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후기’ 중에서
시,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이토록 가슴 설레는 시를 아주 오래전부터 쓰고 싶었다. 아마 초등학교 다니던 때부터였던 것 같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학교에서 동시를 쓴 적이 있다. 그때 내가 쓴 동시가 발탁되어 일산호수공원에 전시되었다. 그때부터 시는 나를 설레게 했다. 가슴 한쪽에 시에 대한 갈망이 자리 잡았다. 그 갈망은 시를 읽게 했고, 또 끄적거리게 했다. 끄적거림, 그것이 씨앗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아주 서툴고 보잘것없는 씨앗. 어떨 땐 짧은 메모로, 어떨 땐 기나긴 일기로 써 내려가던 그저 끄적거림이 시나브로 자라나 열매를 맺었다. 열매 맺기까지 지난한 여정이었지만, 벅차게 즐겁고 행복했다. 짧은 메모에 살을 붙이면서, 쓸데없이 긴 일기를 가지 치면서, 또 보고 들은 시 창작법에서 익힌 대로 이미지를 되치면서 참 재미있었다. 그리고 아팠다. 청소년의 방황과 고민을 날것 그대로 쓰면서 저릿저릿했다. 내가 느낀 이 저릿한 아픔이 청소년과 나, 우리의 성장통이기를 소망한다.
『마음 아픈 사람들이 많은가 봐』는 경찰관이 되고자 공부하던 취준생 시절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취준생 시절은 대학 입학 시험을 준비하는 고교 수험생 시절과 맞닿아 있다.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는 온갖 부정적인 감정, 이를테면 붙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 이번에 꼭 붙어야 하는데 하는 초조감,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데서 오는 우울감 등등.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은 희망에 흠집을 내고, 자신감에 상처를 주기 일쑤다. 그렇다 해도 포기할 수 없는 목표가 쭈그러지려는 마음에 날개를 달아 주고, 주변인들의 떠들썩하지 않은 그저 가만한 사랑이 멈추고 싶은 걸음을 다시 걷게 한다.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힘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