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로스앤젤레스 타임지가 선정한 최우수 그래픽 노블!
에스파냐의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에 대한 이야기다. 역사의 한 부분이 분명하지만 후세의 사람들에게는 완전히 잊혀진 독재자 프랑코.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 까닭은 프랑코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에스파냐의 역사 교과서에서 그 시대를 지워 버렸기 때문이다. 전쟁과 폭력, 억압과 저항, 고문과 죽음으로 얼룩졌던 가슴 아픈 독재 시대를 이 책은 기하학적인 선과 면, 그리고 간결한 글로 단순화시켜 보여준다. 그렇게 함으로써 작가의 의도는 더 분명해지고 충격은 더 크게 다가온다. 검정색과 강렬한 원색 성향의 바탕색으로 조화를 이룬 이 아름다운 그림책을 보면서 우리는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어떻게 그것을 지켜 나가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작가의 말 : “나는 프랑코의 출생부터 죽음까지 다루는 책을 쓰고 싶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에스파냐 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독재 시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또한 여전히 추구해 가야 할 ‘자유’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었어요. …… 우리나라는 참 이상합니다. 학교에서 프랑코라는 인물에 대해 가르치지 않아요. 그래서 우리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릅니다. 에스파냐의 역사 중 가까운 40여 년이 지워져 있는 셈이죠. 나는 아이들이 우리나라 역사의 한 부분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어른이 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독재 시대가 있었다는 것을 제대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과거에 대한 기억도 희미해져 갑니다. 독재 시대를 겪었던 사람들에게 그 시절에 대해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거의 똑같아요. “과거의 일이지, 다 지나간 일이야.” 제 생각에는 사람들 모두 ‘집단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여전히 땅속 깊은 곳에 ‘묻혀 있는 수천 명의 사람들’을 추모하기 위해서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프랑코는 어떤 사람인가요?
우리에게는 낯선 인물인 독재자 프랑코는 1892년 12월 4일 에스파냐 북부 갈리시아 지방에서 태어났습니다. 군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사관학교에 입학한 그는 엄격한 규율을 신봉하는 교육을 받았습니다.
졸업을 하고 19세의 어린 나이에 에스파냐가 지배하던 모로코로 발령을 받은 프랑코는 리프족(族)의 민족운동을 진압하면서 큰 공을 세웠습니다. 프랑코는 1921년 최연소 장군이 되었고, 1928년에는 새로 생긴 사관학교의 교장이 되었으며, 몇 년 후에는 참모총장까지 지위가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에스파냐에 공화정부가 수립되면서 공화제에 반대하던 프랑코는 외딴 섬으로 쫓겨났습니다. 그곳에서 프랑코는 자신이 지휘하던 군대를 이끌고 반란을 일으켰는데, 이것이 세계사적으로도 유명한 <에스파냐 내전>입니다.
이 내전에서 앙드레 말로 같은 세계적인 지성인들이 목숨을 내걸고 자유를 위해 싸웠습니다. 헤밍웨이는 종군기자로 참가해 내전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렸고, 화가 피카소와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는 조국인 에스파냐를 떠나 국외에서 작품 활동을 펼치며 전쟁에 반대했습니다.
2년 반 동안 이어진 전쟁은 결국 독일의 히틀러와 이탈리아 무솔리니의 지원을 받았던 프랑코 장군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이후 프랑코는 일당독재를 하는 파시즘 국가를 세워, 반대 세력들을 강력하게 탄압했습니다.
그는 민주주의자나 공화주의자, 사회주의자를 비롯해 자기에게 반대하는 모든 사람들을 감옥에 가뒀습니다. 그 결과 정치단체나 노동조합과 같은 조직들은 파괴되었고, 프랑코를 비판하는 언론사들은 문을 닫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고문을 당하거나 살해당했습니다.
이러한 파시즘 독재 체제는 1975년 11월 20일, 프랑코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무려 39년이나 계속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