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나 학원에서 나만 혼자인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을 거예요. 그럴 때 갑자기 안절부절못하면서 어떤 무리에라도 끼어 보려고 억지 노력을 한 적도요. 아니면 어떤 친구와 놀게 되었는데 그 친구가 알고 보니 나랑 잘 안 맞았던 경험도 있을 거예요. 그럴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나요? 무조건 그 친구들과 잘 지내 보려고 내가 억지로 참았던 적이 있나요? 친구의 말도 안 되는 행동에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고 그대로 끌려다닌 적이 있나요?
『혼자서 당당하게』는 친구가 없어 외로워하던 힘찬이가 한 친구를 좋아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리고 있어요. 공부도 운동도 잘하고, 리더십도 있고 착하기까지 한 찬호는 주변에 늘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지요. 힘찬이 역시 찬호 무리에 끼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자신감이 모자랐어요. 자신은 공부도 운동도 그만큼 못 하고 몸도 약한 편인 데다 소심했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힘찬이는 새로 등록한 축구 교실에서 찬호와 만나 함께 놀게 돼요. 보드게임이나 스도쿠 등 혼자 탐구하고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연석이도 같이 놀았지요. 하지만 이내 셋의 관계가 어색해지는 일이 생겨요.
바로 찬호가 기막힌 놀이를 생각해 냈거든요. 학교 급식에서 나온 우유를 먹지 않고 벽에 던져 터뜨리는 놀이였지요. 연석이는 못마땅해했어요. 먹는 걸 갖고 장난치는 건 좋지 않고, 쏟아진 우유는 길을 더럽히고 벌레가 꼬이게 한다고요.
찬호는 우유를 터트리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재미있다고, 쏟아진 우유는 흙에 거름이 될 거라고 주장했지요. 하지만 힘찬이 역시 꺼림칙한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힘찬이는 연석이처럼 자기 생각을 말하지 못하고, 찬호가 하자는 대로 우유갑을 벽에 던져 터트렸어요. 그러자 아이들이 모두 환호를 해 주었고, 힘찬이는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어요.
다음에 찬호는 위험한 놀이를 생각해 내요. 바로 친구가 그네를 타는 동안 그네 아래 누워 있는 놀이였지요. 그네를 탄 친구의 발에 얼굴을 세게 맞을 수도 있었어요. 무서워하지 않고 끝까지 버틴 아이가 영웅 대접을 받는 놀이였지요. 아이들은 위험한 놀이를 하지 않으려는 힘찬이를 두고 떠나갔어요. 힘찬이는 혼자 남겨져 무척 부끄럽고 또 외로웠어요.
힘찬이는 혼자서도 잘 놀고 할 말은 하는 연석이에게 물었어요.
“혼자 놀면 재미없지 않아?”
“같이 놀면 더 재미있어?”
연석이의 되물음에 힘찬이는 대답하지 못했어요. 찬호와 같이 놀았지만 재미없었거든요. 내 마음, 내 생각보다는 찬호 마음, 찬호 생각대로 놀았기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어른들은 늘 친구를 사귀고 사이좋게 지내라고 하잖아요. 그리고 혼자 놀면 왕따가 된 것 같고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힘찬이는 기분이 알쏭달쏭하고 무척 혼란스러웠어요.
힘찬이는 아빠와의 대화를 통해 마침내 깨달아요.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있어야 친구에게 끌려다니지 않을 수 있다는 걸요. 나와 잘 맞지 않는 친구가 있다면 먼저 맞춰 나가려는 노력을 해 봐야겠지요. 하지만 두 친구가 함께 노력하지 않는 일방적인 관계는 괴롭고, 결코 오래갈 수 없어요. 그럴 땐 누구나 혼자가 될까 봐 겁나고 무서운 마음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면 돼요. 그리고 혼자일 때도 있지만 함께일 때도 반드시 찾아온다는 것을 기억하고요. 힘찬이는 혼자서도 당당히 놀 수 있을 때 새로운 우정이 찾아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