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생태 철학으로 인간과 자연의 이분법을 허물다
이 책은 2021년 볼로냐 라가치상 코믹스 영어덜트 부분 대상 『표범이 말했다』의 작가 ‘제레미 모로’가 기획한 생태환경 그림책이다. 제레미 모로는 프랑스 생태주의 철학자 브뤼노 라투르에게 영향을 받았다. 그는 인간과 자연을 분리하는 이분법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서구의 근대주의가 지구 생태계의 파괴를 불러왔음을 인식하고, 근대주의의 그물망에서 벗어나 생태 회복을 위한 새로운 언어와 문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생태환경 회복을 위해 ‘인간이 곧 자연’이라는 본질에 다가서기를 촉구하고 있다.
우리 어린이들이 공주나 슈퍼냄이 되고 싶은 만큼, 브뤼노 라투르의 표현을 빌려 말한다면, ‘지구 생활자’로의 꿈 또한 키워가길 바랍니다. _제레미 모로
낯선 것과의 접속이 만드는 변화를 생동감 있게 그려내다
책에는 주인공 아이언맨이 덩굴나무를 발견하고 낯선 생명체와 접속하면서 겪는 극적인 변화의 과정이 생동감 넘치게 그려져 있다. 덩굴나무를 발견하기 이전 아이언맨의 일상에서 우리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재의 사회적, 문화적, 개인적 억압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다 초록 생명체와 접속하면서 발생하는 아이언맨의 역동적인 변화로 인해 희망을 상상하게 된다.
다른 생명체들과 관계 맺는 법을 배우는 것만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이 책으로 자연을 우리 안으로 더 깊이 받아들이길 바랍니다. _제레미 모로
SF 장르 속에 깊이 있는 주제를 담다
디스토피아의 미래를 그린 SF 장르의 작품들이 그렇듯, 현재 사회의 문제를 비판적 시각으로 제시하여 독자로 하여금 현재의 위험성을 생각하게 한다. 생태 환경의 위기와 미래의 잠재적 위험을 경고하는 묵직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주제에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SF 장르의 이점을 살렸기에 독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인간의 선택과 행동이 어떤 미래를 만들 것인가 생각하고 토론할 수 있는 유용한 매개체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