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함박눈이 작은 요정 플리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춤추던 날 밤사이 세상은 하얗게 변했고 아주 고요해졌습니다.
그리고 몹시 추워졌지요. 숲속의 작은 요정 플리도 겨울을 날 곳을 찾아야 했어요. 날개까지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에 맨발로 눈을 밟으며 걸어가야 했습니다.
“작은 요정아?” 가슴에 붉은색 털옷을 입은 꼬까울새가 물었어요. “눈 속에서 무얼 하고 있니? 배가 아주 많이 고프겠는걸.”
꼬까울새는 나뭇가지에 남아 있던 마지막 찔레 열매를 따서 플리에게 주었어요. 작은 요정 플리는 고맙다며 인사를 하고 이어서 걸어갔습니다.
……
이젠 사나운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했어요. 작은 요정 플리는 바람을 피하러 얼른 나무 밑으로 들어갔지요.
그런데 거기에 누군가 몸을 잔뜩 웅크리고 앉아 있었어요. 바로 난쟁이 소년이 아니겠어요?
“어머, 아이야! 여기서 무얼 하고 있니?” 작은 요정 플리가 난쟁이 소년에게 물었어요. “산타 할아버지를 마중 나왔었어. 우리 집을 잘 찾으실 수 있게.”
난쟁이 소년이 이어서 말했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렸어. 너무 춥고 배도 많이 고파."
작은 요정 플리는 신발과 양말이 들어 있던 부엉이가 준 주머니를 가지고, 난쟁이 소년의 몸을 따뜻하게 여며 주었습니다.
그리고 찔레 열매를 세 조각으로 잘라 난쟁이 소년과 너구리에게 나누어 주었어요. 너구리도 너무너무 배가 고파 보였거든요. 그리고 자기도 한 조각 먹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