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오는 날 벌어지는 한바탕 큰 소동!
창밖에 눈이 내려요!
하얀 눈을 바라보며 신이 나 당장 뛰어나가고 싶은 아이에게 엄마는 소리칩니다.
“잠깐만! 따뜻하게 입어야지, 밖은 추워.”
멜빵바지, 장화, 모자, 벙어리장갑, 목도리…….
두꺼운 겨울옷들을 하나하나 갖춰 입는 것이 아이에겐 쉽지 않네요. 마침내 만반의 옷차림을 갖추고 밖에 나온 아이.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눈 내리는 창밖을 까치발로 바라보는 아이,
끙끙대며 겨울옷들을 챙겨 입는 아이에게 어서 나가자고 채근하는 토끼 인형,
눈 날리는 창밖에서 아이를 기다리는 참새 한 마리……..
조바심하는 아이의 심리묘사가 긴장감 있게 펼쳐지는 눈 오는 날의 풍경은 아이 뿐 아니라 엄마에게도 공감의 웃음을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텍스트로만 등장하는 엄마, 잔소리꾼 엄마를 그림의 무대에서 과감하게 추방시켜 버린 지은이에게 아이들은 공감의 박수를 보내지 않을까요?
파란색과 붉은색을 또렷이 대비시킨 프랑수아즈 로지에의 파스텔 톤 그림에는 활기차면서도 즐거운 동심이 역동적으로 투영되어 있습니다. 또한 동양화 기법에서 빌려온 적절한 여백은 상상과 웃을 수 있는 여유의 공간을 마련합니다.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폭소를 일으키는 유쾌한 그림책!
빨리 밖으로 나가 뛰어놀고 싶은 아이에겐 겨울옷들을 스스로 챙겨 입는 것은 어렵고도 힘든 일입니다. 특히 아이들에겐 입기 싫은 옷이 한 가지쯤 있기 마련이지요.
“아무리 추워도 도토리 모자는 싫어, 꼭 새장 속에 갇힌 것 같아!“
이 그림책 『눈이 와요!』는 눈 내리는 어느 겨울날의 한바탕 소동을 그림으로 보여줍니다.
외출 준비하는 아이와 엄마의 실랑이가 반복되며 페이지를 넘길수록 점점 커지는 극적인 긴장 속에서 웃음을 도발하는 심리 갈등의 불협화음은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갈등의 단계적인 고조, 허를 찌르는 반전까지 속도감 있는 이야기 구성은 섬세한 심리묘사의 장면들로 현실감을 더합니다.
특히 던져지듯 제시되는 군더더기 없는 글은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갈등과 반전의 효과를 증폭시킵니다.
이 그림책 『눈이 와요!』는 선명한 그림과 간결한 글이 조화를 이루어 이야기 전개가 한눈에 들어올 만큼 단순하면서도 또렷하지만,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폭소를 터뜨리게 합니다. 그러나 다시 읽으면 새롭게 동심을 일깨우는 또 다른 이야기 조각들을 발견할 수 있어, 또다시 읽고 싶어지는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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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와요!』는 도서출판 지양사가 펴내고 있는 ‘지양어린이 세계명작그림책’ 시리즈의 78번째 그림책입니다.
지양어린이는 1900년대에 출간되어 지금까지도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프랑소아즈의 걸작 그림책 『마리와 양 1,2,3』을 출간한 이래 좋은 그림책들을 꾸준히 국내에 소개하고 있습니다.
시리즈 가운데 『꽃을 보았니?』, 『투명 강아지 아무개의 마법』은 칼데콧 영예상을 수상하였고, 『큰 눈 내린 숲속에는』, 『갈매기의 친구 오바디아』, 『빨강 파랑 강아지 공』, 『한밤에 우리 집은』 칼데콧 메달을 수상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지양어린이의 그림책들은 이탈리아 안데르센예술상(『나는 비비안의 사진기』), 블루리본상(『바로 그 신발』), 스웨덴 부크유린상(『유령 기차』), 프랑스 마녀상(『니노의 강아지』) 등등 각 나라에서 수여하는 그림책 관련 최고의 상들을 받았습니다. 또한 ‘지양 청소년 과학 인문 시리즈’의 첫 책 『세계의 문자』는 독일청소년문학상을 받았고, 화이트레이븐스와 2021년 세종도서에 선정되었습니다.