일 때 소수의 의원들은 필리버스터를 통해 입법을 가로막을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미국 정치사에서 투표권 확대, 임신중단권, 총기 규제 등을 위한 법안이 50퍼센트 이상의 표를 받았음에도 필리버스터로 인해 죽음을 맞이했다. 민주적이라고 알려진 수많은 제도는 사실 사회적 소수자가 아닌 극단적 소수에게 혜택을 부여하며, 반동을 꿈꾸는 이들에게 힘을 실어준다.
소수의 권리를 위한 것인가, 당파적 이익을 위한 것인가?
익숙한 법과 제도에 담긴 민주주의 붕괴의 씨앗
민주주의에서 다수의 힘을 제한하기 위한 장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개인의 자유라는 영역에서 그렇다. 선출된 정부라고 해서 우리가 특정 신에게 예배를 드리도록 강요할 수 없고,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영화를 보고, 대학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지 판단해선 안 된다. 또한 개인이 어떤 인종이나 성과 결혼해야 할지 결정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적은 표를 얻은 이가 많은 표를 얻은 이 대신 공직에 오르고, 의회 다수가 결정한 법안이 소수의 의원에게 가로막히고, 소수의 극단적인 의견에 끊임없이 귀를 기울여야 하는 상황 역시 민주주의의 제어 장치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저자들은 “소수를 보호하고 민주주의를 보전하는 제도”와 “특권을 가진 소수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는 제도”를 엄연히 구분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우리가 관습적으로 따르고 찬양하는 제도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것을 촉구한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횡포. 특정 집단을 과도하게 대표하는 선거. 선택적으로 규정되는 합법과 불법. 이 책은 우리가 신성하게 여겨왔던 정치 체제가 실은 타협과 한계로 가득한 제도라는 것을, 때문에 반동을 꿈꾸는 이들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다양한 구성원이 공존하는 민주주의 국가가 되느냐, 소수만이 권리를 누리는 독재 국가가 되느냐? 세계 인구의 절반이 투표소로 향할 슈퍼 선거의 해, 저자들은 민주주의의 운명이 바로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음을 강력하게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