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현실에서 실제로 있을 법한 일들을 작가의 상상을 통해 풀어낸 이야기로, 『소설로 장애읽기-근대 장애인의 문학적 초상』은 문학작품을 통해 근대시기의 장애인의 삶과 모습을 새롭게 주목한 것이다.
비록 그것이 작가의 상상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 할지라도, 그 속에 등장하는 장애인들은 근대에 살았을 법한 인물들이거나 주변에서 한번쯤 보았던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점점 복잡해지는 현대사회에서 장애는 그 양상이 변화한다는 점에서 비장애인들도 잠재적 장애인이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어떻게 하면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공존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소설로 장애 읽기’를 시도하는 이유도 장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을 새롭게 하기 위해, 그리고 장애가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화, 역사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소설로 장애읽기-근대 장애인의 문학적 초상』은 근대시기를 배경으로 하면서 장애인이 등장하는 소설작품집이다. 정확하게는 개화기부터 한국전쟁 이전까지의 작품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그런데 이 시기의 소설에는 장애인의 형상이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개화기에 나온 「소경과 앉은뱅이 문답」이나 「병인간친회록」에 등장하는 장애인들은 이름이 명명되지는 않았지만, 당대의 사회현실을 비판하는 지식인의 목소리가 들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국사태에 대해 장애인들의 거침없는 세태비판을 통해 사욕에 눈먼 이들에게 일침을 놓을 정도로 세상 돌아가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로 설정되어 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는 일제의 탄압이 강해진 영향 때문인지, 비판의 목소리는 약해지고 장애의 문제도 점점 학대와 축출의 이미지로 그려진다. 그래서 장애인들은 대부분 하층민으로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