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겨울 각 계절이 그 모습 그대로 아름답듯이 늘 함께하며 깊게 쌓아 가는 우정도, 어느 순간엔 추억으로만 남아 한 발짝 멀리 떨어진 채 쌓아 가는 우정도 그 모습 그대로 자연스럽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어요. 〈작가의 말〉 중에서
단짝 여름이와 가을이에게 찾아온 갈등
둘은 이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까요?
여름이와 가을이는 8살 때부터 지금까지 5년간 단짝으로 지내 왔어요. 뭐든 둘이 함께하고 비밀도 없는 찐 단짝이었죠. 그런데 여름이는 다른 친구들을 사귀어 보고 싶어졌고, 같은 학원에 다니는 해밀이와 가깝게 지내게 되었어요. 딱히 가을이가 싫어지거나 싸운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여름이는 이런 자기 마음을 가을이에게 어떻게 전달하면 좋을지 몰랐어요. 여름이와 달리 가을이는 여전히 여름이와 뭐든 함께하고 싶어 했고, 서로 모든 걸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결국 생각이 다른 둘은 부딪히게 되고, 서로에 대한 실망과 오해는 점점 커져만 갔지요. 가을이는 새 단짝을 만들어 여름이에게 보여 주고 싶었지만, 새 친구를 사귀는 게 마음처럼 되지 않아 괴로웠어요. 다른 사람들과 단절된 느낌까지 들 정도였죠. 여름이는 공교롭게도 가을이와 부딪힌 이후 연속해서 협박 편지를 받았어요.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없는 편지, 여름이는 가을이가 보냈다고 의심했지요. 한시라도 떨어지면 못 살 것만 같았던 여름이와 가을이의 우정은 이제 정말 끝이 나게 되는 걸까요?
계절이 바뀌듯,
단짝도 우정도 늘 같은 모습일 수는 없어요
여름이처럼 뭐든 함께하고 싶고, 오랜 시간 꼭 붙어 다녔던 단짝을 두고, 다른 친구를 사귀고 싶은 마음이 드는 이유는 뭘까요? 우리는 모두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어 해요. 그러니까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 보고 싶은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지요. 단짝의 의미도 가을이처럼 뭐든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마음을 나누면 모두 단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사람이 각각 다르듯 단짝의 의미도 사람마다 달라요. 또, 여름이처럼 자신이 생각했던 단짝의 의미도 계절이 변하듯 달라질 수 있어요. 중요한 것은 달라지는 나의 마음과 친구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거예요. 가까이서 우정을 쌓을 수도 있고, 한 발짝 떨어져서 우정을 쌓을 수도 있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바뀌고 우리 몸과 마음이 자라나듯 친구와의 관계도 여러 모양으로 바뀔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나의 마음과 친구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열린 마음으로 이해하고 존중한다면 단단한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답니다. 여름이와 가을이가 그랬듯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